[Z인터뷰] ‘병원선’ 강민혁 “열정 가득한 27살… 저를 찾아 주세요”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강민혁이 어엿한 주연 배우가 됐다. 그는 MBC 드라마 ‘병원선’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아 상대 배우인 하지원과 함께 극을 이끌어 갔다.
모든 배우들이 거제도에 내려가 4개월간 동고동락하며 촬영했다. 씨엔블루 활동을 병행했음에도 철저한 자기관리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강민혁이다.
제니스뉴스와 강민혁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명동 FNC WOW에서 ‘병원선’ 종영 인터뷰로 만났다. 강민혁은 “서울이 아닌 곳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작품에 집중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라는 종영 소감으로 말문을 열었다.
강민혁은 "촬영하는 모든 순간이 소중했다"고 강조했다. 감독, 작가, 배우들과 함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만들어간 작품이기에 애정이 남달랐다는 그다.
“작가님이 제가 가진 이미지를 보고 곽현 캐릭터와 너무 닮았다며 좋아하셨어요. 작가님 말대로 저는 편하게 제 모습 그대로 연기하려고 했어요. 거기에 작가님이 곽현에 필요한 것들을 얹어주셨고요. 대사나 상황으로 캐릭터가 완성된 것 같아요. 저도 싱크로율이 많이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작가님이 그렇게 써주시기도 했고요”
강민혁은 꼬임 없고 막힘 없는 따뜻한 영혼, 탁월한 공감 능력의 내과의사 곽현을 연기했다. ‘병원선’은 강민혁에게 첫 주연을 맡게 한 작품이다.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작품, 캐릭터에 대한 연구에 많은 정성을 쏟았다.
“일단 흔히 볼 수 있는 병원이 아닌 배 안에 있는 병원이잖아요. 일반적으로 병원선이라는 존재도 몰랐던 분들이 많더라고요. 병원선 안에 있는 의사는 어떤 모습일지 보여드려야 할 것 같았어요. 직접 병원선을 탄 선생님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어요. 병원선에 대한 다큐도 잘 나와 있어서 참고했고요. 첫 주연작이라 주변에서 걱정도 많이 했고 응원도 해줬어요. 저는 일을 즐기면서 하는 스타일이라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하려고 생각했어요. 원래 부담을 잘 느끼는 성격도 아니라, 최대한 멋지게 잘 해내려고 했어요”
강민혁은 ‘병원선’을 통해 배우로 한층 더 성장했다. 착실히 캐릭터에 대해 분석했고, 주변에 자문을 구했다.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던 작품의 의도에 충실하고자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에 대해선 아쉬움을 토로했다.
“첫 주연작이라 이전과 달리 느꼈던 것들이 많았어요. 제가 더 많이 신경 써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됐고, 많은 작업을 통해 캐릭터가 완성된다는 것도 깊게 깨닫게 됐고요. 아무리 준비를 많이 해도 촬영할 땐 분명 아쉬움이 있어요. 환경적인 부분이 영향을 미칠 때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앵글 안에 다 담아내지 못한 것은 배우의 몫이니까요. 충분히 표현했다고 생각했는데, 모니터를 하면서 그게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어요. ‘나는 이런 감정을 가지고 했는데 다 담기지 않았구나’하면서 배운 것도 많았고요. 얼마나 더 표현을 해야 하는지도 배우게 됐어요”
강민혁은 스스로를 ‘둥글둥글한 성격’이라 표현했다. 덕분에 극중 곽현을 표현하기가 더 수월했다. 실제 자신과 곽현이 서로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곽현처럼 저도 인내하고 둥글게 살아가려는 편이에요. 다른 점은 곽현은 정말 매 순간을 인내하고 견디더라고요. 포기하거나 따뜻함을 잃지 않은 인물이었어요. 저도 딱히 싫어하거나 가리는 건 없어요. 사람들 사귀는 것도 좋고요.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주는 성격이 아니에요. 힘든 일이나 화나는 일도 오래 담아두질 못해요. 기억력도 안 좋아서(웃음). 잘 훌훌 털어버리는 것 같아요”
크게 화를 내본 경험이 없다는 강민혁은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취미생활로 꼽았다. 그는 씨엔블루 멤버들이 자신을 두고 ‘프로 취미러’라 부른다고 웃으며 자랑했다. 그렇다면 정말로 화가 나는 경우엔 어떻게 해소할까.
“화가 나면 지르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우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요. ‘이런 일로 화가 나는데 이게 이상한 거야?’라고 물어요. 그리고 ‘그건 좀 너무 예민한 것 같아’라고 하면 화 안내길 잘했다고 생각하고요. ‘그 정도면 화 내고 돼’라고 한다면 ‘화를 내야겠어’하고 전화를 끊어요. 근데 한 번 이야기를 털어놨기 때문에 걸러져요. 그래서 나쁘게 화를 내지 않게 되더라고요. 도무지 사람으로서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도 생길 때가 있잖아요. 어떨 때는 '왜 내가 욕을 먹어야 할까'란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럴 때마다 이런 방식으로 풀어요. 전화를 받는 사람은 매번 달라요. 한 사람에게만 하기엔 그 사람에게도 짐을 지우는 게 될 수 있으니까요”
연기에 대한 흥미와 욕심이 이번 작품을 통해 더 커진 강민혁은 드라마 ‘킬미힐미’ 속 지성이 연기한 다중인격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다고 했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강민혁은 앞으로 더 많이 부딪혀 보고 싶은 소망을 드러냈다.
가수로는 밴드 씨엔블루의 멤버로 입지를 탄탄히 다진 강민혁, 그렇다면 그가 이제 배우로서 나아가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제 연기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 분들이 있다면 만족시켜드릴 수 있도록 채워가야 할 것 같아요. 그게 제 몫이고 숙제죠. 아직 27살이라 열정이 가득한 나이예요. 최대한 도전을 많이 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아직은 제가 뭘 잘하는지 잘 모르는 단계라서요. 작가님, 감독님이 저를 찾아주신다면 저는 더 노력하고 공부해서 해볼 생각이에요”
사진=황지은 기자 s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