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시간’ 서현 ① 소녀시대 막내의 똑 부러진 홀로서기

2018-10-06     변진희 기자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서현은 10대의 나이에 걸그룹 소녀시대로 데뷔했다. 소녀시대로 뜨거운 전성기를 누렸고, 태티서라는 유닛으로도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예능, 드라마 등 다방면으로 활약하며 바쁜 11년을 보냈다.

그리고 서현은 지난해 10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전속계약 종료를 앞두고 SM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하는 것 대신, 독자적인 활동을 펼치기로 한 것. 1년이 지난 지금, 그룹 내 막내였지만 똑 부러지는 성격으로 대중에 눈도장을 찍었던 서현은 홀로서기 역시 착실히 해내는 중이다.

소녀시대 때부터 조금씩 해오던 연기에 흥미를 느낀 서현은 그간의 내공을 바탕으로 MBC 드라마 ‘시간’의 주인공을 꿰찼다. 32부라는 긴 호흡을 마친 후, 제니스뉴스와 서현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은 1인 기획사처럼 활동하고 있는데요. 얼마나 더 할지는 처음이라 아직 잘 모르겠어요. 15년간 SM에 있었거든요. 감사한 일이 정말 많죠. 지금도 사장님, 선생님과 연락도 하고 지내요. 회사를 나온 건 불만이 있어서가 아니라, 인생에 대한 도전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모든 게 체계적으로 잘 갖춰진 너무 좋은 회사지만, 제 인생에 있어서 스스로의 힘으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 어떻게 해갈지 계속 고민하고 있고, 많은 경험을 하고 싶어요”

당장 서현이 택한 활동 방향은 연기다. 그동안은 소녀시대 활동을 주로 하며, 연기를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온전히 연기에만 집중할 시간이 없었다고. 조금 더 집중해서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물론 혼자 할 수 있는 곡들도 쓰고 있어요. 곡이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시기에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올해는 힘들겠죠?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뮤지컬도 정말 좋아해요. 연기, 노래, 뮤지컬 모두 하고 싶은데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느낀 건 확실히 하나에 집중하는 게 맞는 것 같더라고요. 당분간은 그냥 연기에 집중하고 싶어요. 앨범, 뮤지컬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죠”

서현은 혼자 활동하면서 개인적인 시간이 많아졌고 여가를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장점이 있는가 하면, 스스로 결정하고 해낼 일들이 많아져 어려움을 겪기도 한단다. 무엇보다 동고동락하던 멤버들과 떨어져 지내면서 외롭고, 그리울 때가 많다고.

“멤버들이 너무 보고 싶더라고요. 저희가 항상 단체 채팅방으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서로 작품 모니터도 해주고요. 아무래도 10년을 넘게 붙어 있다가 떨어지니 애틋하더라고요. 붙어 있을 때는 소중함을 잘 모르잖아요. 언니들이랑 그런 말을 많이 했어요. 안 보니까 보고 싶다고요. 그래도 이번에 작품하면서 언니들이 커피차도 보내주고, 응원도 정말 많이 해줬어요. 진짜 가족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효연 언니의 경우 촬영장에 응원을 왔었거든요. 언니를 보자마자 눈물이 미친 듯이 나는 거예요. 이게 대체 무슨 눈물인지, 힘들 때 엄마를 보면 나는 눈물처럼 무장해제가 돼서 울었어요”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수식어에서 오는 편견을 깨는 것은 서현에게 주어진 숙제일 터다. 이번 작품 ‘시간’으로 설지현 그 자체로 분한 서현의 연기에 많은 호평이 쏟아졌고, 대중에 배우로 조금씩 인정받기 시작했다. 찬찬히 그 숙제를 해내는 서현의 행보가 보기 좋다.

“모르는 얼굴로 시작한 배우라면 그 인물 자체로 보일 테지만, 저는 아이돌이라는 화려하고 대중에 익숙한 직업을 가졌잖아요. 물론 저를 기억해주시는 건 너무 감사한 일이죠. 그래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노력해서 깨야 하는 벽이 있다는 게 큰 숙제인 것 같아요. 전 오히려 거기서 오는 쾌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서현은 이런 사람인 줄 알았는데, 다른 인물로 보이네?’라고 해주시면 너무 행복해요. 편견을 깰 수 있는 것은 결국 연기력인 것 같아요. 뚝심 있게 연기하고 싶어요”

가수로는 음악방송 1위, 가요 시상식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등 최고의 자리까지 올랐다. 앞으로 배우로서 서현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일까.

“저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보시는 분들도 진정성 있는 연기로 느껴졌으면 좋겠고요. 공감이 되는 연기, 인간적인 연기를 하고 싶어요”

 

사진=한신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