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으라차차 와이키키' 정인선 ② "연인 이이경 애정신? 쿨하려 했지만"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해맑은 미소로 웃던 기억 속 작은 소녀가 이제는 어엿한 배우 한 사람으로 제대로 눈도장 찍었다. 순수하게 빛나는 눈빛으로 6살 때부터 풋풋한 연기를 보여왔던 정인선은 그때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데뷔 22년 차 배우가 됐다.
차근차근 자신만의 연기 내공을 쌓아온 정인선은 JTBC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를 통해 아이를 홀로 키우는 싱글맘, 한윤아로 분했다. 이어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이들이 모인 셰어하우스에서 재치 있는 유머, 가슴 설레는 로맨스 모두 담백하게 연기했다.
뿐만 아니라 정인선은 일과 사랑을 한 번에 쟁취했다. '으라차차 와이키키'의 마지막 회를 앞두고, 함께 열연했던 배우 이이경과의 열애 사실을 인정해 세간을 깜짝 놀라게 했다. 비록 작품 속에서 러브라인은 아니었지만, 현실 커플로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제니스뉴스와 정인선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제니스뉴스 사옥에서 ‘으라차차 와이키키’ 종영 인터뷰로 만났다. 매력적인 미소로 먼저 싱그럽게 인사하던 모습이 예뻤던 정인선은 자신의 생각과 앞으로의 방향이 확고해 더욱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정인선과 나눈 대화의 순간을 이 자리에 전한다.
Q. ‘으라차차 와이키키’에 함께 출연한 이이경 씨와의 열애 사실을 인정했어요.
마지막 회를 앞두고 열애설이 터져서 모두에게 죄송했어요. 저희 둘 다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컸고, 저희가 이슈가 될까 봐 염려했어요. 작품에 피해를 안 끼치려고 말씀을 안 드렸는데 결국 지키지 못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따뜻하게 반응해주시더라고요. 감사하기도 했지만 죄송한 마음이 더욱 컸어요.
Q. 그렇지만 촬영하는 시간 동안 힘이 됐을 거 같아요.
그래서 잘 버틸 수 있었어요. 서로를 의지를 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둘 다 ‘투 머치 토커(Too much talker)’여서 대화를 정말 많이 해요. 격려도 해주고요. 작품에 집중을 잘 할 수 있게 좋은 조언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Q. 이이경 씨는 정인선 씨를 ‘대화하기에 가장 좋은 사람’이라고 했어요.
이이경 씨와는 결이 참 잘 맞아서 개떡같이 던져도 찰떡처럼 받아요(웃음). 대화나 개그 코드, 취향이 비슷하다 보니까 공통분모가 많았어요. 뿐만 아니라 같은 직업이기 때문에 부연 설명을 하지 않아도 현장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고요.
Q. 작품 속 서로의 애정신 촬영이 신경 쓰이지 않았어요?
저희도 사람이니까 신경 쓰였죠(웃음). 아무리 직업이라고 하지만 그런 부분조차 미동 없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건 머신이잖아요. 쿨하게 괜찮은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시작 전부터 서로의 멜로 라인을 알고 있었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힘들지 않게 잘 넘겼어요. 끝 무렵에는 A 팀, B 팀으로 나눠져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일도 없었고요. 방송을 통해서 보긴 했지만 이경 씨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는 모르겠어요(웃음).
Q. 아주 어렸을 때부터 방송 생활을 했어요. 연기자 말고 다른 꿈을 꾼 적도 있을 것 같아요.
여행을 하는 사진작가, 영화감독, 심리 분야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그 끝에는 항상 연기가 자리 잡고 있더라고요. 저에게 연기는 천직보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오랜 친구 같아요. 다른 생각은 안 들어요. 평생 함께 갈 거니까요(웃음).
Q. 꾸준히 활동할 수 있었던 정인선만의 비결이 있다면?
저는 제시간을 가지면서 사색하는 걸 좋아해요. 저만의 시간을 가진 후에 작품을 시작하면 새로운 연기가 나와요. "얘가 얘였어?"라며 바라봐 주시도 하고요. 제 비결은 그런 시간이에요. 그래서 다음 연기로 가는 게 수월하기도 해요.
Q. 다음번에도 로맨스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욕심이 많아서 여러 가지를 해보고 싶어요. 수사물이나 스릴러, 미스터리처럼 어두운 그림체도 좋아해요. 그런 느낌의 장르물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직업적 특성이 도드라지는 장르물이나 일에 대한 열정이 느껴지는 역할에도 관심이 있어요. 제가 해온 역할들이 모두 직업이 없었거든요(웃음). 굳이 커리어 우먼이 아니어도 좋아요. 장사나 알바를 해도 좋으니까 일에 대한 애정이 큰 사람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Q. 이후 활동 계획이 있어요?
아직 이야기 중인 부분은 없지만, 시간을 가지고 갈 거 같아요. '으라차차 와이키키'에 몰입했던 5개월 동안 배우고 느낀 점이 많아요. 그래서 제 것으로 승화시키고 사색하는 시간을 통해 느낀 점들을 써 내려갈 거예요. 윤아의 장점을 가진 채로 새로운 캐릭터를 받아들일 수 있는 이별을 준비하려고 해요.
Q.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는 앞으로 사람 정인선이 되려고 해요. 공백이 있는 동안 슬럼프를 가지고 나서 ‘절대 주간을 잃지 말자’라는 중요한 부분을 배웠어요. 공인이라는 인식 속에 제모습이 없는 걸 발견했어요. 취미, 기호가 없는 모습도 매력 없었고요. 아역이라는 점을 빼면 ‘무(無)’더라고요.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훨씬 매력 있어졌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웃음). 사람 냄새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거고, 열심히 살 거예요. 많은 느끼려고 노력할 거고요. 더 좋은 연기를 할 테니까, 저를 조금 더 길고 오래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다음번엔 어떤 캐릭터로 만날지 모르겠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하는 게 바람이에요.
사진=신경용 포토그래퍼(스튜디오 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