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혜이니 “성장통 겪고 있지만”… 기대되는 혜이니의 2018년

2018-04-04     변진희 기자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귀여운 외모, 독특하면서도 통통 튀는 보컬로 ‘고막 여친’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혜이니가 첫 자작곡으로 돌아왔다. 그간 혜이니가 보여준 사랑스러운 노래들은 아니지만, 자신이 느낀 감정을 진솔하게 풀어낸 감성적인 곡으로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제니스뉴스와 혜이니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싱글 ‘잠이 오지 않아’ 발표를 기념해 만났다.

“활동이 굉장히 만족스러워요. 음악방송을 많이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워낙 조용한 노래고, 퍼포먼스보다 보컬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음원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음악방송을 많이 해서 만족스러워요. 데뷔 이후로 ‘엠카운트다운’에서 처음으로 12위를 해봤어요. 기분이 콩닥콩닥 하더라고요”

‘잠이 오지 않아’는 잠이 오지 않는 복잡한 심경을 가사로 풀어내며, 몽환적인 멜로디와 통기타 선율 위로 혜이니의 맑은 음색이 어우러진 보사노바 풍의 발라드다. 혜이니는 직접 작사, 작곡한 곡으로 활동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제가 잠이 오지 않을 때 쓴 곡이에요. 잠이 오지 않을 때의 느낌이 잘 전달된 것 같아서 만족하고 감사해요. 자작곡이 부끄럽긴 해요. 제대로 배운 적도 없고, 그냥 노래를 받고 싶다고도 했었죠. 회사에서 지지를 많이 해주셔서 자작곡을 낼 수 있었어요”

혜이니는 심은지와의 작업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혜이니가 21살 때 만들어놨던 곡이 심은지의 편곡으로 보다 완성도 있는 곡으로 탄생했다.

“언니랑 꼭 같이 작업하고 싶었어요. ‘믿고 듣는 심은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자 아티스트들이 좋아하는 감성을 지닌 분이에요. 언니랑 작업해서 너무 즐거웠어요. 브릿지 부분은 언니가 새로 썼는데, 사실 전 그 부분이 가장 좋아요(웃음). 브릿지가 킬링파트라 생각해요. 언니가 있었기 때문에 곡의 분위기가 나왔어요. 언니랑 함께해서 너무 만족하고, 언니가 아니었다면 곡이 이렇게 좋지 않았을 것 같아요”

앞서 혜이니는 유명 아티스트들의 보컬 트레이너이자 음원 디렉터로 활동 중인 실력파 이민수와 작업한 ‘콩깍지’를 발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었다. 여러 뮤지션들과의 협업으로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 혜이니가 또 함께 작업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김광진 선배님을 너무 좋아해요. 제가 SNS 팔로우도 하고 다이렉트로 ‘동경소녀’ 커버한 것도 보내드리고 했거든요. 선배님이 저를 팔로우 해주셨어요. 기회가 된다면 뵙고 인사도 드리고 싶고, 곡도 같이 작업해보고 싶어요. 얼마 전에 ‘배다리’라는 노래가 나왔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그 곡을 내면서 선배님이 쓴 글을 봤어요. 곡을 만들면서 홍보를 하지 않아도, 곡이 좋아서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으면 참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너무 힘이 되는 말이었어요. 제가 하고 있는 개인방송에서 라디오 DJ가 된 것처럼 선배님 노래도 틀어보고 그래요”

곡 쓰는 걸 따로 배운 적이 없었던 혜이니는 스스로 곡을 써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조언을 구했단다. 추후 편곡, 악기 등을 배워서 더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피아노 건반으로 곡을 만드는 것은 할 수 있는데 리듬감 있고, 더 코드를 표현하고 싶을 때는 기타 치는 오빠한테 부탁해요. 다락방 사운드, 개인방송을 할 때 뒤에서 쳐주는 오빠가 있어요. 제가 ‘뿡뿡이’에서 노래 부를 때부터 기타 치던 오빠예요. 오빠는 하하였고, 저는 호호였거든요. 그때의 인연이 이어져서 지금까지 서로를 응원하고 있어요. 뭔가 더 시간이 있을 때 곡을 본격적으로 배웠으면 좋겠고, 주위에 기타 치는 친구들이 많아서 같이 작업도 더 하고 싶어요”

사실 아직 공개하진 않았지만 혜이니는 묵혀 놓은 자작곡들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잠이 오지 않아’를 시작으로 앞으로 보여줄 혜이니의 감성들이 궁금했다.

“그동안 써둔 곡들을 회사에 많이 들려드리곤 있어요. 요즘에도 곡은 쓰고 있고요. 예전에 썼던 곡들이 재밌는 게 많은 것 같아요. 아직은 들려드릴 만큼 완성되진 않아서 조금 더 손을 봐야 할 것 같아요. 곡을 쓰기 시작한 이유가 제 목소리가 부담 없이 들리게 하기 위해서였어요. 곡을 받기 어려운 목소리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오히려 내가 만드는 게 좋겠다 싶었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CM송을 너무 좋아했었는데요. 그런 노래도 기회가 되면 써보고 싶어요. 짧지만 강한 그런 노래요”

혜이니는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하게 소화할 수 있는 가수가 되길 바랐고, 친숙한 가수가 되길 소망했다. 30대에는 ‘효녀가수 혜이니’라는 타이틀을 얻길 바란다는 소망을 내비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요즘은 장르에 국한되지 않잖아요. 저는 즐거움을 드리는 가수가 됐으면 좋겠어요. 물론 앨범이 나오지 않더라도 BJ를 하더라도 저의 한 부분을 계속 보여드렸으면 좋겠거든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는 어쿠스틱이에요. 기타에 맞춰서 노래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기타에 목소리 하나로 노래할 수 있는 곡들을 되게 좋아하죠. 그렇다고 그것만 고집하고 싶진 않아요. 홍진영 언니한테 러브콜을 보내서 트로트도 해보고 싶고요(웃음). 사람들이 봤을 때 ‘쟤는 뭐 하는 사람이지?’라고 헷갈리셔도 괜찮아요. 그냥 알아봐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을 때 ‘혹시 가수세요?’라고 물어봐 주시면 너무 좋더라고요. 타코야키를 먹으러 갔는데 가수인 걸 알아보고 서비스로 2개를 더 주시기도 했고요. 그런 소소한 것들이 크게 느껴지면서 감동이고 좋았어요”

따뜻한 봄, 이젠 야외에서 음악을 듣고 즐기기에 너무 좋은 날씨가 됐다. 길거리에 나와 노래를 부르는 버스커들도 많아졌다. 혜이니 또한 조만간 버스킹으로 팬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알렸다.

“회사에 버스킹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어요. 저는 연남동이 좋은 것 같더라고요. 홍대도 있지만, 연남동에 가보니 커플들이 와서 앉아서 보더라고요. 손 꼭 잡고요. 그럼 저는 ‘봄이 좋냐’하면서 부르면 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웃음). 공연 계획도 있어요. 최대한 많은 분들이 오셔야 하기 때문에 시기를 봐야죠. 우선 버스킹은 꼭 하려고 해요”

음악 외에 도전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 묻자, 혜이니는 ‘연예가중계' 촬영 당시 이순재 인터뷰 비화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순재 선배님이 ‘넌 연기할 상이야’라고 해주셨어요. 사실 연기는 잘 모르는데, 선배님께서 ‘연기 할 거야?’라고 물어보셔서 ‘네’라고 대답했어요. 그랬더니 선배님께서 ‘하려면 제대로 배워서 해라’고 해주셨어요. 뭔가 계시를 받은 것처럼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어요. 크게 욕심은 내지 않고 저에게 어울리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주인공의 절친 같은 감초 역할을 하면 괜찮지 않을까요?”

끝으로 혜이니는 자신이 계획 중인 2018년 목표를 전하며 기대를 당부했다.

“버스킹도 할 거고요. 곡 작업도 많이 할 거예요. 앨범 컴백 기간이 길지 않도록 노력할 예정이에요. 제가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 같긴 한데요. 그래서 힘들지만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가족, 팬들이 있으니까요”

 

사진=웰메이드 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