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현장] '진실X거짓', 사랑과 우정 모두 지킬 수 있을까(종합)

2018-11-14     이혜린 기자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연극 '진실X거짓'이 국내 초연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서로 다른 입장에 놓인 네 사람이 유쾌하게 진실, 거짓을 넘나들며 사랑과 우정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연극 '진실X거짓' 프레스콜이 14일 오후 서울 대학로 아트윈씨어터 2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정난, 배종옥, 이형철, 김진근, 이도엽, 정수영, 김수현, 양소민 등이 참석했다. 

# 불편한 진실 VS 친절한 거짓

'진실X거짓'은 프랑스에서 가장 흥미로운 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는 플로리앙 젤레르의 연작 시리즈로, 한국에서는 초연이다. 

'진실X거짓'은 각각 '진실'과 '거짓' 두 개의 공연이 연작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각 작품에는 같은 이름을 가진 부부이자, 연인, 친구인 복잡한 관계의 네 인물이 등장해 불편한 진실과 친절한 거짓을 유쾌하고 진중하게 이야기한다.

안경모 연출은 이번 작품에 대해 "처음 두 작품을 받고 나서 단숨에 읽었다. 숨 쉴 틈 없이 계속 넘겼다. 전형적인 코미디의 극작법들을 활용하면서 진실과 거짓으로 혼돈스럽게 만드는 의미들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기획 의도에 대해 "진실과 거짓뿐만 아니라 인간과의 관계, 사랑과 우정 등에 대한 질문을 토대로 2018년 하반기 관객들과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 생각했다"며, "갈등을 풀어가며 네 인물들이 코미디적인 대상이 아닌 자신의 모습 같은 생각으로 비쳤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 완벽한 환상 캐스팅!

극중 아내 알리스 역엔 배종옥과 김정난이, 알리스의 남편 폴 역엔 이형철과 김진근이, 로렌스 역에 정수영과 양소민이, 미셸 역에 김수현과 이도엽이 더블 캐스트로 출연한다. 

김정난은 이번 작품에 대해 "이번 작품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인간적인 상황들을 재미있게 보여주면서 진실과 거짓을 고찰하게 만든다"고 전했다. 

이어 알리스 역할에 대해 "솔직한 게 매력이지만, 때로는 너무 솔직해서 주책스럽고 다른 이에게 상처가 되기도 한다. 인간적으로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며, "알리스를 연기하고 있지만, '폴'과 '미셸' 마인드에 동감한다. 현명하게 진실과 거짓을 어떻게 조제해서 사용하느냐가 인생의 지혜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김진근은 "대본을 정말 잘 읽었다. 대단한 작품 같고, 공연 마칠 때까지 알아가보려 한다"며, "폴은 가깝게 다가왔다.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저랑도 닮았고, 인간적이었다. 누구나 양면 동전이기 때문에 공감이 됐다. 즐겁게 역할을 쫓아갔다"고 밝혔다.

# 폭탄 같은 매력으로 취향 저격!

'진실X거짓'은 프랑스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하지만 배우들의 이름, 장소, 와인 등의 이름은 프랑스명을 그대로 사용한다. 다소 낯설 수 있는 요소다. 안경모 연출은 국내 관객들의 감성은 어떻게 저격할까?

이에 안경모 연출은 "이 작품이 한국 작품처럼 느껴졌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연인과 부부, 친구는 이런 걸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며, "각색 작업을 거치면서, 한국 색채를 만들었기보다는 어떤 뉘앙스로 호흡할지가 중요했다. 블랙코미디의 블랙성, 인간이 가진 부조리함, 치열한 논쟁 분위기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양소민은 작품을 보는 순서에 대해 "프랑스에선 '진실'을 공연한 4년 뒤에 '거짓'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진실'은 폭탄 같은 반전 재미가 있고, '거짓'은 배우들이 어떤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흥미롭게 볼 수 있다"며, "로렌스의 입장에선 '거짓'부터 보면 배신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진실'부터 보는 걸 추천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배종옥은 "사람들은 진실을 이야기하면서 불편해한다. 그걸 받아들이기 힘들어해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진실을 들으면서 거짓을 받아들인다"며, "하지만 폴과 알리스는 결국 진실과 거짓에 대한 논쟁 끝에 '우린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라며 거짓으로 덮어 버린다. 우리 삶인 거 같다. 작품을 잘 풀어냈다는 거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연극 '진실X거짓'은 오는 2019년 1월 27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윈씨어터 2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신경용 포토그래퍼(스튜디오 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