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현장] 베일 벗은 '달과 6펜스', 넘버와 무대로 전한 '예술이란 무엇인가?'(종합)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예술지상주의 뮤지컬 2탄 '달과 6펜스'가 베일을 벗었다. 지난 2016년 초연한 예술지상주의 뮤지컬 1탄 '광염소나타'의 뒤를 이어 공개된 '달과 6펜스'는 어떤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까?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 귀를 호강시키는 화려한 넘버, 그리고 스타일리시한 무대 연출까지 모두 갖춘 '달과 6펜스'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뮤지컬 ‘달과 6펜스’의 프레스콜이 6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위치한 TOM 2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한두수 연출, 성재현 작가, 다미로 음악감독을 비롯, 배우 유승현, 김지철, 박한근, 주민진, 김지휘, 유현석, 김히어라, 하현지가 참석했다.
'달과 6펜스’는 천재성을 가진 남자 ‘모리스’와 연민과 질투, 사랑 등의 감정으로 그를 대하는 각기 다른 세 인물 ‘유안’, ‘미셸’, ‘케이’의 일그러져가는 관계 속에 ‘무엇이 예술을 만드는 것인 것’라는 질문을 던지며 예술지상주의에 대해 이야기한다.
# 원작 vs 뮤지컬, 어떻게 다를까?
뮤지컬 ‘달과 6펜스’는 서머시못의 동명의 소설이 던지는 예술에 대한 질문을 모티브로, 예술과 예술성에 대한 ‘순수’와 ‘욕망’을 새로운 상상력을 통해 재해석해 주인공들의 충돌하는 자아를 그린다.
그렇다면 원작과 뮤지컬 ‘달과 6펜스’는 어떻게 다를까? 성재현 작가는 “원작과 이번 뮤지컬은 서로 다른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게 맞다”고 강조하며, “원작은 화가 고갱의 일생을 전반적으로 다룬 거다. 반면 우리는 화가의 이미지 한 부분을 깊게 파고 들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화가들이 어떤 열등감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더욱 심도 있게 다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달과 6펜스’는 예술과 그것을 바라보는 관찰자, 그리고 관객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작품이다.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수십개의 그림과 무대 위 달, 화려한 무대 연출
'달과 6펜스'는 수십개의 그림으로 구성된 벽과 여러 색의 물감이 칠해진 바닥 등 화려한 무대 연출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황두수 연출은 "무대 위에 '달'이라는 이미지를 설정해 배우들의 감정을 표현했다. 작품에서 그리고 있는 '6펜스'는 바로 배우들이다. 우리 모두가 어딘가 갈망하는 곳을 향해가는 장면들로 채워진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리스'의 작업 공간과 '유안'의 평화로운 집이라는 공간이 겹치고, 이를 가로지르는 동선으로 두 사람이 닮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며, "또 모리스가 집에 와 생기는 불안 요소도 빛으로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벽의 그림에 대해서는 "캐릭터와 닮아있는 기법들의 고갱 작품을 배치했고, 액자에 담긴 작품과 아닌 작품도 모두 유안과 모리스의 만남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 '귀를 유혹한다' 주옥같은 넘버가 탄생하기까지
이번 공연에서는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로 구성된 4인조 밴드가 함께하며 100분 내내 서정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넘버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는 등장인물들의 예술에 대한 순수함과 욕망, 성공에서 오는 쾌락과 그 뒤의 좌절 등 섬세한 감정을 더욱 극대화한다.
‘달과 6펜스’의 모든 넘버는 뮤지컬 ‘홀연했던 사나이’, ‘어린왕자’, ‘광염소나타’ 등에 참여하며 폭넓은 감성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은 다미로 음악 감독의 작품이다.
이날 다미로 음악감독은 “저는 항상 예술과 인간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어떤 게 위에 있고, 어떤 게 아래에 있는지를 푸는 게 저에게는 숙명 같은 문제였다”며, “그래서 이런 작품을 하고 싶었다. 언젠가는 해야지 하다가, 근래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을 하면서 건강 문제도 있었고 그만큼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항상 모든 작업이 끝나면 '내가 이걸 어떻게 했지'라는 생각을 한다. 이번 작품은 유독 심했다”며, “대중성과 순수 예술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하는데, 관객분들이 ‘달과 6펜스’를 통해 한 번이라도 '예술의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예술가들에게는 여섯 번째 손가락이 있다고 한다. 그 여섯 번째 손가락은 예술가의 천재성을 나타내는 것인데, 저에게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대신 양손이 있다. 오랜 시간이 걸려도 한 곡을 완성할 수 있기 때문에 여섯 번째 손가락이 없어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한편 ‘달과 6펜스’는 오는 4월 21일까지 대학로 TOM 2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