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패션 결산] ③ 2017 최고 키워드, '롱패딩'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2017년 한해를 마무리하며, 어떤 아이템이 유행했는지 알아봤다. 연예인들이 입어서 화제가 된 ‘널디(Nerdy)’ 트레이닝복, 힙스터의 상징 ‘버킷햇’ 등 수많은 아이템들이 패션 피플의 사랑을 받은 가운데, 이번 2017년 최고 특수를 누린 아이템은 바로 '롱패딩'이다. 이에 겨울 패션 트렌드의 최강자 롱패딩의 인기 비결을 분석해봤다.
▶ 유행의 시작
많은 사람들이 입 모아 “올해는 왜 이렇게 빨리 추운 거야?”, “벌써 추우면 1, 2월엔 어떡해?”라고 말한다. 한강은 지난해 대비 42일이나 빨리 얼어버렸다. 이에 사람들 모두 따뜻한 아우터를 찾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롱패딩이 주목받았다. 롱패딩 유행의 시작이다.
하지만 '롱패딩'이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린 건 바로 ‘평창 롱패딩’부터였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롯데백화점이 기획상품으로 출시한 평창 롱패딩은 10만 원대의 저렴한 가격임에도 타사의 구스 다운과 같은 거위털 충전재 비율(솜털 80%, 깃털 20%)을 자랑했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온라인 전용 상품인 평창 롱패딩의 오프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오프라인 판매 전 롯데백화점 측은 SNS를 통해 대기장소를 고지했고, 모두의 예상처럼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결과는 조기품절, 롱패딩은 결국 올 겨울 패션 시장을 평정했다.
▶ 스타들은 어떻게 입었나
롱패딩의 인기는 스타들의 패션에서도 여전했다. 이번 겨울 스타들의 공항패션은 롱패딩의 향연이었고, 이는 가수, 배우 할 것 없이 모두가 입었다. 특히 아이돌들은 멤버 모두 같은 롱패딩을 입으면서도 각각 다른 이너를 매치해 다양한 롱패딩 스타일링 팁을 제안했다.
▶ 롱패딩, 꾸준히 인기일 수 있을까?
롱패딩의 폭발적인 인기 때문에 ‘웃픈(웃기지만 슬픈)’ 상황이 펼쳐지곤 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롱패딩을 입은 학생들을 담은 사진이 공개됐다. 이 사진에는 블랙 롱패딩을 입은 학생들이 담겼는데, 각각 다른 브랜드를 입었으나 모두 같은 패션을 자랑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렇듯 롱패딩의 인기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눈에 띄게 나타났다. 친구가 입었기 때문에 사야 하고, 남들이 입었기 때문에 안 입으면 안 될 것 같은 청소년들의 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부담은 결국 부모에게 돌아간다. 비싼 가격 때문에 롱패딩은 ‘신(新) 등골 브레이커’로 불리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또 바람 한 점 맞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구입한 롱패딩, 그러나 막상 롱패딩을 입어도 추운 것은 여전하다. 물론 코트, 블루종 등 다른 아우터에 비해 따뜻하지만, 구입 전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은 아니다. 고객들의 기대 심리를 완벽하게 충족시키지 못한 롱패딩, 이에 맞서듯 여러 브랜드에서는 쇼트패딩, 롱코트 등 롱패딩에 반격하는 아이템을 출시하고 있다. 더 예쁘기까지 하다.
다 같은 옷, 다 같은 분위기, 개성이란 게 없는 요즘이다. 그래서일까? 너무나 같은 패션에 지루해진 사람들이 ‘개성’을 찾기 시작했다. 때문에 앞으로 우리가 맞을 겨울은 롱패딩보단 각각 다른 아우터, 보온성을 한층 강화한 아이템들로 가득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 세련되고 더욱 다채로운 스트리트를 위해 힘써야 할 때다.
사진=평창동계올림픽 온라인 스토어 공식 홈페이지, 폴햄, 보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