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의 전설’ 칼 라거펠트 ② 셀럽이 사랑한 디자이너, 남다른 한국 사랑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칼 라거펠트가 사망했다. 향년 85세.
지난 19일(현지시간) 패션 하우스 샤넬이 공식 SNS를 통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칼 라거펠트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최근 들어 급격한 건강악화로 지난 1월 샤넬 오뜨 꾸뛰르 쇼에 참석하지 못했던 칼 라거펠트는 끝내 눈을 감았다.
칼 라거펠트는 1933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패션에 큰 관심을 보였던 그는 여러 신진 디자이너 경연에서 수석을 차지하며 파리 패션계의 주목을 받았다. 1982년 샤넬 오뜨 꾸뛰르 수석 디자이너로 합류한 칼 라거펠트는 이후 뛰어난 감각으로 샤넬의 부흥을 이끌었다.
‘패션의 제왕’, ‘파리 패션의 귀족’, ‘샤넬의 전설’이라는 타이틀로 불렸던 칼 라거펠트는 1986년 황금 골무상을 수상했고, 2010년에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이는 프랑스에서 권위 있는 훈장으로 문화적 공적이 있는 사람에게 수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을 사랑한 세계적인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
칼 라거펠트는 수많은 패션 아이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디자이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부터 리한나, 린지 로한 등 많은 셀러브리티들이 샤넬과 칼 라거펠트를 사랑했고 그의 사망 소식에 애도를 표했다.
전 세계의 사랑을 받았던 칼 라거펠트는 평소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 화제를 모았다. 칼 라거펠트는 빅뱅의 지드래곤, 모델 수주 등을 뮤즈로 발탁해 패션쇼와 광고 캠페인을 선보였다. 또 지난 2012년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이 미국의 한 패션 매거진 가을호 화보에 참여했을 때 칼 라거펠트는 직접 포토그래퍼로 화보를 진행해 한국 대중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또 칼 라거펠트는 지난 2015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샤넬의 크루즈 컬렉션을 오픈해 한국 대중과 직접 만났다. 당시 칼 라거펠트는 모델 수주를 메인으로 내세워 조각보와 색동저고리, 한글 등 한국 전통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을 선보여 한국 팬들을 환호케 했다.
▶ 디자이너가 사랑한 '패션 천재' 칼 라거펠트
프랑스 대표 브랜드 샤넬과 이탈리아 대표 패션 브랜드 펜디를 이끌며 ‘패션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혔던 칼 라거펠트는 새로운 소재 개발과 대단한 재단 등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거듭했다. 칼 라거펠트는 트위드 소재로 이뤄진 샤넬 슈트를 데님 소재로 재해석하거나 바이커룩을 접목한 가죽 슈트를 선보이는 등 파격적인 시도로 전 세계 패션 피플을 사로잡았다.
칼 라거펠트는 샤넬, 펜디, 칼 라거펠트 등 3개 브랜드를 동시에 이끌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패션 디자이너이자 사진작가, 예술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휴가를 반납하면서까지 일에 전념한 칼 라거펠트는 건강이 악화된 최근까지도 오는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릴 여성복 패션쇼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담한 실험정신으로 팬들에게는 즐거움을, 동료 디자이너에게는 존경받는 디자이너가 된 칼 라거펠트는 구찌의 톰 포드와 디올의 존 갈리아노, 지방시의 리카르도 티시 등 많은 후배 디자이너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베르사체의 디자이너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SNS를 통해 “당신의 끝없는 열정과 믿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재능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애도를 표했다.
또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빅토리아 베컴은 “정말 슬프다. 그는 천재였고 항상 친절하고 관대했다”며, “평화롭게 잠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샤넬은 칼 라거펠트의 후임으로 30여 년간 칼 라거펠트와 함께 샤넬을 이끈 비르지니 비아르 부수석을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