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시외조모’ 이영희, 별세... 우리 곁을 떠난 한복계의 거장

2018-05-17     오지은 기자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한복 브랜드 ‘메종 드 이영희’를 이끄는 이영희 디자이너가 사망했다. 향년 82세.

17일 한국을 대표하는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가 별세했다. 한 달 전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노환 등으로 병세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희는 1936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마흔 살까지 전업주부로 살다가 1977년 ‘이영희 한국의상’을 개업하며 뒤늦게 한복 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1983년 백악관 초청 미국독립기념 축하 패션쇼에 참여했고,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개, 폐막 기념 패션쇼, 1986년 한불수교 100주년 기념 패션쇼를 열었다.

또한 이영희 디자이너는 한국 디자이너 최초로 파리 프레타포르테 쇼에 참가한 것으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이영희 디자이너는 맨발에 저고리가 없는 한복 치마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고,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의 패션 에디터 로랑스 베나임은 그 옷에 ‘바람의 옷’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이후 이영희 디자이너는 2000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패션 공연, 2004년 뉴욕 이영희 한복 박물관 개관, 2008년 구글 캠페인 ‘세계 60 아티스트’ 선정 등 화려한 커리어를 쌓으면서 세계적인 한복 디자이너로 자리잡았다.

또한 이영희 디자이너는 2009년 북한 평양에서 열린 분단 이후 첫 남북 합작 패션쇼에서 ‘민속옷 전시회’를 열어 주목받았다. 당시 이영희 디자이너는 “내 생에 가장 감격스러운 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영희는 지난 2월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한복 의상을 디자인할 만큼 최근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펼쳐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고인은 배우 전지현의 외조모로도 유명하다. 전지현은 2012년 이영희 디자이너의 외손자인 최준혁과 결혼했다.


사진=메종 드 이영희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