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터뷰] 네이버 뷰스타 ⑩ 주민님아, 순박한 농사꾼 '농기구 대신 왁스를 잡다'

2018-04-17     이혜린 기자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쉬지 않고 쏟아져 나오는 뷰티 트렌드. 이 중심엔 유행을 이끄는 뷰티 크리에이터 ‘네이버 뷰스타’가 있다. 수많은 궁금증을 안고 뷰스타와 제니스뉴스가 만났다. 이름하여 ‘뷰터뷰’다.

뷰터뷰의 열 번째 주인공은 뷰스타 주민님아다. 주민님아는 '왁스 마스터'라는 타이틀에 맞춰 트렌디하며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남성 셀프 헤어 스타일링 방법을 전하는 뷰티 크리에이터다. '그루밍'이라는 말이 일상에서 쓰이기 전부터 차근차근 자신의 내공을 쌓아온 주민님아와 제니스뉴스가 만났다.

주민님아는 "구독자의 대부분이 남성이에요. 여성분들이 저를 응원해주셔야 해요. 남자친구분들의 외모는 저에게 달려있으니까요"라고 유머러스한 농담을 하기도 했다. 부드럽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나눈 이야기를 지금 이 자리에 전한다. 

Q. 상대적으로 희귀한 남성 뷰티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에요. 원래 뷰티 분야를 공부했던건가요?
제 전공은 농업이에요. 실제 농업 후계자이기도 하고요(웃음). 원래 부산 사람인데 부모님께서 귀농하셨어요. 부모님께서는 지금도 충남 보령에서 버섯 농사를 짓고 계세요. 시골에서 농사를 짓다가 너무 심심해서 블로그를 하게 됐어요. 그걸 계기로 서울에 상경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어요. 

Q. 그러면 심심해서 뷰티 크리에이터가 됐다는 이야기?
뷰티 크리에이터를 목표로 했던 건 아니에요. 처음엔 정말 그냥 했어요. 네이버라는 플랫폼을 좋아했는데, 뷰스타를 모집하더라고요. 지원 조건도 맞았고요. 그때 뷰티 크리에이터라는 말을 처음 들었어요. 강사로 씬님이 왔는데 저는 그분이 누군지 도 그날 알았어요.(웃음).

Q. 농사꾼에서 블로거에서 뷰티 크리에이터가 된 거네요.
블로그를 메인으로 활동하다가 2012년부터 영상도 시작했어요. 아무래도 스타일링 을 글로 쓰면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소소하게 올리기 시작했는데 영상 콘텐츠의 세상이 왔어요. 물론 지금도 잘 못하지만 그때는 편집을 하나도 할 줄 몰라서 원테이크로 촬영했어요. NG 나면 머리 감고 다시 찍기도 했고요(웃음). 

Q. 헤어 스타일링을 굉장히 잘해요. 취미였어요? 
대학생 때 일본 농업 회사의 인턴으로 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당시에 사귀었던 일본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저에게 “촌스럽다”고 놀리더라고요. 자존심이 상해서 일본 헤어 잡지의 셀프 스타일링을 보면서 연마했어요. 그 뒤에 한국에 와서 배웠던 것들을 공유하기 시작한 거예요. 6~7년 하다 보니까 서당 개도 풍월을 읊게 된 거죠.

Q. 주민님아라는 활동명이 독특해요.
성이 ‘주’고, 이름이 ‘민’이에요. 이름이 특이해서 활용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누군가가 저에게 반말을 하는 게 싫어서 뒤에 ‘님아’를 붙였어요. 근데 문제가 있더라고요. 저는 이름에 ‘님’을 붙였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이 ‘주민님아님’이라고 부르시더라고요. ‘주민님’ 해주시면 되는데 말이죠(웃음). 그리고 주민님아를 검색하면 제 이야기가 나와야 하는데 ‘주민모임’이 나오기도 해요. 

Q. 남성 구독자 비율이 높을 것 같아요. 
맞아요. 제가 남성분들의 스타일링법을 공유하다 보니까 대부분 남성분들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여성분들이 저를 응원해주셔야 해요. 남자친구분들의 외모는 저에게 달려있으니까요(웃음).  

Q. 남성 뷰티 크리에이터로서 힘든 점도 많았겠어요. 
아무래도 그렇죠. 특히 채널 구독자 수가 낮아서 힘들어요. 남성분들은 영상 채널을 잘 구독하지 않아요. 그래서 다른 분들이랑 비교했을 때 총 토털 뷰는 제가 훨씬 높은데, 구독자 수가 낮을 때가 많아요. 여성분들은 평소에 관심도 많고 ‘구독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남성분들은 안 그러시더라고요. 

Q. 헤어 스타일링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우리나라에 헤어 디자이너가 20만 명 정도 있다’고 해요. 제가 그분들보다 잘하지 않지만, 콘텐츠를 봐주시는 이유는 허술해 보여도 따라 할 수 있을 거 같기 때문인 거 같아요. 쉽고 재미있게 풀어가려고 해요.  

Q.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콘텐츠가 있어요?
다니는 교회에 안 꾸미고 다니는 동생이 있어요. 그래서 요즘 둘이서 ‘뷰티 투 맨’이라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그 친구가 궁금한 걸 알려주고, 제가 시범도 보여주는 콘텐츠예요. 그 친구가 정말 꾸미지 않다 보니까 스타일링에 대한 부분을 하나도 알지 못해서 재미있는 것 같아요. 

Q. 이번 시즌은 어떤 스타일이 유행할까요? 
가르마 머리인 거 같아요. 고등학생, 이제 막 20살이 된 분들 모두 이 머리를 해요. 아무래도 제가 교회에서 선생님을 하다 보니까 유행이 보이더라고요.

쉼표 머리 같은 경우에는 남성 입장에서 봤을 때 용기가 필요해요. 욕먹기 쉬운 스타일이거든요. 쉼표 머리는 보통 조금 꾸밀 줄 아는 사람들이 도전해요. 국민 헤어스타일인 댄디 커트에서는 가르마 머리로 넘어갈 수 있는데, 바로 쉼표 머리로는 어려워해요. 

올해는 가르마 머리를 많이 했는데 조금 길다 보니까 여름에는 물에 젖은 듯한 머리가 유행할 거 같아요. 2년 전쯤부터 유행이 오긴 했는데 올해는 일반인들도 시도할 거 같아요.

Q. K-뷰티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어요?
한 달에 세 번 정도 해외 출장을 가요. 외국에 나가서 보면 K-뷰티에 대한 인식이 국가별로 변화는 있어도 꾸준한 거 같아요. 한국 제품들이 좋다는 인식도 있고요.

Q. 출장이 잦으면 해외 진출 계획도 세울 것 같아요. 
이번에 외국어 버전 영상을 찍었어요. 외국어로 말을 하고, 한국어로 자막을 넣었죠. 그리고 조금 있으면 제 자체 브랜드가 나와요. 헤어 왁스, 스프레이, 화장품 등이에요. 처음부터 해외를 타깃으로 생각해서, 헤어 제품은 다른 나라에서 제조했어요. 화장품은 한국에서 만들었지만요(웃음).

Q. '왁스 마스터'가 아닌 다른 마스터를 꿈꾼다면?
패션에 관심이 정말 많아요. 제 나이가 어리지 않다 보니까 연령대가 높은 쪽의 스타일을 공략해보고 싶어요. 스킬도 부족하고, 현실적으로 힘들지만 토털로 모든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영상=심원영 감독 simba@, 임상우 감독 isw0219@
그래픽=엄윤지 디자이너 umyji@
사진=주민님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