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리뷰] 꿈꾸던 ‘라이온 킹’, 드림씨어터의 다음을 기대하며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수년간 공연을 통해 이미 입증된 뮤지컬 ‘라이온 킹’이기에 작품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었다. 세계적인 공연을 한국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설렜고, 새로이 개관한 드림씨어터에서 펼쳐질 ‘라이온 킹’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졌다.
제니스뉴스는 지난 19일 부산 남구 문현동 드림씨어터를 방문했다.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의 부산 공연을 관람하고, 부산에 최초로 뮤지컬 전용 공연장을 설립한 설도권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다.
# ‘라이온 킹’, 웰컴 투 코리아
20년간 변함없이 사랑 받는 이유가 있었다. ‘라이온 킹’은 현재까지 95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관람하며 인기를 이어오고 있는 작품이다. 원작 애니메이션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무대에서 펼쳐지는 ‘라이온 킹’은 아프리카 왕국의 어린 사자 심바가 왕으로서 제자리를 찾는 여정을 보다 묵직하게 그려낸다.
인터내셔널 투어에 나선 ‘라이온 킹’은 브로드웨이의 화려한 스케일을 놓치지 않았다. 200여 개의 퍼펫, 거대한 무대장치, 수많은 조명 등이 어우러져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의상, 분장을 완벽하게 갖추고 디테일한 표정, 몸짓을 선보이는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몰입도는 더욱 높아진다.
‘라이온 킹’은 마냥 보여주기 식의 공연에 그치지 않는다. 막이 오르고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1층, 2층, 3층까지 객석 통로를 통해 수많은 동물들이 등장해 관객들과 가까이서 호흡한다. 배우들의 웅장한 노랫소리는 공연장을 가득 채우며, 아프리카 정글에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러한 장면은 2막의 시작에서도 동일하게 펼쳐진다.
공연을 하는 지역에 대한 ‘라이온 킹’의 세심한 배려도 돋보인다. 코풀새 자주는 국내 관객들에게 잘 알려진 ‘겨울왕국’의 OST를 흥얼거려 웃음을 자아내는가 하면, ‘아리랑’을 부르며 호응을 얻는다. 이외에도 배우들은 “최고”, “대박”, “애버랜드” 등의 대사로 한국 관객과 소통하기도 한다.
# 드림씨어터, 관객에 대한 따뜻한 배려
드림씨어터는 1층부터 3층까지 총 1727석이 수용 가능한 부산 최초의 뮤지컬 전용 극장이다. 세계적인 공연들을 올릴 수 있는 무대 환경으로 건축한 드림씨어터는 향후 ‘스쿨 오브 락’, ‘오페라의 유령’, ‘위키드’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좋았던 점은 앞뒤 좌석 간의 간격이 넓었다는 것이다. 보통 같은 열에 앉는 사람이 자신보다 늦게 입장할 경우 무릎을 올려 지나갈 공간을 마련해주게 되는데, 드림씨어터의 경우 기존 공연장보다 지나갈 공간이 많이 남아 있음을 느꼈다.
이날 제니스뉴스는 각 층 별로 소리, 시야 등을 체크해봤다. 3층 좌석은 거리가 먼 만큼 배우의 디테일한 표정은 확인할 수 없지만, 탁 트인 시야로 공연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게다가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들 덕분에 극장 어디에서든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김정현 운영대표는 “케이블 트레이를 통해 스피커를 자유롭게 움직여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라면서 “부득이 비싼 표를 구매할 수 없는, 앞자리 티켓팅을 놓친 관객도 동일하게 공연을 감상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디자인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 설도권 대표의 꿈과 포부
설도권 대표가 드림씨어터 개관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는 뮤지컬 시장과 공연장 확대에 대한 필요성 때문이다.
라운지 토크를 통해 설도권 대표는 “서울의 경우 같은 작품이 계속 무대에 오르고 있어 공연에 대한 피로감이 있지만, 경남권은 좋은 뮤지컬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설도권 대표는 경남권을 비롯, 일본 관객까지 유입시킬 포부를 가지고 드림씨어터를 세웠다.
공연 기획 및 대행을 진행하는 클립서비스도 운영 중인 설도권 대표는 해외에서 호응을 얻은 대형 뮤지컬을 서울, 부산, 대구에서 선보일 계획도 어필했다. 그는 “해외 뮤지컬은 보통 20주 이상의 공연을 요구하지만, 서울에서 20주 공연은 여러 여건들로 인해 진행이 어렵다. 대구만으로도 부족하다는 판단에 새로운 시장이 필요했다. 그게 바로 부산이다”라고 부산 뮤지컬 시장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제 부산 관객들도 국내외 대형 뮤지컬들을 멀리 가지 않고 만날 수 있게 됐다. 벌써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라이온 킹’ 부산 공연, 좋은 출발을 알린 드림씨어터가 향후 더 다양한 작품들로 관객들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