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모두의 연애' 변우석 "완벽보다 지질한 게 연기하기 편했어요"

2018-01-18     오지은 기자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차세대 '로코킹'이 나타났다. 187cm의 큰 키에 갓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비주얼까지 최근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제대로 강탈 중인 배우 변우석의 이야기다.

변우석은 모델 활동을 통해 처음 대중과 만났다. 훌륭한 비주얼로 런웨이를 걷던 변우석은 지난 2016년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를 통해 배우로 데뷔했다. 이어 웹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 시즌 3으로 SNS를 장악하더니, 최근 tvN 드라마 ‘모두의 연애’와 단막극 ‘직립보행의 역사’의 주연을 꿰차며 대세를 입증했다.

20대의 현실적인 연애를 그린 드라마 '모두의 연애'에서 변우석은 잘생긴 외모와 털털한 성격으로 이시아(이시아 분)와 박유나(박유나 분) 두 여자 주인공의 사랑을 받는 변우석 역을 맡았다.

제니스뉴스와 변우석이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제니스뉴스 사옥에서 만났다. 차가울 것만 같은 ‘모두의 연애’ 속 변우석과는 다르게 실제로 만난 변우석은 서글서글한 웃음이 매력넘쳤다. 올해 목표를 묻는 질문에 "제 단점들을 보완할 수 있는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답한 변우석, 앞으로가 더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Q. '모두의 연애'가 익숙하지 않은 장르예요. 처음 마주했을 때 느낌은 어땠나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약간 ‘서프라이즈’ 같은 재현 드라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오히려 잘 표현해야 될 것 같아서 부담이 있었는데, 막상 촬영해 보니까 재현 드라마가 아니더라고요. 처음 이해하기 전에는 ‘못 살리면 큰일 나겠다’라고 생각했지만,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이 더 컸죠.

Q. ‘모두의 연애’여야만 했던 이유가 있을까?
감독님과 미팅을 통해 전체적인 스토리를 듣고 나서 생각해보니 괜찮을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됐어요. 물론 처음 시도하는 장르다 보니까 다들 이질감이 들긴 하겠지만, 또 처음이니까 그것만의 재미가 있는 게 아닐까요?

Q. 실제로 연기해보니까 어때요?
너무 힘들었어요. 신동엽 선배님과 성시경 선배님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예를 들면 19금 같은? 하하. 현장 분위기는 좋은데, 사실 극 중 우석이는 고민이 있어서 모두 바(MODU Bar)에 간 거잖아요. 그런데 앞에서 너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진지한 척 참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Q. 두 사람이 워낙 입담이 세 잖아요.
신동엽 선배님이 정말 대단하신 게 야하기만 한 게 아니라, 상상을 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더라고요. 하하.

Q. ‘모두의 연애’에서 2년 전과 현재가 성격부터 완전 달라요. 연기적으로 신경 썼던 게 있을까요?
2년 전의 ‘변우석’은 누군가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콩깍지가 씌어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전형적인 사랑에 빠진 남자의 모습이었어요. 그리고 현재의 ‘변우석’은 본인을 차 버린 여자가 다시 돌아왔고, 그러면서도 다른 후배가 보이는, 두 여자에 대한 다른 감정을 갖고 있는 인물이에요.

일단 2년 전에는 매달리는 입장이다 보니 일단 옷부터 최대한 지질하게 보일 수 있도록 신경 썼어요. 그리고 2년 후에는 멋있는 남자의 모습이면 좋을 것 같아서 어른스럽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저는 오히려 2년 전 ‘변우석’이 연기하기 편하더라고요. 현재의 ‘변우석’은 두 가지의 감정이 너무 확확 바뀌고, 그게 표현하기 힘들어요. 그래도 최대한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어요.

Q. 두 여자가 변우석을 사랑하잖아요. 실제 변우석이라면 누구에게 더 끌렸을까요?
실제 저라면 결국 시아한테 갈 것 같아요. 우리가 헤어질 당시 깔끔하게 끝낸 게 아니라, 애매하게 끝내서 미련이 남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Q. ‘모두의 연애’ 전에 단막극도 했어요. 극 중 고등학생으로 나왔는데 어땠나요?
교복을 다시 입어야 하는 것에 부담이 있었어요. 그리고 당시에 상대역인 미나가 실제 고등학생이었고 저는 27살이었어요. 교복을 같이 입고 사진을 찍었는데, ‘아 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 싶었어요. 하하. 다행히 감독님이 “오빠 같아 보이긴 하는데, 티는 안 난다”라고 말씀해 주셔서 용기를 얻었죠.

Q. 단막극이다 보니까 1화 안에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을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잘 해낼 수 있었어요.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감독님께서 채워주셨고, 저 또한 생각을 말씀드리면 감독님이 적극적으로 반영해주시고요. 촬영에 대한 아쉬움이 남기보다는 오히려 배우, 스태프들과 짧게 호흡했다는 것이 아쉬워요.

Q. 어떻게 배우로 데뷔를 꿈꾸게 됐나요?
저는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자는 타입이에요. 군대도 갑자기 가고 싶어서 갔고, 모델도 하고 싶어서 하게 된 거예요. 모델 일을 하면서도 계속 연기에 목 말랐고, 그래서 회사에도 계속 어필을 했어요. 그렇게 연기를 시작했어요.

Q. 처음 연기를 하던 순간이 기억나요?
윤여정 선생님과 호흡하는 신이었어요. 한 신이었는데, 네다섯 개로 열심히 준비를 해갔어요. 그런데 그게 완전히 바뀐 거예요. 하하. 그때 당시엔 다른 거 생각할 틈도 없었고 그냥 제 대사만 생각나더라고요. 정말 정신 없던 상황에서 감독님께서 좋은 이야기를 해주셔서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어요.

Q. ‘배우 하기 잘 했다’라고 생각한 일도 있었을 것 같아요.
어떤 한 신을 했을 때 속이 시원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저는 희열을 느끼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도 시아를 찾으러 가는 장면을 촬영했는데, 그 신을 찍을 때 정말로 제가 ‘변우석’이 된 것처럼 슬픈 감정이 느껴져서 희열을 느꼈어요. 아쉬움이 많은 신이 많은 데, 그땐 정말 기뻤어요.

Q. 반대로 아쉬울 때가 있을 것 같아요.
아직은 제 연기가 단점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제가 원래 제 영상을 잘 보는데, 요즘엔 잘 못 봐요. ‘직립보행의 역사’를 할 때는 ‘아, 그땐 그랬지’ 하면서 잘 보는데, ‘모두의 연애’는 연기를 마주하는 자세가 달라져서 그런지 한 신 한 신 보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Q. 그럴 때 받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요? 
친구들 만나서 여행 가는 걸로 많이 풀어요. 노래방 가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요. 그런데 제가 발라드를 좋아해서 스트레스를 풀러 가도 발라드만 불러요. 제가 성시경 선배님 노래를 좋아해서 노래방 가면 ‘내게 오는 길’을 자주 불러요. 얼마 전에 ‘모두의 연애’ 팀하고 노래방을 갔는데, 성시경 선배님 노래를 듣고 조용히 양주를 먹었어요. 하하. 제가 진짜 팬인데 노래 부르시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Q. 롤모델로 삼고 있는 배우가 있나요?
이병헌 선배님이요. 이병헌 선배님은 롤모델이면서도, 꼭 같이 연기하고 싶은 선배님이기도 해요. 또 제가 로맨스 코미디에 대한 욕심이 있어서 박서준 선배님의 연기를 좋아해요. 제가 하고 싶었던 역할, 저희 또래에 가장 잘 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주시는 게 박서준 선배님인 것 같아요.

Q. 2018년 목표가 궁금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28살까지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그 이후부터는 잘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올해 제 목표는 단점을 보완하는 거예요. 그래서 내년이나 그다음 연도에 꼭 이병헌 선배님과 연기를 하고 싶어요. 엄청난 역이 아니더라도, 이병헌 선배님의 측근, 오른팔로 연기하고 싶어요.


사진=심원영 기자 simba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