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박경림 ② 토커에서 리스너로 “편견 없이 들어주고 싶어요”

2018-09-18     변진희 기자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좀 살아본 우리들의, 그런대로 괜찮은 삶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온전히 듣고, 듣는 것만으로도 알게 되는, 우리의 마음을 들여다 봅니다”

박경림의 리슨 콘서트를 소개하는 글이다. 그간 토크 콘서트로 좋은 반응을 얻어왔던 박경림이 이번에는 토크가 아닌 리슨을 타이틀로 내세웠다. 그는 오는 10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리슨 콘서트를 개최하고 관객들과 만난다.

제니스뉴스는 최근 박경림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위드림컴퍼니 사무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누군가의 시간을 저와 함께해준다는 게 너무 고마운 일인데, 귀한 시간을 함께해줘서 감사하다”는 말로 인사했다.

그간 각종 행사장에서 경청의 자세로 배우들의 소회를 이끌어냈던 박경림이 리슨 콘서트에서는 관객들로 시선을 돌린다. 박경림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주기 위해 이번 콘서트를 기획했다.

“그동안 말하는 사람으로 계속 지내왔어요. 20년이 흐른 후, 다음 20년은 어때야 할까 고민해봤어요. 말이 많다고 잘하는 건 아니잖아요.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할지 고민했고, 진짜 잘 들었을 때 많이 하지 않아도 필요한 말을 할 수 있겠다 싶었죠. 그런 생각에서 나온 게 리슨 콘서트예요. 어떠한 편견도 없이 그 사람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들어주고 싶었어요. 사람들의 삶은 너무 소중하고 의미 있잖아요. 그 의미 있는 삶을 함께 듣고 나누는 터를 만들면 어떨까 해서 하게 됐어요”

콘서트를 떠올리자면 노래, 춤이 있는 공연을 먼저 생각할 테다. 하지만 지난 1999년 국내 최초로 토크 콘서트를 기획해 성공시킨 박경림은 이번엔 또 최초로 리슨 콘서트에 도전한다. 기존에 없던 방식의 콘서트를 박경림이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99년도에 토크 콘서트를 처음 했는데, 이전에는 그런 콘서트가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무작정 어린 마음에 생각했죠. 가수들은 노래로, 배우는 연기로 관객들과 소통하는데 나처럼 말하는 사람은 이야기로 소통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죠. 주위에서 다 말렸는데 저는 했어요. 감사하게도 잘 됐고요. 이번에는 그냥 편견 없이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생각해서 시작했어요.

어떤 분들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주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제가 최대한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은 해야죠. 공연을 완성해주는 분들은 관객이에요. 이전에는 ‘토크 콘서트는 이럴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준비해서 사연을 받았다면, 이번에는 누구든 인생을 이야기할 수 있게 판을 만들었어요.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진짜 모르겠어요”

이러한 리슨 콘서트에서는 박경림의 20년간 노하우가 빛을 발할 전망이다. 데뷔 20주년을 맞아 준비한 ‘리슨 콘서트’는 늘 색다르고 새로운 것을 꿈꾸며 달려왔던 박경림이 야심차게 준비한 자리다. 박경림은 이번 리슨 콘서트가 대중과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전에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으면 해결해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거든요. 사실 그냥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해도 되잖아요. 사실 현실은 크게 바뀌지 않지만, 같이 공감해주고 응원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니까요. 리슨 콘서트를 통해 누군가의 이야기를 정말 깊이 있게 들어줄 때, 얼마나 큰 힘이 될지를 느낄 수 있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어요”

더불어 박경림은 여자 예능인으로서 이전보다 넓어진 활동 분야에 대한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자신뿐 아니라 후배들 또한 다방면으로 활약하고 있어 “반갑도 좋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 더욱 본인이 때문에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 활동해가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요즘 다들 활약하고 있잖아요. 올해는 여자 예능인에도 대상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상황이 이러니 어쩔 수 없지’라고 하기보다 ‘상황이 이럴 때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라고 생각해요. 이쪽에 기회가 없다면, 다른 쪽으로 기회를 만들면 되잖아요. 그래서 제가 했던 게 영화 행사, 공연이었고요. 주어진 기회를 열심히 하면 또 다른 기회가 생길 거라 믿어요. 여자 예능인이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는 게 분명이 있다고 봐요. 그걸 찾아가는 게 저의 숙제죠”

 

사진=위드림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