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썰] ‘아육대’ 향한 차가운 시선 ‘다시 한다고요?’

2017-12-21     변진희 기자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아육대’가 다시 부활할지도 모른단다. 지난 추석 MBC 파업으로 결방했던 ‘아육대’가 오는 설날 방송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수 많은 아이돌 팬덤은 ‘아육대’의 부활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MBC에서 지난 2010년부터 명절인 설과 추석에 방송했던 ‘아이돌 스타 육상 선수권 대회(이하 ‘아육대’)’는 아이돌 가수들이 스포츠 종목에 도전, 땀을 흘리며 정정당당 승부를 가리는 특집 프로그램이다.

당초 MBC는 2017년 추석에도 ‘아육대’ 제작을 예고했으나, 지난 9월 4일부터 진행된 MBC 총파업의 여파로 녹화가 불가했다. 매년 ‘아육대’가 방영될 때마다 팬들의 “폐지하라”는 주장이 쏟아졌던 만큼, 추석 결방을 아쉬워하기보다는 반가워하는 반응들이 주를 이뤘다.

팬들이 ‘아육대’에 대해 가장 불만을 표하는 것은 자신이 응원하는 가수의 부상이다. 매회 부상자가 빠짐 없이 나타났다는 점은 ‘아육대’의 관리 소홀 및 위험을 보여준다.

지난해 8월에는 방탄소년단 진이 촬영 도중 부상으로 코피를 흘려 현장에서 치료 했으며, 레오는 코에 타박상을 입어 병원을 가야 했다. 이외에도 엑소 시우민의 무릎 부상, 인피니트 남우현의 어깨 인대파열, 에이오에이 설현의 부상 등 부상 사례들은 셀 수 없이 많았다. 이 같은 부상은 본업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되기도 했다.

‘아육대’에서 행해지는 ‘역조공’ 문화도 부정적인 효과를 발생시키기도 했다. 아이돌이 ‘아육대’를 관람하러 오는 팬들을 위해 준비한 도시락, 간식을 선물하는 ‘역조공’은 “어떤 팀이 더 잘 준비했느냐”는 비교 대상이 됐다.

한 네티즌은 “긴 시간, 많은 팬들을 경기장에 가둬 놓고 리액션 셔틀을 시킬 거면 밥이라도 주던가. 정작 밥은 가수들이 주고 있다. 가수들이 사비로 주는 것도 1차적으로 마음에 안 드는데, 트위터에 ‘역조공 모음’하면서 비교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든다(kjmm****)”고 지적했다.

몇몇 관계자는 "역조공을 준비하는 것이 적지 않은 부담이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역조공’ 비용, 기타 동원되는 인건비까지 합하면 출연료는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긴 녹화시간도 문제점으로 언급됐다. 14시간, 길게는 20시간까지 소요되는 녹화에 아이돌, 팬들이 임해야 한다. 오랜 시간을 모두가 동참했지만, 방송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아이돌은 한정적이다.

더불어 ‘아육대’ 출연 여부가 ‘음악중심’을 비롯한 여러 MBC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에 영향을 미친다는 제보가 잇따르며 ‘방송국 갑질’도 문제로 지적돼 왔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MBC는 ‘아육대’를 놓지 못한 모양새다. 많은 아이돌의 출연은 팬덤의 관심으로 이어졌고, 결국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하며 명절 간판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 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한 매체는 “’아육대’가 1월 녹화를 시작한다. 부상 위험이 적은 양궁, 볼링, 리듬체조, 계주 등을 위주로 촬영할 계획이다”라고 보도했고, 이와 관련해 MBC 측은 “’아육대’ 진행 여부를 논의 중이다.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과연 설 연휴에 ‘아육대’가 다시 돌아올지, 아니면 팬들의 바람대로 폐지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