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뮤지션] ‘밀리언 프리마켓’, 한강의 운치에 취해 노래를 듣고 싶다면

2018-06-01     변진희 기자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음악이 좋아서,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혹은 생계를 위해 길거리에 나선 버스커들이 날로 많아지고 있다.

제니스뉴스는 이러한 버스커들을 ‘거리의 음악인’ 코너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들이 거리에 나선 이유, 어떤 음악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의 방향성 등을 함께 공유한다. 이번 편은 ‘밀리언 프리마켓’ 팀이다.

‘밀리언 프리마켓’은 밀리언마켓 소속의 신예 아티스트들이 매주 새로운 주제, 새로운 곡들로 한강을 찾는 사람들에게 음악을 선사하는 버스킹 프로젝트다. 지난 26일을 시작으로 오는 7월 21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서울 한강 반포지구 채빛섬 버스킹 무대에서 펼쳐진다.

Mnet ‘소년24’를 통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박도하를 비롯해 ‘너의 목소리가 보여5’에 출연해 뛰어난 가창력을 뽐내 주목 받고 있는 임채언, JTBC ‘믹스나인’을 통해 뛰어난 보컬 실력과 리더십을 발휘하며 파이널까지 진출했던 김민경이 ‘밀리언 프리마켓’ 라인업에 합류했다.

또한 MBC MUSIC ‘캐스팅 콜’에서 순정만화 비주얼과 꿀성대로 화제를 모았던 최수정, ‘2018 연가’ 프로젝트 두 번째 가창자로 발탁됐던 릴리, MBC ‘듀엣가요제’를 통해 민경훈과 환상적인 호흡을 뽐냈던 이성담도 무대에 오른다.

Q. 이번 버스킹은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요?
릴리: 회사 이름인 ‘밀리언마켓’과 자유를 뜻하는 ‘프리(FREE)’를 합쳐서 ‘밀리언 프리마켓’으로 이름을 지었어요. 다양한 음악들을 자유롭게 보여주자는 취지로 만들었어요.
김민경: 저희들이 연습한 노래들을 들려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회사에서 기획을 해주셨어요.
최수정: 다들 해보고 싶어 했고, 이미 하셨던 분들도 있어요. 모두 같은 회사 아티스트기도 하고, 다같이 하는 게 좋아요.

Q. 지난주에 첫 스타트를 했어요. 기분이 어땠나요?
릴리: 어떻게 지나갔는지 잘 모르겠어요. 엄청 기다린 만큼, 빨리 지나간 느낌이 컸고요. 앞으로 더 많은 걸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도 생겼어요. 직접 해보니 어떤 분위기인지 알겠고, 어떤 음악을 할지 조금 그림도 그려졌어요.
이성담: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지난주엔 하질 못했어요. 이번 주가 처음이라 엄청 설레고 있어요. 했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상상도 하고, 연습도 하고 있어요. 영상을 봤는데 다들 잘하더라고요.

Q. 한강이라는 장소가 주는 분위기도 있었을 것 같아요.
김민경: 우선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잖아요. 여름이라 조금 더울 수가 있는데, 한강은 물가라 시원해요. 한강의 그 여유로운 느낌이 좋고, 다들 쉬러도 많이 오시잖아요. 그래서 한강을 버스킹 장소로 선택했어요.
릴리: 선상에서 하는 느낌도 들어요. 한강이 바로 보이고, 아주 많지는 앉지만 좌석도 있어요. 맥주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있고요. 프리한 분위기라 좋아요.

Q. 현장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김민경: 우선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최수정: 저희를 잘 모르는 분들이 많잖아요. 반응이 싸늘하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어요. 다행히 생각보다 되게 반응을 많이 좋아해주셔서, 앞으로도 더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앞에 여자분들이 많았거든요. 비싼 카메라를 들고 찍는 분들도 있었고요. 제가 첫 순서라, 자리에 앉으면서도 차가운 시선으로 날 보면 어쩌지 생각했거든요. “예뻐요”라고 칭찬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덕분에 편하게 노래했어요.

Q. 각자 다른 무대, 방송 경험이 있는데요. 이번 버스킹은 그때와 어떤 점이 다른가요?
최수정: 버스킹은 가까이서 앞에 있는 분들과 눈을 마주치면서 할 수 있어요. 더 가깝게 소통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릴리: 우선 자연스러워요. 녹화는 어쨌든 완벽한 걸 만들기 위해 다시 촬영하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버스킹은 한번 지나가면 끝이에요. 아쉽기도 한데, 그 아쉬움 조차도 버스킹의 묘미 같아요. 틀리거나 어설프거나 해도, 만들어가는 과정을 관객들이 같이 보니까 자연스러워서 좋아요.

Q. 매주 주제를 정해서, 그 주제에 맞는 곡을 들려준다고요?
이성담: 네, 매주 주제를 정해서 신청곡을 받고 있어요. 신청해주셨던 곡을 저희가 부른다면 너무 좋지 않을까요? 그게 소통의 시작이라 생각했어요. 인스타그램 댓글로 신청을 받고 있으니 많이 달아주세요.

Q. 현재 ‘청춘’을 주제로 신청곡을 받고 있던데요. ‘청춘’을 주제로 정한 이유가 있나요?
이성담: 저희가 지금 딱 청춘이잖아요. 보통 버스킹을 즐기러 오는 분들이 저희 또래분들이 많더라고요. 물론 나이 있는 분들도 계시고, 강아지도 있지만요(웃음). 저희 또래가 많기 때문에 같이 공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주제로 정했어요.
김민경: 청춘이라는 단어가 젊음과도 연결되지만, 또 일에 대한 불확실함과 두려운 마음도 있을 것 같아요. 도전하고 싶은 나이고, 실패와 성공을 오갈 수 있는 나이죠. 그런 꿈에 대한 이야기도 포괄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각자 좋아하는 음악, 부르는 성향들이 다를 것 같은데요. 주로 선보일 음악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박도하: 저는 록이나 센 헤비메탈 빼고는 다 즐겨 들어요. 힙합, 알앤비, 발라드, 어쿠스틱, 댄스곡 등 다양해요. 버스킹 때는 어쿠스틱, 발라드, 알앤비 쪽으로 많이 할 것 같아요.
릴리: 제 이름으로 발매된 노래들이 있어서요. 제 노래를 많이 들려드릴 것 같아요. 평소에 팝이나 드라마 OST도 많이 들어요. 가사가 좋은 곡들 위주로 선정해서 부를 것 같아요. 관객분들께 가사로 전달할 수 있는 곡들을 선택할 거예요.
최수정: 저도 가사를 되게 많이 봐요. 노래 분위기는 다운되는 노래를 많이 좋아하는 편이에요. 물론 신나는 노래, 차트에 있는 인기 있는 노래들도 좋아하는데요. 주로 부르는 것들은 잔잔한 노래예요.
임채언: 좋아하는 장르는 EDM을 빼곤 다 좋아하는데요. 부르다 보니 발라드를 많이 하게 됐어요. 좋아하는 장르는 주기적으로 바뀌어요. 록에도 빠졌다가 알앤비에도 빠졌다가 최근엔 엑스재팬에 빠졌어요.
이성담: 팝, 알앤비, 재즈를 좋아해요. 재즈는 언젠가 제가 불러보고 싶어요. 저도 노래를 만들고 있거든요. 제가 만든 노래를 하나씩 꺼내서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노래마다 사람들의 해석이 다르잖아요. 제가 들은 노래를 어떻게 해석했는지에 대해 소통하고 싶어요.
김민경: 알앤비, 힙합, 발라드, 팝 등을 잘 부르고 좋아해요. 물론 힙합, EDM 상관은 없어요. 어려워도 배척하거나 그러진 않는 편이죠.

Q. 다른 사람의 무대를 모니터하면서 “이런 점은 배우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게 있나요?
이성담: 수정이의 당당함이요. 항상 “난 두렵지 않아. 뭐 어때서!”라는 마인드예요. 항상 먼저 나서서 하겠다고 하고요. 사실 첫 순서가 많이 부담스럽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한 모습이 좋아보였어요.
릴리: 채언 오빠는 문제 같은 것들을 쉽게 생각해서는 아니지만, 대수롭지 않게 말해주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컨디션이 안 좋다”라고 이야기를 하면 “그래도 뻔뻔해지면 된다”라고 해줘요. 말로 사람을 차분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요. 도하는 차분하게 자기가 할 일을 굉장히 잘 하고요.

Q. 버스킹을 다 마친 후에 얻고 싶은 반응, 평가는요?
릴리: 저희가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할 수 있는 게 많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저도 팬이 생겼으면 좋겠고요. 대포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팬이 생기면 좋겠어요(웃음).
이성담: 제가 만든, 세상에 처음으로 나온 노래를 버스킹으로 들려드릴 건데요. 그래서 엄청 떨리고 걱정되는 마음이 있어요. “그 노래 좋더라”라는 정도만 돼도 엄청 큰 칭찬이고, 기쁠 것 같아요. 저는 기억이 안 돼도 되는데요. 제 노래를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앨범을 냈을 때 “이 노래 버스킹에서 들었어”라고 하면서, 다시 제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겼으면 해요.

Q. 앞으로 계속 버스킹이 있으니, 기대를 당부하는 한마디도 해주세요.
이성담: 지금은 즐길 때예요(웃음). 다들 빨리 오셔서 재밌게 즐겨요. 저희가 좋은 노래들을 많이 준비했어요. 들으면 알 수 있는 곡들도 많이 선곡했고요. 같이 부르면서 즐기면 좋겠어요.
박도하: 주말에 약속이 없으시다면 버스킹을 잠시 보러 오시면 좋겠고요. 그렇지 않더라도 날씨가 참 좋을 때잖아요. 밤에는 특히 춥지 않고, 선선하고 좋아요. 저희가 하는 장소가 잠수교 옆이거든요. 한강 길 중에서도 유독 예쁜 길이에요. 버스킹을 본 후에 따로 산책하기도 좋을 거예요. 야시장도 있고, 쇼핑도 할 수 있어요.

 

사진=신경용 포토그래퍼(스튜디오 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