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박지민, 180도 변신 “22살 제 모습 보여주고 싶었어요”

2018-09-06     변진희 기자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박지민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2년의 공백기 동안 외모, 음악 스타일, 창법 등 여러 방면에서 변화를 줬다. 대중이 기억하는 SBS ‘K팝스타’ 속 소녀 박지민이 아닌, 성숙해진 숙녀 박지민으로 돌아왔다.

제니스뉴스와 박지민이 만나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두 번째 디지털 싱글 ‘지민x제이미(jiminxjamie)’ 발매를 기념해 이야기를 나눴다.

“2년 만의 컴백인데요. 피디님께서 계속 더 좋은 곡으로 나와야 한다고 하셨고, 이번 노래를 들으시고 ‘너무 좋다’고 하셔서 나오게 됐어요. 타이틀곡 '에이프릴 풀스(April Fools)’는 제가 직접 작곡, 작사한 노래인데요. 솔직한 노래를 쓰고 싶어서 실제 상황을 담았어요. 수록곡들도 제가 하고 싶었던 음악들을 담았고요. 앨범 명의 의미는 ‘지민’이 과거 ‘K팝스타’ 이후를 담았다면 ‘제이미’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거예요”

‘에이프릴 풀스’는 조금은 다크하면서도 박지민 특유의 그루브한 느낌을 잘 살린 곡이다. 뮤직비디오는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을 만큼 파격적이지만, 한 편의 영화 같은 미쟝센과 독특한 분위기의 오브제들 그리고 예상을 뛰어넘는 스토리 전개가 어우러져 보는 재미를 높였다. 박지민이 이런 과감한 변화를 시도한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분들이 변화라 느낄 수 있겠지만, 저는 예전부터 ‘에이프릴 풀스’처럼 다크한 노래들을 하고 싶었어요. 제가 워낙 어렸을 때 ‘K팝스타’에 나왔고, ‘오버더레인보우’라는 곡을 부르면서 귀여운 이미지가 잡혔잖아요. 그 이미지를 이어가다가 이젠 성인이 됐기 때문에 조금 더 제 색깔이 뚜렷한 음악을 만들고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회사에도 계속 잘할 수 있다고 어필했고요. 물론 대중이 느낄 괴리감에 대한 걱정은 있었어요. 갑작스럽게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저는 22살 박지민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좋게 봐주셨으면 해요”

지민은 성인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직접 작사, 작곡을 하는 싱어송라이터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몰라(M.O.L.A)라는 크루를 형성해 함께 곡을 작업하고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노래를 들려주기도 했다. 그렇게 차근차근 쌓은 내공을 이번 앨범에서 십분 발휘했다.

“이번 앨범이 나오기 전부터 계속 곡을 회사에 들려줬어요. 제가 보통 좋아하고, 듣는 장르가 팝, 알앤비, 언더 쪽 노래였거든요. 그래서 어렵게 생각했던 부분이 대중적인 노래였어요. 피디님께서 계속 ‘조금 더 대중적인 음악을 만들어보자’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2년간 배워가면서 작업을 하다가, 처음으로 대중적이면서 제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이 나온 것 같아요”

박지민은 2년의 공백기 동안 자신감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작업 초반, 힘들게 작업한 곡들이 매번 좋지 않은 평가를 받으며 낙심한 경험도 있다.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박지민은 혼자 만족하는 음악보다 듣는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게 가수의 모습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처음엔 많이 흔들렸어요. 제가 들었을 땐 너무 좋은 노래인데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았으니까요. 음악을 만드는 데는 소질이 없나 싶었죠. 계속 대중적인 것은 무엇일지 연구했어요. 울기도 많이 했죠.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엔 가요를 거의 듣지 않았는데요. 요즘에는 다른 아티스트들의 노래도 다양하게 듣고, ‘너무 오글거리지 않나’라고 생각했던 표현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쓸 수 있을 정도가 됐어요”

가요를 잘 듣지 않았던 이유에 대한 물음에 박지민은 “공감을 못했다”라고 답했다. 일차원적인 표현이 많았던 팝과 달리, 복합적인 표현이 들어간 가요를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이제 다시 가요를 즐겨 듣게 됐다는 박지민에게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물었다.

“정진우라는 친구의 노래를 즐겨 들어요. 친구로만 지냈고 음악을 공유하진 않았었는데요. 최근에 들으면서 정말 멋있다고 느꼈어요. 음악이 너무 멋있어요. 그 친구의 노래를 들으면서 도움이 되기도 했고요. 저희 피디님이 쓰신 노래 중에는 ‘티가 나나봐’를 좋아해요. 피디님은 일상생활에서 잘 쓰지 않는 표현들을 자연스럽게 잘 쓰시잖아요. 그 점이 멋있어요”

박지민의 강점 중 하나는 시원하게 고음을 지르는 보컬이다. 그는 ‘K팝스타’ 때부터 청아한 보이스로 안정적이게 고음을 소화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이번 ‘에이프릴 풀스’에는 엄청나게 지르는 고음이 없을 뿐더러, 박지민의 목소리와 창법 자체도 많이 달라져 있었다.

“편안한 분위기의 곡이 많아요. 고음이 강점이라고 해서 파워풀한 노래를 부르기에는 시기상 아닌 것 같아서요. 사실 제 목소리나 톤이 변성기를 지나고, 편도 수술을 하면서 많이 변했어요. 목소리가 저음으로 내려갔어요. 그간 보여드리지 않았던 저음의 음색을 들려드리면서 장점으로 생각하는 고음도 적절히 섞었어요. 이제 저의 강점은 꾸미지 않은 저의 모습을 노래로 표현하는 거예요. 멀리 있는 느낌보다 가까이 있는 친구가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 저의 장점인 것 같아요”

달라진 박지민의 모습에 또 궁금해지는 것은 15&의 향후 활동 계획. 박지민은 백예린과 함께 15&로 데뷔해 활동했지만, 지난 2015년 ‘사랑은 미친 짓’을 발매한 이후 두 사람이 함께 활동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이에 15&의 해체설, 불화설 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예린이가 며칠 전에 제 컴백 소식을 듣고 연락이 왔어요. 엄청 피곤하겠다고 하면서, 앨범이 나와서 축하한다고 했어요. 예린이도 예린이의 음악을 하고 있고, 저도 그래요. 각자의 음악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제가 하고 싶은 장르는 이번 곡 같은 스타일인데, 예린이는 또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거든요. 그렇게 서로 윈윈을 하다가, 언젠가는 또 만나서 같이 음악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

끝으로 박지민은 “계속 좋은 노래가 나오면 대중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너무 오랫동안 팬분들을 기다리게 한 것 같다. ‘기다리는 거에 적응됐다’라는 말에 너무 마음이 아팠다. 최대한 열심히 노래를 들려드리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