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투모로우 모닝' 김보정-이상운-홍륜희 "사람과 사랑을 얻은 작품"

2018-01-31     오지은 기자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우리가 옳은 선택을 하는 것일까?' 존과 캣, 잭과 캐서린 두 커플은 생각한다. 결혼을 하루 앞둔 예비부부와 이혼을 하루 앞둔 10년 차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은 우리가 잊었던 사랑의 소중함을 말한다.

지난 14일 막을 내린 ‘투모로우 모닝’은 인기에 힘입어 오는 2월 9일 앙코르 공연에 나선다. 앙코르에 앞서 지난 공연에서 활약한 배우 김보정, 이상운, 홍륜희와 제니스뉴스가 3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제니스뉴스 사옥에서 만났다.

김보정은 ‘투모로우 모닝’에서 사랑스러운 예비 신부 ‘캣’을 연기했다. 이상운은 매력 넘치는 유쾌한 새신랑 ‘존’으로 김보정과 호흡했다. 그리고 홍륜희는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지만 마음의 허전함을 숨길 수 없는 30대 편집장 ‘캐서린’을 맡아 열연했다. 세 사람은 사랑의 현실적인 모습을 그리며 관객에게 기쁨과 감동, 슬픔을 선사했다.

제니스뉴스와 만난 세 배우는 한 입 모아 “이 작품을 통해 사람을 얻었다. 그리고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싸울 일 하나 없었고, 사람과 사랑을 얻은 소중한 작품이다”고 말했다. 각각 다른 인물을 연기하지만 김보정, 이상운, 홍륜희 모두 ‘투모로우 모닝’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세 배우와 나눈 유쾌한 이야기, 지금 바로 공개한다.

Q. 캐스팅 에피소드가 궁금해요. 어떻게 ‘투모로우 모닝’과 만나게 됐나요?
김보정 : 예전에 ‘투모로우 모닝’ 초연을 봤어요. 그땐 뮤지컬의 ‘ㅁ’자도 몰랐을 때예요. 그러다가 캐나다 여행을 갔는데 연출님이 전화로 “’투모로우 모닝’ 오디션을 보자”고 말해주셨고, 저는 너무 좋았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연출님이 제가 노래를 못 하는지 모르셨던 것 같아요. 하하. 오디션이 한국으로 돌아온 다음 날이었는데, 노래하니까 다들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제가 지금 한국으로 돌아온 지 하루 밖에 안 돼서 그렇다. 나중에는 잘 할 수 있다”고 설득했어요. 하하.

이상운 : 11월 공연 전에 오디션을 보게 됐어요. 그때 ‘라라랜드’ 노래에 맞춰 안무를 준비해 가야 했어요. 안무를 열심히 짰는데 임팩트가 없어서 이렇게는 떨어질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가 문득 싸이의 '뉴페이스'가 생각났어요. 그래서 다른 분들께 양해를 구하고 핸드폰으로 음악을 틀어서 정말 열심히 췄어요. 하하. 다들 엄청 좋아해 주셨고, 덕분에 캐스팅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투모로우 모닝’의 매력은 뭔가요?
김보정 : 예술과 사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 같아요. ‘투모로우 모닝’은 사랑을 다룬 이야기고, 남녀의 사랑을 가장 간단 명료하게 정의한 작품이에요. 어느 누가 봐도 공감할 수 있는 게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홍륜희 : 어디선가 들어봤고, 겪어 봤을 법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라 연기를 하면서도 마음을 건드리는 부분이 있어요. 또 제가 지금까지 고전 작품을 많이 해서 현대물에 욕심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이 작품에 더 매력을 느낀 것 같아요.

Q. 연기할 때 고집한 부분이 있었나요?
김보정 : 사랑스럽게 보이는 것이 중요했어요. 사랑스러운 매력이 없더라면 싸울 때나 심각한 신에서 자칫 세 보일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사랑스러워 보여야 한다'를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이상운 : 실제 저는 여성분이 숨겨진 의미가 있는 말을 하면 눈치로 대충 알아요. 그런데 존은 그런 캐릭터가 아니에요. 사랑은 넘치는데 개구쟁이고 사랑에 대한 서투름이 있어요. 존이 여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데,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겠죠. 저와는 다른 느낌이라 조금 더 존처럼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Q. 관객과 거리가 가깝다 보니 인상 깊은 관객이 있었을 것 같아요.
김보정 : 공연 끝에 네 배우가 함께 노래하는 장면이 있어요. 저희 공연장이 관객이랑 무대가 엄청 가까운데, 한 여성 관객분이 공감을 하신 건지 슬픈 장면에서 엄청 우시더라고요. 그걸 보고 한 배우가 울기 시작했어요. 또 그걸 본 다른 배우 모두 울었어요. 저희의 연기에 공감하신 것 같아 감사했지만, 사연이 있으신 것 같아 마음이 아팠어요.

이상운 : 한 번은 저희 어머니가 친구분들이랑 함께 공연을 보러 오셨어요. 그때 아침 드라마 보는 것처럼 리액션을 크게 해주시는 거예요. “저 나쁜 놈”이라고 대놓고 말씀하시기도 하고요. 하하. 다른 배우들한테 너무 미안했어요. 그래서 공연 중에 어머니한테 ‘그러지 말라고’ 문자를 보내기도 했어요.

홍륜희 : 저희 공연장이 소극장이라 관객들이 하는 게 다 보여요. 사랑을 다룬 뮤지컬이다 보니까 연인 분들이 많이 오는데, 한 번씩 당황스러운 스킨십이 연기하다가 보이기도 해요. 하하. 앞에서 그러고 있으니까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죠. 하하.

Q. 보정 씨랑 륜희 씨는 1월 공연에 이어 앙코르 공연에 참여하게 됐어요.
김보정 : 같은 작품이지만 완전히 다른 느낌일 거예요. 뉴 캐스트도 있어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는데, 그래서 연습하는 재미가 있어요.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홍륜희 :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아요. 하하. 그 무대, 그 작품으로 올라가는 거라 ‘연습을 덜 해도 되겠지’ 생각을 잠깐 했었는데 혼란스러워요. 뉴 캐스트가 많아서 새로운 작품이 된 것 같아요. 준비하는 시간이 짧지만, 덕분에 모든 캐스트들이 ‘투모로우 모닝’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분위기도 좋고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Q. 5개월이라는 장기 공연이라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
홍륜희 : 2월부터 보정 씨랑 운동을 같이 하려고요. 저희가 트리플 캐스팅이라 시간이 좀 생겨서 운동할 시간이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보정 씨랑 제가 저희 캐스트 중 가장 체력이 좋아서 걱정을 많이 안 해도 될 것 같아요. 하하.

Q. 상운 씨는 다른 작품에 들어간다고 들었어요.
이상운 : '전설의 리틀 농구단'이라는 작품이에요. 저희 작품은 중, 고등학교 때 수업 중에 혼나고 힘들었던, 그렇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면 추억이 되는 그때를 다뤄요. 단순히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반전도 있고 매력적인 작품이에요. 바쁘게 사는 일상에서 도피하고 싶은 분들이 보면 좋은 작품인 것 같아요.

Q. 어떤 관객들이 '투모로우 모닝'을 보면 좋을까요?
김보정 : 연애 3년 차 커플과 결혼 3년 차 부부요. 예전에 한 책에서 봤는데, 통계적으로 3년이 권태기가 오는 시기래요. 그래서 식기 시작할 때, ‘이게 맞는 건가’ 생각이 들기 시작한 커플들에게 추천해요.

이상운 : 예전에 중학생들이 보러 온 적이 있었어요. 그 친구들도 나름대로 사랑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 것 같아요. 하하. 나이에 상관없이 사랑에 관심이나 고민을 갖고 있는 분 모두가 보셨으면 좋겠어요.

홍륜희 : 사랑을 안 하는 사람도 사랑하고 싶게 하고, 이혼을 결심한 부부를 포기하고 싶게끔 만드는 작품인 것 같아요. 저희 작품으로 인해 잊었던 감정이 다시 생겨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희가 받은 위로와 감동을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Q. ‘투모로우 모닝’을 통해 어떤 것을 얻었나요?
이상운 : 사람을 얻었어요. 제가 작품을 계속 해왔지만 배우들은 물론 스태프들까지 전부 친해지는 건 어려웠어요. 그런데 ‘투모로우 모닝’은 모두가 다 친하고 화기애애해요. 처음엔 선배님이라 어렵고 무서웠었죠. 예전에 륜희 누나를 한 번 뵀었는데, 남다른 포스가 있었어요. 그렇지만 친해지고 알아갈수록 친구보다 더 친구 같아서 좋아요. 그리고 그 가운데는 항상 술이 있었죠. 하하.

홍륜희 : 저는 친해지는 텀이 있어요. 어차피 친해질 거 실수를 안 하려고 관찰하는 시간도 필요했어요. 첫인상 때문에 선입견을 가질까 봐 시간을 둔 거예요. 그래서 보통 첫인상보다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요.

Q. 배우로서 언제가 가장 행복한가요?
김보정 : 저희 극단에 ‘신나는 예술 여행’이라고 문화생활을 즐기기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 직접 가서 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얼마 전 병원에 가서 어르신들과 아이들을 위해 공연했는데, 그때 처음으로 ‘배우가 영향력 있는 사람이구나’를 느꼈어요. 내 것을 고집하는 것보다 남을 위해 연기하는 것도 보람찬 것 같아요.

이상운 : 예전에 남해에서 공연을 한 적 있어요. 당시엔 단순히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으로 참여했는데, 공연을 보신 한 할아버지께서 제 손을 잡더니 ‘공연 잘 봤어요’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제 연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고,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어요. 이런 말을 들을 때, 그리고 이런 걸 느낄 때 가장 행복한 것 같아요.

홍륜희 : 저는 노래할 때요. 저는 노래를 잘 하고 싶어서 연기에 더욱 욕심을 내요. 그렇게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벌써 15년이 됐더라고요. 하하. 앞으로도 계속 노래할 거고, 노래를 더 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 김보정
<데뷔>
2009 연극 '에쿠우스'
<대표작>
2017~2018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
2017 SBS 드라마 '이판사판'
2017 MBC 드라마 '병원선'
2016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2016 SBS 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
2015 SBS 드라마 '용팔이'
2013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2008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그 외

▼ 이상운
<데뷔>
2016 뮤지컬 '곤투모로우'
<대표작>
2017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
2017 뮤지컬 '시간을 걷다'
2017 뮤지컬 '특사들 쇼케이스'

▼ 홍륜희
<데뷔>
2003 연극 '나무를 심은 사람'

<대표작>
2017~2018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
2015 뮤지컬 '팬텀'
2013~2016 김수로 프로젝트 '머더 발라드'
2013~2016 김수로 프로젝트 '블랙 메리포핀스'
2012, 2015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
2012 뮤지컬 '날아라 박씨'
2011 뮤지컬 '천국의 눈물'
2010 뮤지컬 '몬테 크리스토'
그 외

 

사진=심원영 기자 simba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