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여도’ 레인즈 홍은기 ① "다음엔 범죄자 역할 해볼래요"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데뷔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Mnet '프로듀스 101 시즌 2'에서 간절하게 소망을 외치던 홍은기는 꿈을 이뤘다. 비록 최종 11인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지만 팬들의 사랑에 힘입어 ‘레인즈(RAINZ)’로 데뷔했다. 김성리, 변현민, 서성혁, 이기원, 장대현, 주원탁과 함께였다.
그런데 홍은기는 다시 한 번 또 다른 "데뷔하고 싶습니다"를 외치고 있다. 그룹 '레인즈'의 홍은기가 아닌 배우 홍은기로서의 데뷔다. 배우로 새 출발을 알린 홍은기가 최근 연극 '여도' 합류 소식을 전했다. ‘여도’에서 홍은기는 세조의 조카이자 조선 6대 임금으로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비극적 운명을 맞이하는 ‘단종’을 맡았다.
“항상 연극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어요. 그러던 중 좋은 기회로 ‘여도’라는 작품을 만나게 됐죠. 역사를 다루고 있다 보니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하고 싶었던 연기도 할 수 있고 역사도 배울 수 있어서 제게는 일석이조예요. 연기든 역사든 앞으로 더 배워야 할 게 많아요”
최근 제니스뉴스와 만난 홍은기는 첫 연극에 대한 들뜸을 가득 담은 눈빛으로 ‘여도’ 속 단종에 대해 설명했다. “’여도’는 운명 같은 작품”이라며, “앞으로 어떤 역이든 찰떡같이 소화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라고 밝힌 홍은기, 그의 첫 도전을 제니스뉴스가 포착했다.
Q. 연극 ‘여도’에 참여하게 됐어요. 소감이 궁금해요.
원래 연기에 관심이 많았어요. 고등학생 때 연기를 배우고 싶어서 학원을 다녔는데, 더 깊이 있게 배우고 싶어서 이번에 상명대학교 연극학과에 들어갔어요. 하하.
많은 분들에게 제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던 찰나에, ‘여도’라는 작품을 우연히 만나게 됐어요. 대선배님들과 함께 연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공연까지 얼마 남지 않은 때에 합류하게 돼서 더 열심히 연습 중이에요.
Q. 연기에도 여러 장르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연극 무대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연극은 연기의 가장 기본을 담고 있는 장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연극에 대한 목마름이 항상 있었어요. 그러다가 ‘여도’의 대본을 읽어봤는데, 스토리가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역사를 다루고, 특히 단종의 죽음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그 내용이 흥미로웠어요.
Q. 사극 연기는 베테랑 연기자들도 힘들다고 말하는데, 역사에 관심이 많은 걸까요?
어렸을 때는 흥미가 없었어요. 역사는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몰랐던 부분도 많았고요. 그러다가 이번 작품을 하면서 많이 찾아봤는데, 재미있는 부분이 많아요. 어떻게 보면 ‘여도’가 제게 일석이조인 것 같아요. 연기도 하고, 역사도 배우게 해주는 걸 보면요. 하하. 작품을 통해서 역사를 알아가다 보니 끝이 없더라고요. 앞으로 더 배워야 할 부분이 많을 것 같아요.
Q. '여도'의 지난 공연을 본적 있나요?
직접 공연장에서 보지 못했고, 프레스콜 동영상을 많이 찾아봤어요. 처음에는 단순히 단종의 죽음에 대해 다루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존 인물이 아닌 허구의 인물을 통해 재미 요소를 더한 것이 흥미로웠어요.
또 그 속에 볼거리도 굉장히 많고 러브 스토리, 애절함 같은 여러 감정이 섞인 연기가 재미있더라고요. ‘단종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고, ‘제가 이 큰 인물을 담기엔 그릇이 작지 않나’ 걱정하고 있어요.
Q. 단종의 대사가 한문도 많고, 대사량이 많다고 들었어요.
어려운 말이 굉장히 많아요. 하하. 아무래도 배경이 조선 시대다 보니까 요즘 일상에서 보기 드문 단어가 나와요. 제가 이해하면 대사를 외우기 쉬울텐데, 이해가 어려우니 외우는 것도 어려워요. 그렇지만 우리말을 사용하는 거라서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깊이가 느껴졌어요.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말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한 마디 한 마디가 소중하고, 호소력 있게 표현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Q. 첫 연기에 대극장 공연인데, 부담은 없었나요?
예술의 전당에서 한다고 들었을 때, 겁나기보단 더 좋았어요. 대극장에서 하면 더 많은 분들이 ‘여도’라는 작품을 보실 수 있고, 또 더 많은 분들께 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제가 고등학생 때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 뮤지컬 ‘사랑의 송즈’에 앙상블로 참여한 적이 있어요. 어쩌다 보니 첫 연극과 첫 뮤지컬을 대극장에서 하게 됐네요. 하하.
Q. 은기 씨가 현장에서 막내인데, 막내의 눈으로 봤을 때 ‘여도’ 팀의 분위기는 어때요?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에요. 얼마 전에 제가 처음 런을 돌았는데, 모든 선배님들이 제 연기에 집중해주시고 실제 관객처럼 반응해주셔서 좋았어요. 선배님들과 호흡할 때도 저한테 먼저 “이렇게 해보자”라고 제안을 주시는데 매우 감사하고 있어요.
Q. 가요계 선배들하고 같은 역에 캐스팅 됐는데, 부담되지 않았나요?
지금은 괜찮지만, 처음에는 부담이 있었어요. 아무래도 비범 선배랑 힘찬 선배는 제가 원래 존경하는 선배님들이기도 했고, 음악 방송에서 몇 번 뵌 적도 있어요. 그런데 그 선배들과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았어요. 하하. 현장에서 선배들이 항상 제 연기를 보면서 피드백을 잘 해주셔서 많이 의지하고 있어요.
Q. 선배들의 조언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요?
조언보다는 제게 공감해주시는 게 기억에 남아요. 어느 날 저한테 “힘들지 않냐?”고 물어봐 주시는 거예요. 저는 힘들다고 생각할 틈이 없었는데, 물어봐 주시니까 너무 감사했어요. 그러면서 “최선을 다하는 게 보인다. 도움이 된다면 최대한 도움을 줄 테니까 열심히 해라”고 말해주셨는데 감동이었어요.
Q. 예비 관객들에게 홍은기표 '단종'의 관전 포인트 하나 공개해주세요.
저는 일단 역할에 저라는 사람을 최대한 많이 입히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단종 역을 맡은 배우 중 제가 실제 단종의 나이와 가장 가깝다 보니까 관객분들이 더 몰입해서 보실 수 있지 않을까요? 하하.
단종이란 인물이 왕인데도 인간다운 면이 있어요. 알면 알수록 백성, 신하, 주위 사람들에게 친구 같은 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부분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어요. 오셔서 어렵다고 생각하시기보단 편하게 봐주시면 홍은기표 단종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Q. 앞으로 하고싶은 역할이 있다면요?
정말 많은 역할을 하고 싶어요. 장르에 한정을 두고 싶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추리 드라마를 굉장히 좋아해요. 특히 ‘시그널’같은 경우는 꿈에도 나올 정도로 좋아했고, ‘보이스’라는 드라마도 재미있게 봤어요.
기회가 된다면 범죄 드라마에 나오는 범죄자 역할도 해보고 싶고요. 또 최근에 ‘나의 소녀시대’라는 영화를 봤는데, 로맨스를 다룬 작품도 매력 있더라고요. 두루두루 어떤 역이든 찰떡같이 소화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진=심원영 기자 simba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