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나의 아저씨' 김민석 ② 태권도장 아들이 배우가 된 이유

2018-05-25     이혜린 기자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좋아하는 연기를 죽을 때까지 하고 싶어요"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 속 김민석은 묵묵히 팀을 뒷받침했다. 그는 이선균, 서현우, 채동현과 함께 안전진단 3팀 소속 막내 사원 '여형규' 역으로 분했다. 특유의 포근하고 듬직한 인상이 매력적인 김민석은 여형규 그 자체의 모습으로 작품에 녹아들었다.

김민석의 어린 시절은 배우와 거리가 멀었다. 중학교 3학년까지 태권도 선수로 활약했다. 도전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눈빛은 그 당시의 경험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우연히 예고에 입학했고, 연기와 마주했다. 첫 공연은 배우가 아닌 백스테이지의 스태프였지만 무대의 모습은 그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그래서 김민석은 태권도가 아닌 연기를 선택했다.

결국 김민석은 지난 2016년 영화 ‘초인’으로 데뷔했다. 그가 연기했던 ‘민식’은 기계체조 선수. 대역이 필요한 게 당연했지만, 운동 선수 시절이 도움이 됐다. 김민석은 두 달 넘게 기계체조 훈련을 받았고, 모든 장면을 직접 촬영했다. 배역에 대한 애정과 책임, 그리고 연기를 향한 욕심이 빚어낸 결과였다.

이어 김민석은 영화 '부산행',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 드라마 '최강 배달꾼', '애간장' 등 꾸준히 다양한 작품에 도전하며, 앞으로를 위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탄탄하게 쌓고 있다. 김민석은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많은 역할을 만나보고 싶어요"라며, 신예 배우다운 포부로 그의 앞날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제니스뉴스와 배우 김민석이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제니스뉴스 사옥에서 '나의 아저씨' 종영 인터뷰로 만났다. 김민석은 부드러울 것 같았던 이미지와 달리 풋풋한 분위기가 가득하고 유쾌한 말투와 미소를 가진 사랑스러운 배우였다. 그와 나눈 대화 현장을 이 자리에 전한다.  

▶ 1편에 이어

Q. 특이한 이력이 있어요. 어린 시절 태권도 선수였다고 들었어요.
중3 때까지 운동을 하다가 보다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예고로 진학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운동하기 적합한 환경이 아니었고요. 교칙상 한 학기를 다녀야 전학이 가능했고, '태권도 연기를 해볼까?'라는 마음으로 문예창작과 연기 수업을 들었어요.

그런데 연기가 정말 흥미로웠어요. 처음에 백스테이지에서 스태프 역할로 공연에 참여했는데, 무대와 선배, 동기들의 모습을 보면서 심장이 뜨거워지더라고요. 그러면서 ‘태권도가 하고자 하는 방향이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Q.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는지?
사실 저희 집이 태권도장이에요(웃음). 그런데 아버지께서 쿨하게 "그래라"고 하셨어요. 나중에 알게 된 건데 아버지께서는 제가 연기를 잠깐 하다가 그만 둘 줄 아셨다고 해요.

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좋아하세요. 처음에는 제가 TV에 나오면 "어색하다", "연기가 이상하다"고 하셨는데, 최근에는 "자연스러워진 거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버지께서 무뚝뚝하셔서 제가 나오는 작품을 ‘잘 안 챙겨 보신다’고 생각했는데, 모두 보시고 있었어요.

Q. 데뷔 이후 방송과 영화를 오가며, 꾸준히 활동하고 있어요. 비결이 있다면?
비결이라기보다는 운이 좋았어요.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다짐으로 오디션도 열심히 보러 다녔어요. 그래서 꾸준히 할 수 있었어요. 작품을 만나면 제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고요.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Q. 연기했던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데뷔작이었던 ‘초인’이 기억에 남아요. ‘민식’이라는 역할을 맡았어요. 극 중에 민식이는 기계체조를 했는데, ‘최대한 대역을 쓰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두 달 동안 직접 배웠어요. 결국 대역을 쓰지 않고 촬영했고요(웃음).

가장 처음 찍은 신이 잊혀지지 않아요. 친구의 어머니가 자살하려는 모습을 발견하는 장면이었어요. 카메라 앞에 서자마자 감정신에 들어가서 고민을 정말 많이 했던 기억이 나요.

Q. 운동했던 경험이 있어서 기계체조도 빨리 습득한 것 같아요.
기계체조 중에서도 마루운동이었고, 텀블링 같은 동작을 연습했어요. 한국체육대학교 기계체조 친구들에게 전문적으로 배웠고요. 그리고 고등학교 때 했던 아크로바틱이 정말 도움이 돼서 빠르게 습득할 수 있었어요. 

Q. 실제 성격도 ‘나의 아저씨’ 속 여형규와 비슷한가요?
다른 편이에요(웃음). 형규는 묵묵한 성격인 반면에 저는 말도 많고 활발하고 웃음이 많은 사람이에요. 형규가 조용히 할 일을 열심히 하는 캐릭터다 보니까 저와 다른 점을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현장에서 촬영 전에 형규 같은 진지한 모습으로 캐릭터를 잡기도 했어요. 

Q. 좋아하는 배우나 롤모델이 있어요?
유해진 선배님이에요.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너무 좋아하는 배우예요. 제가 연기를 잘 모를 때부터 유해진 선배님이 정말 멋있어 보였어요. ‘광복절 특사’라는 작품 속 유해진 선배님의 모습이 그냥 좋았거든요. 그래서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먹기 전에 연기를 따라 하기도 했어요.

가장 좋아하는 작품도 유해진 선배님이 나온 ‘타짜’예요. 10번 이상은 봤어요. ‘언젠가 저런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할 만큼 애정하는 작품이에요.

Q. ‘나의 아저씨’는 무겁고 어두운 느낌이 강했어요. 다음에는 어떤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많은 역할을 만나보고 싶어요. 그래서 더 어두운 것도 해보고 싶고, 밝은 것도 해보고 싶어요. 연기의 매력은 나라는 사람과 다른 인물을 최대한 진심을 다해서 표현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최대한 스펙트럼을 넓히려고 노력 중이에요.

특히 코미디 장르는 자신 있어요.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예능도 해보고 싶어요. 정글에도 가보고 싶고, 운동하는 예능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아직 작품들을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기회가 온다면,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 드릴 거예요(웃음).

Q.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는 좋아하는 연기를 죽을 때까지 하고 싶어요. 연기는 익숙해지지 않는 장르 같아요. 맡은 역할을 표현하기 위해서 늘 새로운 것들을 배워야 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나이에 상관없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배워가며, 꾸준히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진=김경표 포토그래퍼(스튜디오 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