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킹덤’ 김은희 작가 ② “장르물 고집? 사랑 몰라 멜로 못해"

2019-02-04     오지은 기자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드라마 ‘시그널’, ‘싸인’, ‘유령’ 등 여러 장르물을 통해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김은희 작가가 넷플릭스와 손잡고 더욱 강렬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최초의 사극 좀비물 ‘킹덤’이 그 주인공이다. 김은희 작가가 7년 전부터 준비해온 ‘킹덤’이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은 죽었던 왕이 되살아 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린 끝에 괴물이 돼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드라마 ‘시그널’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의 작품이라 더욱 큰 관심을 모았다.

믿고 보는 김은희 작가의 컴백에 국내를 넘어 해외 시청자까지 환호하고 있다. 시즌 2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김은희 작가와 제니스뉴스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은희 작가는 “‘킹덤’은 제가 오랫동안 기획해 왔던 작품이었다. 후련할 법도 한데 굉장히 긴장되고 인터넷 검색도 못 해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 1편에 이어

Q. 넷플릭스와 작업은 어땠는지.
편했다. 제작하는 입장은 잘 모르겠지만 대본에 있어서는 간섭이 많이 없었다. 그쪽도 외국인이다 보니 조선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궁금한 게 많았고, 저희도 작품이 여러 국가에 나가기 때문에 문화 차이에 대해서 질문을 많이 했다. 서로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작업했다.

Q. 좀비물 특유의 잔혹성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넷플릭스를 택한 건 아닌가?
요즘은 좀비물에 익숙한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관객에게 익숙한 걸 기본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목이 잘리거나 잔인한 장면은 좀비물에 있어 필수라고 생각했다. 요즘 TV 방송은 칼만 나와도 블러 처리가 된다. 이런 부분을 조율하다 보니 ‘이 드라마에 맞는 플랫폼은 넷플릭스인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

Q. TV 방송을 넘어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까지 방송 시장이 다양화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각각의 매력이 있는 거라 생각한다. 넷플릭스는 무조건 사전 제작이기 때문에 저도 시즌 1을 쓰고 바로 시즌 2를 집필했다. 그러다 보니 배우들의 연기톤을 체크할 수 없어서 답답한 부분도 있었다. 반면 더 다양한 걸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플랫폼이 많아지는 건 찬성이다. 그만큼 양질의 드라마가 나올 거라 생각한다. 

Q. 그동안 장르물 위주의 작품을 해왔는데, 고집하는 이유가 있을까?
일단 제가 사랑을 잘 모르기 때문에 로맨스 쪽은 어려울 것 같다. 하하. 굳이 그 이야기만 쓰려고 하는 건 아닌데, 당시 제가 가장 관심 있게 보는 주제에 집중하는 편이다. ‘시그널’은 장기미제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시작했고, 이번 작품은 식탐만 남은 불합리와 시대의 아픔에서 나왔다.

Q.’킹덤’을 본 남편 장항준 감독의 반응은?
5부까지 봤다고 들었다. 아마 지금쯤 다 봤을 것 같다. 우리는 서로의 작품에 대해 트집을 잡기보다는 "어떤 신은 잘 찍었고, 어떤 신은 조금 아쉽다" 정도만 이야기한다. ‘킹덤’에 대해서는 따로 말하지 않았지만 아마 본인이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말하지 않을까 싶다. 하하.

Q. 시즌 2 집필이 모두 끝났다고 들었다. 시즌 3, 4도 계획 중인지?
우선 넷플릭스에서 허락해줘야 한다. 하하. 일단은 제가 2011년부터 기획해왔던 ‘킹덤’이라는 시리즈를 시작했고, 현실성 없는 주제가 만들어졌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 일단은 시즌 2에 하고 싶은 내용은 다 쓴 상태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