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시간’ 서현 ② “김정현 하차, 멜로 못 해서 아쉬워요”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서현은 10대의 나이에 걸그룹 소녀시대로 데뷔했다. 소녀시대로 뜨거운 전성기를 누렸고, 태티서라는 유닛으로도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예능, 드라마 등 다방면으로 활약하며 바쁜 11년을 보냈다.
그리고 서현은 지난해 10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전속계약 종료를 앞두고 SM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하는 것 대신, 독자적인 활동을 펼치기로 한 것. 1년이 지난 지금, 그룹 내 막내였지만 똑 부러지는 성격으로 대중에 눈도장을 찍었던 서현은 홀로서기 역시 착실히 해내는 중이다.
소녀시대 때부터 조금씩 해오던 연기에 흥미를 느낀 서현은 그간의 내공을 바탕으로 MBC 드라마 ‘시간’의 주인공을 꿰찼다. 32부라는 긴 호흡을 마친 후, 제니스뉴스와 서현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드라마 끝나고 많이 아팠어요. 원래 체력이 정말 강하거든요. 소녀시대 활동하면서 한 번도 쓰러진 적이 없었어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긴장을 하고 정신적으로 잘 잡고 있어서 안 아팠는데요. 끝나니 확 아프더라고요. 정말 골골 앓아 누웠어요. 지금은 회복하고 팬미팅도 준비하고 있어요”
결정적인 매 순간 저마다 다른 선택을 해 지나간 시간 속에서 엮이는 네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시간’에서 서현은 설지현 역을 맡았다. 서현은 설지현을 통해 꿈을 향해 성실히 살아가는 밝은 면모부터, 억울한 가족의 죽음, 배신, 살해 협박 등을 겪고, 마침내 진실을 만천하에 폭로하는 모습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설지현은 슬픔의 깊이가 깊은 캐릭터였어요.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많았죠. 지금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는데, 이번 작품을 하는 동안 부모님께 따로 공간을 부탁드렸어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거든요. 서현과 설지현의 경계가 거의 없이 지냈어요. 다른 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드라마에만 집중했어요”
늘 무대 위에서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던 서현은 ‘시간’에서는 최대한 꾸밈없는 설지현을 보여주려고 했다. 서현은 화장기가 거의 없는 상태로 연기했고, 게다가 온갖 수모에 시달리며 망가지는 모습도 많이 보여줬다.
“살짝 걱정하긴 했어요. 보시는 분들의 눈이 불편하면 어쩌나 했죠. 항상 꾸며진 모습만 보여드렸잖아요. 설지현은 흙수저 캐릭터라 거의 메이크업을 하지 않았어요. 입술도 안 바르고, 최대한 민낯에 가깝게 피부 화장만 살짝 했어요. 오히려 그렇게 하고 연기를 하니까 제 마음가짐도 달라지더라고요. 다 내려놓고 연기할 수 있었어요”
앞선 작품인 ‘도둑놈 도둑님’에서 함께 호흡했던 장준호 감독은 서현을 눈여겨보고 ‘시간’의 여자 주인공으로 캐스팅했다. 서현 역시 장준호 감독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출연을 결정했다.
“전 작품이 끝나고 공백이 길지는 않았거든요. 새로운 캐릭터를 할 수 있을까 고민도 있었어요. 감독님과 전 작품을 하면서도 즐겁게 촬영했는데, 저를 또 믿고 불러주신 것에 감사했어요. 배우들에게 애정이 정말 많은 분이에요. 힘들 때 잘 이끌어주신 덕분에 정말 그 인물로 살면서 연기할 수 있었어요. 물론 작가님의 작품들을 너무 재밌게 봤었고, 시간이라는 주제가 마음에 들었어요.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유한한 시간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다른 삶을 살게 되잖아요. 그 주제가 너무 와닿아서 도전하고 싶었어요”
서현의 연기에는 좋은 반응이 많았지만, 상대 배우였던 김정현이 중도 하차하면서 아쉬움을 샀다. 김정현은 제작발표회 당시 무성의한 태도로 한 차례 논란을 산 데 이어, 건강상의 이유로 작품을 온전히 마무리하지 못하고 하차했다.
“처음에는 멜로가 있던 작품인데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의해 시나리오가 바뀌게 됐어요. 그 부분이 많이 아쉬워서 다음 작품에서는 꼭 멜로를 하고 싶어요. 그래도 건강이 제일 중요한 거잖아요. 저라도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다 싶었어요”
작품을 마친 서현은 팬미팅 준비, 곡 작업과 더불어 차기작을 신중히 찾을 계획이다. 서현이 작품을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재밌는 대본,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한다. 물론 현재는 빠른 시일 내 밝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도 내비쳤다.
“도전하고 싶은 장르, 캐릭터가 정말 많아요. 이번 작품이 너무 어두웠고, 슬픔을 내제하고 있는 캐릭터였잖아요. 촬영하는 동안 많이 우울했어요. 제가 인물과 경계를 거의 두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원래 제 성격은 되게 밝거든요. 다음에는 밝은 작품을 하고 싶어요”
사진=한신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