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리햅 “어항 속 물고기, 팔자 좋다 생각했죠"

2018-10-16     변진희 기자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리햅은 떠오르는 신예다.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며,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자신의 작업물을 차근차근 선보여왔다. 그의 음악에 해외 팬들이 반응하기 시작했고, 정식으로 회사에 둥지를 틀고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리햅은 지난해 11월 첫 번째 싱글 ‘리햅(Rehab)’으로 데뷔, 지난 1월 더블 싱글 ‘토이(Toy)’를 거쳐 래퍼 슬리피의 싱글 ‘잠겨’ 피처링에 참여하며 눈길을 끌었다. 최근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개최된 페스티벌 ‘써머 어스 나우(Summer Us Now)’에 참석해 다채로운 무대로 주목받았다.

16일 정오 공개된 신곡 ‘물고기’는 트랩 비트를 기반으로 물고기같이 통통 튀는 후렴구의 멜로디 라인이 귀에 맴도는 R&B 힙합 트랙이다. 어항 속 물고기를 보며, 사회생활을 하는 누군가는 어항 속 물고기보다 더 답답하게 느낄 수 있다는 리햅의 생각을 가사로 표현했다. 래퍼 마이크로닷이 피처링으로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제니스뉴스와 리햅이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제니스뉴스 사옥에서 만나 신곡 ‘물고기’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오랜만에 음원을 발매하게 됐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준비하느라 다들 고생이 많았는데요. 원하는 만큼의 결과가 나와서 기뻐요. 조금 설레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해요. 어떤 평을 받을지,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요. 저한테는 굉장히 의미가 있는 곡이거든요.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Q. 어떤 점에서 의미 있는 곡인 건가요?
곡을 만드는 과정에서 변화가 생겼어요. 작업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거든요. 예전에는 딱딱한 고민들을 했었는데, 이번에 작업하면서는 중요한 포인트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곡 자체는 제가 음악을 하면서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요. 관계에 있어서 오는 열등감, 적응하기 힘들었던 사회생활 등이 있었어요. 그때 물고기를 보면서 오히려 어항 속에 갇힌 팔자가 더 좋아 보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가사를 섰어요. ‘나 힘들어요’라고 하는 게 아니라,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떠다니겠다는 의미로 표현했죠.

Q. 마이크로닷과의 작업 계기도 궁금해요.
예전에 횟집에서 회를 먹고 있는데 거기에 마이크로닷 형이 있었어요. 친구들이 ‘저 사람 마이크로닷인 것 같다’고 하면서, 그때 친구들이 제가 작업하던 곡의 데모 버전을 들었던 상태라 ‘저분한테 피처링을 부탁해 봐’라고 하기도 했고요. 그러던 중에 저희 회사 이사님께서 친분이 있다는 걸 알게 돼 부탁드렸어요. 형이 ‘도시어부’라는 프로그램을 촬영하고 있기도 해서 주제랑 너무 적합할 것 같았죠. 긍정적으로 반응해주신 덕분에 잘 작업했어요.

Q. 그간 노래를 싱글 단위로만 선보였는데, 앨범 발매 계획은 없나?
우선 이번 회사에서 ‘물고기’를 발표하게 됐고요. 빠르면 올해 중으로 EP 앨범으로 파트1을 발매할 거예요. 그리고 파트2는 내년 초 정도로 생각하고 있고요. 장기적으로도 제 노래를 많이 발표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Q. 스스로 곡을 작업하고 있는데, 어려움이나 부담감은 없나요?
예전에는 곡을 작업하면서 잘 나오지 않아도 억지로 했던 편이거든요. 가사를 쓸 때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지금은 힘들 때는 잠깐 쉬는 편이에요. ‘스트레스 받기 싫으니 안 할래. 대충 할래’는 아니고요. 예술 장르가 느낌을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잘 풀릴 때 열심히 작업하려는 편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휴식을 취하고, 다른 음악들을 들어보곤 해요.

Q. 어려울 때 조언을 구하는 사람이 따로 있나요?
친구 중에 음악을 전혀 모르는 친구가 있어요. 아예 모르는 친구에게 오히려 털어놓는 편이에요. 완전 다른 견해를 가진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회사 분들도 많이 챙겨주셔요. 대학 선배 같은 느낌이라서요. 많이 신경 써주셔서 ‘회사가 필요했구나’, ‘잘 들어왔구나’라고 생각하게 돼요. 저의 노래에 대한 평가는 살벌하긴 해요(웃음). 그만큼 더 많이 성장했죠.

Q. 해외에서 반응이 좋다고요? 최근에 다녀온 인도네시아 공연은 어땠나요?
첫 해외 공연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요. 그래서 잘하지 못해서 아쉽기도 하고요. 저를 모르는 분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알아주는 분들이 엄청 많았어요. 제 노래를 같이 불러주시기도 했고요. 되게 기분이 좋았어요. 앞으로 더 좋은 공연을 준비해서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해외 팬들의 마음을 끌 수 있었던 비결은요?
사운드클라우드라는 플랫폼 자체가 독일 회사라고 들었어요. 한국 리스너분들께는 아직 생소하지만, 외국분들은 많이 이용하고 있거든요. 제가 사운드클라우드에 곡을 많이 올리다 보니 해외팬분들이 듣고 알아봐 주기 시작했어요. 유튜브에도 ‘위러브케이팝’이라는 채널이 있는데요. 저의 노래를 거기에 소개해줬어요. 그 채널의 구독자분들을 통해 제 SNS로 많이 유입되기도 했고요.

Q. 국내 인지도도 중요할 텐데요. 어떻게 쌓을 수 있을까요?
사실 예전에는 체념했거든요.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해도 해외분들이 더 많으니까 그랬죠. 하지만 한국 인지도던, 해외 인지도던 제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께 감사하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 게 제가 어떤 계획을 세운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꾸준히 활동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조금씩 알려지지 않을까 싶어요.

Q. 이번 곡으로 기대하는 반응은요?
곡의 후크에 많이 집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운드적으로 재밌는 요소들이 많거든요. 기존에 저를 알던 분들은 ‘스타일이 조금 달라졌네?’라고 하실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예전에 ‘물고기’의 데모 버전을 먼저 공개한 적이 있어요. 그때 음원으로 발매해달라고 요청하는 분들이 있었는데, 음원이 나왔으니 기뻐해주셨으면 좋겠고요. 저를 잘 모르셨던 분들은 이번 곡으로 저를 알게 되고, 주변에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해요. ‘이 사람 누구야? 노래 좋다’라는 반응요.

Q. 올해 활동 계획과 목표도 궁금해요.
일단 공연, 라디오, 된다면 방송도 하고 싶어요. 여러 매체로 저를 알릴 수 있었으면 해요. 예전에 페스티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취소돼서 아쉬웠거든요. 페스티벌 무대에 서는 것도 영광스러울 것 같아요. 오랜만에 음원을 내는 만큼 분주하게 움직일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사진=에이비에이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