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리뷰] ‘꾼’, 진짜를 찾기 위해 뭉친 꾼들의 팀플레이

2017-11-20     이혜린 인턴기자

[제니스뉴스=이혜린 인턴기자] '꾼'들이 모였다. '꾼'은 "어떤 일, 특히 즐기는 방면의 일에 능숙한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비록 낮잡힌 뜻이긴 하지만, 일처리만큼은 그 누구보다 능숙하다. 그렇게 영화 '꾼'엔 '영화꾼'들이 모였다.

영화 ‘꾼’은 대한민국 최악의 사기 사건인 ‘조희팔 사건’을 토대로 장창원 감독의 영화적 욕심이 담긴 오락영화다. 권력의 어두운 뒷모습과 죽은 장두칠(허성태 분)을 죽이기 위해 사기꾼들이 모여 사기와 진실 속 두뇌싸움을 그려냈다.

죽은 장두칠이 살아있다고 주장하며 사기꾼만 노려 사기치는 황지성(현빈 분)과 장두칠의 담당검사였던 박희수(유지태 분)는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서로의 루트를 활용한다. 여기에 고석동(배성우 분), 춘자(나나 분), 김 과장(안세하 분)까지 가세해 사기꾼들이 하나의 팀을 이룬다.

"의심은 해소해 주면 확신이 된다"는 영화 속 대사는 극중 인물과 관객 모두에게 해당한다. 영화는 상영 내내 '진짜'를 숨긴다. 서로를 이용하고 속이는 꾼들의 행동에 긴장과 불안이 계속 된다. 하지만 뿌려진 말들과 상황, 계획들이 맞아 떨어질 땐 짜릿한 쾌감이 감돈다. 케이퍼 무비라는 장르를 십분 이용한 장창원 감독의 영리함이다.

그러나 ‘꾼’은 범죄 스릴러라는 장르에 국한된 영화는 아니다. 황지성의 사기 동기인 아버지 '밤안개'(정진영 분)와의 관계가 그렇다. 오락적인 부분을 넘어 가족의 사랑을 건드리며 인물의 감정 표현도 놓치지 않았다.

등장인물간의 유기적인 관계도 재미있다. 캐릭터의 매력을 살려내는 건 케이퍼 무비의 숙제다. 유지태가 분노를 담당했다면, 배성우가 유머, 나나가 미모를 담당했다. 무엇보다 나나의 능숙한 연기는 스크린 데뷔라는 것이 믿기 힘들 정도다. 이 집단을 엮어내는 건 현빈의 여유 넘치는 연기다.

무엇보다 '꾼'은 관객들이 다가가기 쉬운 영화다. 범죄적 트릭이 꼬여있지 않고, 반전도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다. 어쩌면 케이퍼 무비의 장르적 특성상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다. 사기꾼들의 두뇌 싸움 보다는 두 시간 동안 재미있게 웃고, 가슴 졸일 수 있는 오락 영화로 포지셔닝 했다. 가족 혹은 연인끼리 볼 수 있는 킬링 타임 영화로 추천한다. 오는 22일 개봉.

 

사진=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