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D-1' GU 프리뷰 ① 이렇게 개성 넘치는 SPA 매장이라니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지금 간절기다. 간절기는 건조하고 메마른 느낌이지만 쇼핑하기 딱 좋은 때다. 여름과 가을의 가운데에 서 있는 만큼 두 계절의 옷을 모두 입을 수 있고 이에 맞춰 여러 브랜드들에서도 할인 행사, 신제품 출시 등 패션 덕후들이 좋아할 만한 이슈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많은 패션계에는 흥미로운 이슈거리들이 많다. 그중 하나가 일본에서 새로운 SPA 브랜드 GU가 넘어온다는 것이다. GU는 이미 한국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유니클로의 동생 브랜드다. 패스트 리테일링을 모회사로 하고 있으며, 유니클로에 이어 이번 2018년 9월 한국에 상륙하면서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13일 오전 GU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한국 첫 매장을 오픈했다. 왜 롯데월드몰이었을까? GU는 그 이유에 대해 유니클로라고 답했다. 두 브랜드는 비슷한 듯 보이지만 다른 스타일을 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GU와 유니클로가 인접한 곳에 위치해 있으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게 GU의 설명이다.
둘의 조합이 한국 고객들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을까? 많은 기대가 모이는 가운데, 수개월 동안 천막에 쌓여있던 GU 그 속을 공개한다.
"유니클로와 비슷한 GU? 형제지만 달라요"
GU의 첫인상은 ‘유니클로’였다. 단지 화이트 컬러를 메인으로 내세운 유니클로와 달리 은은한 라이트 그레이가 매장 전체를 감싸고 있다는 것 빼고는 다를 것이 없었다. 디스플레이 역시 다른 SPA 브랜드와 비슷하다. 그러나 매장을 다 둘러보고 나왔을 때 드는 생각은 ‘다르다’였다.
점원의 간섭 없이 고객이 직접 돌아다니며 스스로 옷을 입어보며 쇼핑을 하는 유니클로와 달리 GU는 고객의 자율성에 전문가의 조언을 더했다. 총 11개 섹션으로 구성한 GU 매장은 각 구역별로 GU 어드바이저라 불리는 스타일리스트를 배치했다. GU 어드바이저는 고객 각각에게 어울리는 패션을 제안하는 스타일리스트로 스타일링부터 최근 트렌드까지 고객과 가볍게 이야기 나눈다.
“저희는 매장 전체를 다니면서 의상부터 굿즈까지 전체적인 코디네이션을 도와드리고 있어요. 고객에게 어울리는 스타일링을 해드리는 것이다 보니 어드바이저가 되려면 다양한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요. 고객을 실제로 대하는 것처럼 시뮬레이션도 하고 컬러, 체형별 스타일링 등 하나하나 전문적으로 트레이닝을 받았어요”(황서희 GU 어드바이저)
"GU에는 SPA에 없는 그것이 있다"
한국 패션 업계는 이미 수많은 SPA 브랜드로 가득 넘친다. 그러나 다 같은 느낌, 다 같은 구성으로 국내 고객들은 지쳐 버린 상황이다. 국내 고객에 있어 SPA 브랜드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라 저렴하면서도 트렌디한 옷을 사러 가는 곳이 돼버렸다.
이러한 고객에게 있어 GU는 단비 같은 브랜드가 될 수도 있겠다. GU는 어디에서나 봤을 법한 베이식한 구성을 바탕으로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요소를 매장에 더했다.
GU 매장에는 총 5개의 스타일 스탠드가 기둥에 배치됐다. 고객은 스타일 스탠드를 통해 원하는 제품의 다양한 스타일링과 상세 상품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특히 GU 모바일 앱을 다운로드했다면 스타일 스탠드에서 확인한 제품으로 내 계정에 담아 모바일로도 주문할 수 있다. 이 기능은 GU 진출국 중 최초로 한국에서 선보이는 것으로, 한국 내 SPA 브랜드 최초이기도 하다.
“스타일 스탠드를 통해 제품 정보뿐 아니라 고객의 취향에 맞춘 다양한 스타일링도 함께 볼 수 있어요. 마음에 드는 제품은 위시리스트에 담을 수 있고, 모바일 전송하기를 누르면 본인 휴대폰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어요. 신중하게 구매하고 싶다면 위시리스트에 담아서 입에 있는 다른 아이템과 코디를 생각해보고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고아라 GU 영업부 총책임자)
스타일 스탠드와 함께 GU 매장에서 가장 폭발적인 인기를 끈 것은 ‘노 웨이트 서비스’였다. 그간 고객들은 원하는 옷을 입어보기 위해 피팅룸 앞에 서서 오랫동안 기다려야 했다. 이는 지루함뿐 아니라 매장 동선을 망치는 일이기도 했다. 이를 고려해 GU는 노 웨이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피팅룸 앞에서 대기하는 일은 참 지루해요. 그래서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번호표를 제공하는 노 웨이트 서비스를 도입했어요. 순서에 맞춰 피팅룸에서 안내하고, 고객 스스로도 QR코드를 통해 대기 시간 확인이 가능해요”(고아라 GU 영업부 총책임자)
"유니클로와 GU, 경쟁 or 시너지"
GU는 그동안 가격 경쟁력과 고퀄리티 제품, 컬래버레이션 등을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웠던 유니클로보다 더 저렴하면서 비슷한 품질, 그리고 디올 옴므의 수장 킴 존스와의 컬래버레이션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전략으로 론칭 전부터 한국 패션 피플의 심장을 뛰게 했다. 그렇다면 GU는 어떻게 유니클로와 차별된 느낌을 줄 수 있을까?
“GU와 유니클로는 서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어요. 두 브랜드가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유니클로는 베이식한 스타일로 폭넓은 연령대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라면, GU는 빠른 유행 변화에 발맞춰 보다 트렌디하고 스타일리시한 아이템을 선보이고자 해요. 두 브랜드가 각각 다른 느낌을 띄고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GU 마케팅 관계자)
오랜 준비를 통해 드디어 문을 연 GU다. 트렌드에 발맞춰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브랜드 GU가 SPA 브랜드에 지쳐버린 한국 고객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많은 기대가 모인다.
한국에서 GU의 첫 출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GU가 궁금해졌다면 14일 롯데월드몰로 떠나보는 것을 어떨까?
사진=오지은 기자 oj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