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열일 가수’ 가수 미 “숨어 있는 미는 가라!”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어디든 노출되고 싶어요. 불러만 주시면 어디든 달려갈게요”
공백이 길었다. 가수 미(MIIII)가 데뷔 때부터 몸 담았던 메이저나인(구 바이브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새로운 회사에 둥지를 트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 터다. 미는 30살이 되면서 스스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회사를 떠나 현재의 iMe KOREA를 만났다.
그렇게 오랜 기다린 끝에 미는 지난 22일 디지털 싱글 ‘요즘’을 발표했다. 그리고 활동 시작을 기념해 제니스뉴스와 미가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제가 바이브에 오래 있었잖아요. 처음 가수를 할 수 있게 해준 회사였고, 그래서 재계약도 했어요. 10년을 채우려고 했는데 30살이 되니까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뭔가 다른 도전을 해보지 못한 것 같아서 말씀을 드렸어요. ‘정 하고 싶으면 나갔다가 오던, 열심히 해봐’라고 해주셨어요”
미는 바이브, 포맨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으며 ‘시크릿 가든’ OST ‘못해’, ‘히어 아이 엠(Here I Am)’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기존 소속사에서 탄탄히 입지를 쌓아가고 있었던 미였지만 조금 더 활발한 방송 활동에 대한 마음, 숨어 있지 않고 많이 노출되는 대중적인 가수가 되길 바랐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맞는 회사를 찾던 중에 플라이투더스카이, 왁스, 김현성, 봉태규 등이 속한 iMe KOREA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주위에 수소문을 하다가 모든 분들이 대표님이 너무 좋다고 말씀을 해주더라고요. 방송도 잘 잡는다고 하시고요(웃음). ‘그래 방송이다!’하고 대표님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가 함께하게 됐죠. 저에게 숨어서 안 하는 이미지가 굳혀있더라고요. ‘원래 음악 프로그램 안 하시잖아요?’라는 말을 듣기도 했고요. 저는 그냥 안 시키니까 하지 않았던 거거든요. 전에는 그냥 제가 열심히 곡을 쓰고, 노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요. 이제는 무조건 노래를 내고, 어디든 나가야 사람들이 들을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그게 맞는 것 같아요”
현 소속사에서 발표한 첫 음원은 미니나 정규의 형태가 아닌 디지털 싱글로 시작했다. 미는 자주 음원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작업해둔 곡들을 싱글 형태로 계속 선보일 계획이다. 물론 추후 곡들을 모아 음반 형태로 낼 계획도 갖고 있다.
“요즘은 음원으로 굴러가고 있잖아요. 계속 치는 게 중요하다 싶었어요. 1년 동안 곡을 준비해서 킵해둔 곡들이 많아요. 물론 제가 대중적이지 않은 곡을 많이 좋아하는 편이고, 대표님은 완전 대중의 엔터테인먼트잖아요. 그 사이에서 조율이 필요해요. 저도 조금 더 쉽게 가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요. 어려운 노래들은 나중에 미니앨범을 내게 되면 수록곡으로 넣어도 되고요. 계속 쉬운 곡들을 쓰고 있어요”
이번 신곡 ‘요즘’ 또한 미가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다. 힘들게 하는 연인 때문에 늦은 밤 고민하고 뒤척이는 한 여자의 심리를, 솔직 담백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편안한 곡이다.
“사비 가사만 가지고 있던 노래였는데요. 집에 들어갔을 때 공허하단 생각을 많이 해요. 일하고 집에 들어가서 ‘삶을 제대로 살고 있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마음을 너무 인생적으로 풀어내면 이상할 것 같았어요. ‘어랜 애가 무슨 그런 말을 해’라고 할 것 같아서요. 그걸 연인에 빗대어 표현하면 괜찮을 것 같단 생각에 가사로 풀어봤어요”
직접 곡을 쓰고 있지만, 이제 미에겐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어떻게 하면 대중에 잘 노출이 될 수 있을까, 어떤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일까, 현 음원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계속해서 회사와 나누고 있다.
“제가 교회를 다니는데요. 정말 꼬박꼬박 ‘제발 저 좀 꺼내주세요. 부탁합니다’하고 기도했어요. 다행히도 주변에 영상하는 친구, 스타일리스트, 에디터 등이 붙어서 크루가 생겼어요. 이 친구들과 음악, 영상 등을 만들고 있어요. 2~3년간 죽어라 달리고, 아니면 그만하려는 마음으로 간절하게 하고 있어요. 음원 차트는 너무 어려워요. 가장 기본은 좋은 노래를 만드는 거지만, 사이드로 뭘 해서 튈 수 있을까 고민돼요. 방송에 출연하고, 소극장 공연도 하고, 좋은 아티스트랑 컬래버레이션도 하고, 여러 방법을 해야겠죠?”
미는 꾸준한 활동으로 ‘노래 잘하는 가수’의 타이틀은 확실히 가지고 있다. 미는 “아직 만족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그 이미지를 잘 드러내겠다”며 포부를 전했다.
“저에 대한 욕심이 있으니까 ‘내가 잘한다고? 아닌데?’라는 마음을 가지고 살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굳이 제가 스스로를 깎아 내릴 필요가 없는 거예요. 나이도 먹어가고 하니까 ‘맞아, 나는 곡도 열심히 쓰고, 노래도 열심히 하는 가수야’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그러니까 더 잘하자’가 됐어요. 스스로에게 많이 각박했던 것 같아요. 제가 못한다고 생각하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하고요. 결코 좋은 건 아니지만 그랬어요. 남하고 사실 비교도 많이 했었고요. 하지만 이젠 그런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요”
거듭 강조했 듯, 미는 올해 정말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대화 중에도 꾸준히 “어떻게 하면 잘될까요?”라고 적극적으로 묻는 미의 모습이 생각난다. 이름이 부르기 어렵다며 “바꿔볼까요?”라고 제안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끝으로 미는 “어디든 다 가는 미가 될 테니, 많이 불러주시면 좋겠다. 숨어 있는 미는 가라!”는 당찬 포부를 남겼다.
사진=iMe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