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가요제' 아이유 박명수, 단발머리에 선글라스 영화 그대로

2015-08-14     이소희 기자

[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MBC ‘무한도전’의 팬 혹은 가수 아이유의 팬이라면 이번 가요제에 이목이 집중됐을 터다. 평소 서정적이고 약간 우울한 듯한 노래를 해온 아이유가 ‘EDM 공장장’ 박명수와 만났다. 드디어 지난 13일 오후 8시,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평창 알펜시아 스키 점프대에서 열린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서 그 베일이 벗겨졌다. ‘이유 갓지(God-G) 않은 이유’라는 팀명로 참가한 두 사람은 ‘레옹’으로 무대를 꾸몄다. 이 곡은 ‘무한도전’ 방송에서 몇 마디 흘러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귓가를 사로잡는 멜로디로 많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영화 ‘레옹’을 모티브로 삼은 ‘레옹’은 영화 내용처럼 차가운 도심에서 뿌리 없이 떠돌던 레옹과 마틸다가 알 수 없는 감정에 이끌려 서로에게 점점 다가가는 이야기를 담은 곡이다. 아이유는 직설적이면서 새침한 마틸다를, 박명수는 냉소적이면서도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레옹을 표현했다.

일단 비주얼 적으로 압권이었다. 아이유는 짧은 단발 머리에 망사스타킹을 신고 등장해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으며, 박명수는 레옹의 선글라스와 비니로 완벽 변신을 한 것. 뿐만 아니라 영화 속 등장하는 화분을 무대 소품으로 사용해 곡의 분위기를 한층 살렸다.

이러한 변신은 외적인 부분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아이유는 평소보다 좀 더 파워풀하고 앙칼진 고음이 돋보이는 창법을 선택, 유명한 3단 고음을 뛰어넘는 가창력을 과시했다. 더불어 아이유의 독특한 끝 음 처리는 몽환적인 멜로디와 어우러져 묘한 섹시함을 자아냈다. 그가 KBS2 드라마 ‘프로듀사’에서 도도한 섹시미가 넘치는 신디를 연기했다면, ‘레옹’ 무대에서는 귀여우면서도 마성의 매력이 넘치는 자신 만의 섹시랄까. 행사로 다져진 박명수의 무대 매너는 여전히 흥겨웠지만, 아이유의 변신이 워낙 임팩트가 있어 집중도가 달랐던 것은 사실. 이로써 아이유의 음악적 스펙트럼은 또 확장됐다.

그렇다고 박명수의 활약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노래 중간 후렴구에서 ‘레옹’이라는 가사의 반복을 이용해 EDM 느낌을 살렸고, 이에 너무 루즈하지 않으며 몸을 들썩일 수 있는 적절한 댄스 곡이 탄생했다. 특히 노래가 끝날 무렵, ‘까까까까 까만 선글라스’하며 박명수가 그토록 원하던 EDM 댄스 장르로 분위기가 전환된다. LED 화면에는 가사에 맞춰 까마귀가 등장해 한바탕 웃음을 자아내기도. 또한 박명수의 프로듀서, 일명 ‘재환 씨’가 특별 출연해 무대의 재미를 높였다. 더욱 성숙해진 아이유의 매력과 박명수의 마스코트 음악, 위트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레옹’ 무대는 그야말로 중독적이었다.

한편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는 황태지(황광희 태양 지드래곤), 이유 갓지 않은 이유(박명수 아이유), 으뜨거따시(하하 자이언티), 상주나(정준하 윤상), 댄싱 게놈(유재석 박진영), 5대천왕(정형돈 밴드혁오)가 참가했다. 이날 녹화분은 오는 22, 29일에 이틀에 걸쳐 MBC '무한도전'을 통해 방송되며, 음원은 22일 방송 직후 각종 온라인 음악 사이트를 통해 유료로 공개된다.

 

사진=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