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구현의 필름시럽] '신과함께2' 재밌게 자라난 전작의 씨앗, 쌍천만 열매 거둘까

2018-08-10     권구현 기자

[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무려 1441만 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이는 ‘명량’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기록이었다. 바로 ‘신과함께: 죄와 벌’(이하 신과함께)의 이야기다. 사실 개봉하기 전부터 설왕설래가 많았다. 워낙 마니아층이 두터운 웹툰을 원작으로 둔 영화다. 그만큼 기대도 높았고 우려도 깊었다. 원작의 주요 캐릭터인 ‘진기한 변호사’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부터 주인공 김자홍(차태현 분)의 직업 변경, 염라(이정재 분)의 외양까지 원작과 비교하여 끊임없이 말이 나왔다. 하지만 염려였다. 

‘신과함께’는 결국 큰 흥행을 기록했다. 그리고 그 기세는 2편 ‘신과함께: 인과 연’(신과함께2)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사실 ‘신과함께’는 한국영화사에 남다른 도전이다. 1편과 2편을 함께 기획해 한번에 촬영했다. 제작비만 해도 400억원. 1편의 흥행으로 손익분기점을 채웠지만, 흥행은 신이 결정한다는 걸 감안할 땐 분명 위험한 시도였다. 하지만 김용화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은 그 벽을 넘어섰고, ‘신과함께2’로 다시 한번 관객과 마주하고 있다.

‘신과함께2’의 시작은 김수홍(김동욱 분)의 저승길 안내로 시작한다. 이미 전작의 결말에서 보여줬던 지점이다. 차태현을 넘어 1편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김동욱은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열어간다. 하지만 이번엔 본인이 전작의 차태현 역할을 자처한다. 2편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 해도 3차사다. 저승의 김수홍과 이승의 성주신(마동석 분)은 강림(하정우 분)과 해원맥(주지훈 분), 그리고 덕춘(김향기 분)의 천년 전 과거로 관객들을 이끈다.

영화는 세 곳을 배경으로 구성됐다. 하나는 강림과 김수홍의 저승길이다. 전작에서 보여줬던 지옥 세트를 바탕으로 ‘쥬라기공원’을 오마주한 공룡신과 같은 볼거리를 선사한다. 전작부터 이어진 수홍의 죽음과 관련된 비밀도 풀어낸다. 수홍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강림이 천년 동안 숨겨왔던 사연과 여러 인연들이 그려진다. 전작의 부제였던 ‘죄와 벌’의 마침표라고 볼 수 있다.

또 하나는 성주신이 지키고 있는 허춘삼 노인과 손자 현동이가 살고 있는 이승의 철거촌이다.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와 손자, 그리고 가난이라는 짠한 소재로 묶여있지만, 이곳의 분위기는 항상 유쾌하다. 그 즐거움을 도맡는 것은 바로 마동석과 주지훈이다. 막강한 힘을 가졌지만 현실 경제 감각이 떨어지는 성주신, 그에 비해 힘은 떨어지만 화려한 말발로 중무장한, 대신 어딘가 어설픈 해원맥, 두 허당 하모니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머지 하나는 성주신이 털어놓는 3차사의 천년 전 과거 이야기다. 3차사들이 과거 어떤 인물이었고, 그들은 어떤 사연으로 얽혀 있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지금까지 차사로 활동하고 있는지가 그려진다. 서로의 은원이 얽혀있는 이 부분이 부제 ‘인과 연’에 맞는 이야기이며, 극의 서사에 풍성함을 더하는 지점이다. 특히 ‘하얀 삵’으로 등장하는 주지훈의 모습은 “1편의 발견은 김동욱, 2편의 발견은 주지훈”이라는 찬사를 낳기 충분하다.

김용화 감독은 역시 충무로의 대표 이야기꾼이었다. “1편은 2편의 예고편”이라는 호언장담은 사실이었다. 1편에서 뿌려놓은 여러 씨앗들은 2편에서 풍성히 자라나 이삭이 됐다. 원작 팬들이 실망했던 지점들도 충분히 영화적으로 풀어냈다. 아니, 오히려 배려했고, 3편을 기대케 만들었다. 이쯤이면 1편 개봉 전 원작과 비교해 들었던 수많은 혹평들이 억울 했을 것 같다. 그만큼 2편의 만듦새는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다. 장르 영화, 상업 영화에게 필요한 최고의 덕목을 갖췄다는 이야기다. 나아가 1편의 개봉 후 비판 받았던 ‘신파’ 요소도 지워냈다. 

이제 관객은 ‘신과함께’ 할 일만 남았다. 그것도 벌써 두 번째 느끼는 즐거움이다. 그리고 또 세 번째 동행도 기대해 본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