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진희의 뮤-직썰] 열려버린 승리 게이트, 은퇴 운운할 자격 있나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일명 ‘승리 게이트’가 열렸다. 승리가 사내 이사로 있던 클럽 버닝썬의 폭행 사건을 시작으로, 마약 유통, 탈세, 성접대 등의 정황이 포착되며 파문이 확산됐다. 사건에 대한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이번에는 불법 영상을 촬영해 지인들과 공유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 시점에서 승리는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없다”라며 은퇴를 선언했다.
버닝썬에서 행해진 폭행 사건이 가장 먼저 알려졌다. 버닝썬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의 글이 온라인 상에 퍼졌다. A씨는 경찰에 신고했으나, 경찰은 오히려 자신을 가해자 취급하며 폭행했다고 폭로했다. 관련 CCTV 영상이 공개되고 실제로 A씨가 클럽 관계자들과 경찰에게 폭행을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경찰과 클럽 사이의 유착관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버닝썬의 문제점이 대두되기 시작하자 또 다른 제보가 등장했다. 버닝썬에서 남자들이 여성에게 몰래 물뽕(물에 탄 마약 히로뽕)을 먹이고 강간을 했다는 것. 카톡방(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약물을 유통하고, 공유했다는 증거가 등장했다. 실제로 버닝썬 MD인 여성의 집에서 마약으로 의심되는 액체, 가루 등이 발견됐고 버닝썬 대표와 영업사장의 모발에서도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논란이 커지자 승리는 발을 뺐다. 그는 클럽 사내 이사직에서 사임했고, 홍보를 돕기만 했다고 했다. 하지만 또 다른 제보자가 승리가 투자업체 유리홀딩스 대표 등과 주고 받은 카톡방 내용을 공개하며 상황은 달라졌다.
승리를 비롯한 카톡방 대화자들은 “여자는? 잘 주는 애들로”, “싼마이 부르는 중”, “남성 두 명은(호텔방에) 보냄” 등의 내용을 주고 받았다. 이는 충분히 성접대 의혹을 살 만한 내용이었다. 승리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곧바로 “성접대는 사실이 아니다. 메시지 내용은 조작된 것이다.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해당 내용은 조작된 것이 아니었다. 제보자는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 메시지 원본을 제출했다. 제보자는 “내용 중 경찰과 유착을 의심할 만한 대화가 포함돼 있어 경찰이 아닌 권익위 제출하게 됐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경찰은 권익위에 자료를 요청하고 수사를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클럽과 관계가 없고, 성접대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 승리는 결국 지난 10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출국 금지 조치 또한 내려진 상태다.
지난 11일에는 SBS가 ‘승리 카톡방’ 내용 일부를 입수해 뉴스로 보도했다. 여기서 또 하나 알려진 사실은 카톡방 속 클럽 관계자와 연예인들이 불법으로 촬영한 영상 및 사진을 공유하며 “OO랑 잤어”, “상가에서 관계했어”, “즐길 수 있을 때 실컷 즐겨요”, “ㅋㅋㅋㅋ” 등의 대화를 주고 받았다는 것. SBS는 성관계 영상을 유포한 유력 인물로 가수 정준영을 거론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승리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안이 너무나 커 연예계 은퇴를 결심했다. 수사 중인 사안에 있어서는 성실하게 조사를 받아 쌓인 모든 의혹을 밝히도록 하겠다”라고 돌연 은퇴를 선언해버렸다.
은퇴의 이유는 “지난 한달 반 동안 국민들로부터 질타 받고, 미움 받고, 지금 국내 모든 수사기관들이 저를 조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역적으로까지 몰리는 상황이다. 저 하나 살자고 주변 모두에게 피해주는 일은 도저히 제 스스로가 용납이 안 된다. YG와 빅뱅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저는 여기까지인 것 같다”라는 것.
그러나 승리의 말에는 모순이 있다. 최근 YG 사장인 양현석이 여러 클럽을 운영하며, 해당 클럽을 유흥업소가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한 사실이 밝혀져 탈세 문제가 대두됐다. 승리가 경찰에서 조사를 받는 동안 새벽에 YG가 파쇄차를 불러 서류를 실어 보낸 사실 또한 알려져 의혹을 샀다. 승리가 은퇴한다고 해서 YG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또한 현재 그는 ‘국민역적으로 몰리는’ 처지에 놓인 것이 아니지 않나. 실제로 승리는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법적인 처분을 기다리는 게 맞다.
끝으로 승리는 주변 사람들과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으나, 자신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은퇴’라는 말로 상황을 회피하기 바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