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킹덤' 배두나 ② "좀비 도전? 집에 놓고 온 복근 가져와야 해"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배두나가 데뷔 이래 처음 사극에 발을 내디뎠다. 자신을 뛰어넘으려는 도전이었다. 그의 연기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지만, 배두나는 호탕하게 모든 평을 받아들였다. 그런 모습은 시즌2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킹덤'은 넷플릭스 첫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이자, 첫 한국판 좀비 스릴러 작품이다.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극중 배두나는 역병의 근원을 쫓는 ‘서비’로 활약했다. 괴물로 변한 이들과 가장 처음 마주하는 목격자이자, 스승이 남긴 단서를 가지고, 비밀을 파헤쳐 나갔다.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유난히도 많은 '킹덤'은 그간 다양한 연기 경험을 쌓아온 배두나에게도 새로운 도전 그 자체였다. 배두나식 표현으로 '가시밭길'이었다.
제니스뉴스와 배두나가 지난 31일 오후 서울 중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인터뷰로 만났다. 배두나는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시즌2에서는 지금처럼 히든카드로 남지 않고, 뭔가를 한다"고 다음 시즌을 예고했다. 앞으로의 모습을 기대하게 만든 배두나와 함께 한 대화 현장을 이 자리에 전한다.
Q. 넷플릭스 작품 유경험자였다. 촬영하며 주지훈 씨에게 팁을 주진 않았는지 궁금하다.
넷플릭스 시스템에 대해서 알려준 적이 있다. "처음 1주일이 중요하다. 모두 집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하.
Q. 김은희 작가는 장르물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배우로서 봤을 때 대본의 어떤 점이 좋았을까?
김은희 작가님과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로 너무 자세하게 설명된 것보다 여백이 있어서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작품을 좋아한다. 그런데 작가님 대본은 쫙쫙 앞으로 나가면서도 심플해서 캐릭터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게 많았다.
Q. 작품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부분이 있다면?
요즘엔 덜 까다롭다. 예전에는 '이 작품을 해서 후회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면, 요즘에는 '이것도 해보지 뭐'라고 선택한다. 제가 너무 필요하다고 하는 작품이면 "그래요?"라고 말하는 여유도 생겼다. 하하. 이제는 '못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보다 '자신 없어도 부딪혀서 배우면 된다'라는 생각이 크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 같다. 하하.
Q. 넷플릭스 드라마 '센스8 시리즈 피날레'에선 몸을 많이 썼는데, '킹덤'에선 활동량이 적다. 답답할 것 같다.
맞다. 하지만 답답함이 숙명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조선시대 여인의 모습인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 호미 들고 좀비 머리를 내려찍는다. 현장에서 생긴 애드리브였다. 하하. '센스8 시리즈피날레'에서는 제가 싸움짱이었는데, 여기선 모두가 싸울 때 나서서 싸울 수 없었다. 신분과 성으로 묶여서 답답했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Q. 좀비랑 연기하는 건 어땠는가?
안타까웠다. 다들 연기를 너무 잘해서 처절해 보이기까지 했다. 정말 배고파 보였다. 처음에는 무섭다가 나중엔 백성들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그런 메시지가 있어서 이 대본이 좋았다. 원래 사회적인 메시지가 있는 작품을 좋아하는데, 그런 부분이 날카롭게 담겨있다. 어렵게 살았던 백성들이 좀비가 된다는 설정이 바탕이었기 때문에 추격신을 찍을 때 굉장히 강렬하게 다가왔다.
Q. 좀비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은?
시즌이 많이 지난 다음에 해보고 싶다. 하하. 좀비 연기를 하려면 팔을 안 쓰고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복근도 있어야 한다. 제가 알기로는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생눈으로 봤을 때는 그냥 일어났었다. 좀비 연기는 엄청난 체력과 유연성을 필요로 한다. 제 복근은 잠시 집에 놔두고 왔다. 나중에 복귀 시키면 된다. 하하.
Q. 배두나하면 패셔니스타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데, 부담스럽진 않은가?
너무 좋다. 하하. 데뷔한지 20년 정도 됐는데, 10년 단위로 대중이 바뀌고 점점 어려진다. 이제는 저를 그냥 루이비통 모델로 보는 사람도 있을 거다. 한 번쯤은 그걸 배우로서 깨기도 하고, 배우의 모습과 신조로 보여줘야 하지만, 패셔니스타도 너무 좋다.
어린 친구들도 '킹덤'을 볼 테니 작품이 시즌5까지 간다면, 이제 저를 "킹덤에 나왔던 서비다"라고 할 수도 있을 거 같다. 하하. 시리즈물의 장점이자 단점 같다.
Q. '킹덤'이 시즌5까지 나온다는 이야기일까?
그냥 바람이다. 하하.
Q. 김은희 작가는 시즌3까지 이야기했다. 시즌1의 마지막도 잘 보고 있는데 끝나는 느낌이었다.
맞다. 짧다는 데 저도 동의한다. 하지만 상업적인 목적은 아니다. 원래 8부였는데, 예산의 문제도 있었다고 들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시즌1에 6부, 시즌2에 6부가 한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Q. 시즌2를 기다리는 시청자가 많다. 배두나가 보기에 어떨 것 같은지.
훨씬 재미있을 거 같다. 진짜다. 대본이 정말 재미있다.
Q. 2019년의 계획이 궁금하다.
6월 말까지 킹덤을 촬영하고, 진행하고 있는 프렌치 영화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여름쯤에는 한국 영화를 생각 중이다. 사극은 아닐 거 같다. 하하.
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