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뮤지션] 권민제 ① ‘인천 나얼’에서 버스킹 그리고 음원 발매까지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음악이 좋아서,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혹은 생계를 위해 길거리에 나선 버스커들이 날로 많아지고 있다.
제니스뉴스는 이러한 버스커들을 ‘거리의 음악인’ 코너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들이 거리에 나선 이유, 어떤 음악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의 방향성 등을 함께 공유한다. 이번 편은 권민제다.
권민제는 앞서 Mnet 음악 예능 프로그램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 ‘울산나얼 저격수, 인천 나얼’로 출연해 나얼의 ‘바람 기억’을 두 키 올려 부르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후 꾸준한 버스킹, 유튜브 채널 운영, 각종 공연 등으로 활동을 펼친 권민제는 최근 자신의 이름을 건 신곡 ‘사랑.. 그게 대체 뭔데’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가수로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Q. 처음 버스킹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5년 정도 됐는데요. 군 제대를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게 뭘까’ 생각하다가 음악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 뒤로 계속 노래 연습을 했고, 학교를 복학하면서 학업과 노래를 병행했죠. 그러다 호기심으로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 출연 신청을 했는데 운 좋게 출연할 수 있게 됐어요.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좋아서 놀랐고, 그 이후로 조금씩 버스킹과 여러 외부 음악 활동을 시작하게 됐죠.
Q. 버스킹을 하면서 좋았던 점은요?
공연 시간이 자유롭고, 관객들이랑 같은 눈높이로 서로 소통하면서 노래 부르는 게 좋아요. 또 제가 음악을 늦게 시작했고, 예대 출신이 아니어서 음악하는 지인들이 없었거든요. 버스킹을 하면서 음악하는 지인들이 생겨서 좋기도 하고요.
Q. 주로 버스킹을 하는 장소, 부르는 곡이 궁금해요.
요즘은 예전처럼 하진 못하고 있는데요. 무대로 보여주는 버스킹을 계획하고 있어요. 이제는 버스킹을 하면서 경험을 쌓는 느낌보다 정돈해서 하나의 무대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에요. 한창 할 때는 일주일에 1~2번 정도 했고, 신청곡을 받아서 부르곤 했어요. 당시엔 지금처럼 버스커가 많지 않았거든요. 서울을 비롯해 수원, 부천, 인천 여러 번화가들을 많이 돌아다녔어요. 주로 남자들이 좋아하는 노래들을 불렀는데요. 고음 노래, 발라드를 많이 불러요. 제가 제일 잘하는 장르고, 사람들도 많이 좋아해주셔서 그렇게 불렀죠. 요즘에는 감성적인 발라드도 시도하려고 하고 있어요.
Q. 지금 주로 하는 활동은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공연에 섭외되면 하러 가고, 꾸준히 음악 작업과 연습을 하고 있어요. 사실 버스킹을 계속 하려고 하는데 여유가 잘 나질 않아요. 유튜브는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어요. 노래하는 영상이나 일상을 올리게 됐고, 그렇게 하면서 지금은 구독자가 8만명이 됐어요. 영상은 직접 녹음, 편집을 해서 올리고 있고요.
Q.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수익을 내는 게 쉽진 않을 텐데요.
처음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음악을 했어요. 차츰 공연, 유튜브를 통한 수익이 생기게 됐죠. 덕분에 아르바이트를 할 시간에 음악에 더 집중할 수 있었어요.
Q. 혼자 음악을 하면서 힘든 점은 없나요?
금전적인 욕심이 많지는 않아서 그런 쪽으론 크게 힘들진 않고요. 노래는 제가 더 노력해야 하고, 돈을 쓰면서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직 많은 돈을 벌 단계는 아니라 생각해요. 사실 힘든 건 노래 연습하는 거죠. 혼자 연습을 하면서, 스스로 계속 발전시켜야 하는 게 생각보다 힘들어요. 노래를 더 잘하고 싶거든요. 저는 제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Q. 피드백이 필요할 때는요?
제가 댓글들을 다 챙겨봐요. 거기에 있는 악플들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체크해서 보고 있고요. 주변 지인분들께도 많이 물어보는 편이에요.
Q. 본인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처음 시작할 때 무작정 기초적인 것들만 연습했거든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기 때문에 그렇게 했는데, 그게 지금 와서는 기초를 다질 수 있게 되면서 강점으로 작용하게 됐어요.
Q. 본인에게 영향을 미친, 혹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있나요?
정승환, 아이유를 좋아해요. 분위기나 스타일이 너무 좋아요.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감성적인 면들이 부러워서 좋아해요. 음악적인 방향은 박효신을 좋아해요. 굉장히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는 가수인데도 불구하고 시대에 맞춰 음악을 변화시키는 게 멋있어요. 노력도 많이 하시는 것 같고요.
Q. 최근에 발표한 곡 ‘사랑.. 그게 대체 뭔데’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운이 좋게 SNS를 통해 작곡가님이 연락을 주셨어요. 서로 마음이 맞아서 같이 작업하게 됐고요. 반년 정도 준비했어요. 가사, 멜로디 부분을 같이 상의하면서 작업했어요. 곡 자체는 고음에만 치중하는 게 아니라 고음, 저음을 다 보여드리려고 노력한 곡이에요. 작곡가님께서 가사도 쓰셨는데, 주변 지인들과 본인의 경험을 잘 묶어서 썼다고 하시더라고요.
Q. 곡 완성도에 대한 만족도는요?
원래 여자 노래였거든요. 처음에 만들었던 노래에서 많이 바뀌었어요. 작곡가님이 의견을 많이 수렴해주셔서 잘 나온 것 같아요. 처음에 걱정도 많았거든요. 작곡가님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Q. 곡을 내면서 기대한 반응들이 있나요?
기대한 반응은 크게 없어요. 앨범을 내는 건 뭔가 제가 살아온 사진첩 같아요. 예전에 내가 이렇게 노래했고, 지금 내가 이렇게 노래하고. 나중에는 이렇게 노래하게 된다는 기록을 남기고 싶었던 게 커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는 걸 알기 때문에 기대보다는 사실 걱정이 많았죠. 주변에서는 괜찮다고 해줘서 고맙죠.
Q. 향후 음반 단위 발매나 추가로 음원을 발표할 계획이 있나요?
음반은 아직 때가 아닌 것 같고요. 현재 여러 작곡가님들과 접촉을 하고 있고 최대한 2~3달 간격으로 내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지금도 계속 작업하고 있거든요. 한 곡 작업이 거의 다 돼서 그걸 마치면, 또 다음 곡 작업을 바로 하려고 해요. 운이 좋았죠. 싱글 단위로 우선 계속 낼 생각이에요.
Q. 세워둔 단기, 장기적인 목표가 궁금해요.
단기적으로는 올해 안에 구독자 10만명을 만드는 거고요. 음원도 또 낼 생각이고요. 장기적인 계획으로는 오프라인으로 저의 단독 공연을 꼭 하고 싶어요. 작곡도 배워서 스스로 곡을 써보고 싶기도 하고요. 가사는 생각날 때 계속 적어두고 있어요.
Q. 끝으로 본인을 응원해준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시작부터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거기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컸어요. 그래도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했고,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앞으로도 실망시켜드리지 않게 발전한 모습 보여드리고,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도록 노력할게요.
사진=권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