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강남미인' 곽동연 ② "외모로 욕 많이 먹어... 결국 취향일 뿐"

2018-09-23     이혜린 기자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서브병. 드라마 속 남녀 주연 배우가 아닌 서브 주인공의 따뜻한 매력에 빠지는 현상을 뜻한다. 최근 온화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서브병'을 유발하는 배우가 있다면, 단연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속 배우 곽동연이 아닐까?

곽동연은 JTBC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연우영'을 맡아 현실에 있다면 과사에 쉬는 시간마다 들락날락할 것 같은 '조교님'으로 분했다. 꽉 막혔던 극의 분위기를 사이다처럼 뻥! 뚫는가 하면, '미래'(임수향 분)을 향한 다정다감한 모습으로 여성 시청자들을 '우영홀릭'에 퐁당 빠뜨렸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아역배우 곽동연라는 타이틀을 벗을 수 있던 기회였다. 데뷔작 KBS2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속 앳된 '방장군'(곽동연 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쌈, 마이웨이', 영화 '대장 김창수', 연극 '엘리펀트송' 등 자신의 작품에 푹 빠져 드라마를 이끌어 나갈 역량을 다져온 그다. "작품을 준비하고, 연기하고, 결과물을 보는 과정을 즐기고 사랑한다"고 연기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제니스뉴스와 곽동연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종영 인터뷰로 대화를 나눴다. 올곧은 눈으로 똑 부러지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던 곽동연. 앞으로의 모습을 기대하게 만든 그의 이야기를 이 자리에 전한다.

▶ 1편에서 이어

Q.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외모지상주의는 개인의 영역에 침범했기 때문에 생긴 것 같다. 스스로에 대한 것만 생각하면 되는데, 다른 사람을 평가해서 상처받는 것 같다. 폭력적인 일이다. 다양한 유형의 피해자가 발생한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었다.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하지만 연예인의 입장이라면 다를 것 같다.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하지 않겠는가. 
그건 맞다. 하지만 외모에 대한 생각과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저도 드라마나 영화 작업, 오디션을 보며 외모로 욕을 많이 먹었다. 

Q. 외모 지적에 상처도 받았겠다. 
상처보다는 깨달은 점이 많다.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을 말이다. 취향일 뿐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100명 중 100명을 만족시킬 수 없다. 현실이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성형을 권유한다면?
안 할 거 같다. 득과 실을 따진다면 잃는 게 더 많다고 생각한다. 

Q. 곽동연이 생각했을 때 가장 자신있는 부위는 어딜까?
눈이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콤플렉스였다. 쌍꺼풀이 진해서 부담스러워 보였다. 그런데 지금은 좋아해주시는 분도 있고, 연기할 때 유용한 무기가 된다. 

Q. 결단력 있고, 현실적인 스타일 같다. 이전에 '나 혼자 산다'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였다.
몇 번 겪다 보니까 깨달았다. 큰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온다. 그런데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선택하면 꼭 후회가 남았다. 그래서 끌리는 쪽으로 선택하려고 한다. 

'나 혼자 산다' 때의 저는 정말 열심히 잘 사는 때였다. 그때는 저를 짠하게 봐주시는 분들이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 그 시절을 돌아보면 왜 그렇게 생각하셨는지 이해가 된다(웃음). 

Q. 최근 예능에 출연하는 배우들도 많다. 관심 있게 보는 예능이 있다면? 
제가 출연해도 활약하지는 못할 것 같다. 하지만 잘할 수 있는 유형의 예능이 있다면 언제든지 참여하고 싶다. 최근에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같은 여행 예능이나 '대탈출'을 정말 재미있게 봤다. 방 탈출하는 걸 좋아하는데 스케일이 달라서 재미있을 것 같다. 그리고 여름이 지나서 아쉽지만, 공포 장르를 좋아한다. 워후! 공포 체험을 할 수 있는 예능 있으면 해보고 싶다. 

Q.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기타 연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했다. 예전에 가수 연습생이었는데, 포지션이 기타였다. 그리고 이 장면에는 비하인드가 있다. 원래 다른 곡들을 연주하려고 했다. 처음에는 '이즌 쉬 러블리(isn't she lovely)'를 하려고 했는데, 저작권 문제가 있었다. 팝송은 안 됐다. 그렇다고 해서 대중음악을 하자니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기타리스트 정성하 씨의 곡을 연주했다.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Q. 가수 연습생이었다는 과거가 흥미롭다.
2년 반 정도 연습생 생활을 하며, 밴드를 준비했었다. 그런데 우연히 '넝쿨째 굴러온 당신' 오디션을 봤고 캐스팅됐다. 작품을 하며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Q. 꾸준하게 활동하며, 배우로서의 역량을 쌓아가고 있는 것 같다. 비결은?
쉬는 걸 안 좋아한다. 작품을 준비하고 연기하고 결과물을 보는 과정을 즐기고 사랑한다. 스스로가 쓸모 있고 가치 있는 시기 같다. 그리고 일을 하면서 알게 되는 분들이 다시 저를 불러주시기도 한다. 어렸을 때부터 일하다 보니까 다양한 시각으로 저를 바라봐 주시는 거 같다. 

Q. 작품에서 만나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데뷔작에서 윤여정 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이 정말 멋있었던 기억이 난다. 새까맣게 어린 저에게도 배려해 주시고 많이 도와주셨다. 다시 한 번 같은 작품에서 만나 뵙고 싶다.

Q. 이제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휴가 계획은 없는지?
아직 입금 전이다(웃음). 여행하기에는 교통 편이 어려울 것 같아 집에서 가족들과 쉴 생각이다. 평소에도 일주일 정도 쉬면 무료함을 느낀다. 운동, 적당한 음주, 시간과 비용이 허락할 때 여행을 계획한다.

Q. 차근차근 배우로서 성장하고 있다. 곽동연의 목표가 궁금하다.
인생에 운을 초년에 몰아 쓰는 게 아닐지 생각할 정도 감사하다. 지금 이 순간도 행복하고 소중하다. 이 직업을 원하는 사람도 많고, 저보다 뛰어나고 대체할 정도로 강한 매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텐데 꿈을 이뤄나가고 있다는 게 행복하다. 

앞으로 연기적으로 믿고 볼 수 있고 친근한 배우가 되고 싶다. 거리감이 느껴지기보다는 동네에 있을 거 같고, 만나도 반가워 길거리에서 인사할 정도로 반가운 배우 말이다. 

 

사진=신경용 포토그래퍼(스튜디오 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