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롱 리브 더 킹’ 김래원 ① “전 낚시 전문가... 하루 이틀 한다고 되는 게 아냐”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어느덧 데뷔 22년 차다. 17살에 데뷔했던 김래원은 39살이 됐고, 필모그래피에 쌓인 작품만큼 김래원의 연기 내공은 더욱 탄탄해져 갔다. 그리고 김래원은 강윤성 감독을 만나 연기에 날개를 달았다.
김래원이 출연한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이하 ‘롱 리브 더 킹’)은 우연한 사건으로 일약 시민 영웅이 된 거대 조직 보스 장세출(김래원 분)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세상을 바꾸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역전극이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지난 2017년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의 강윤성 감독의 차기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극중 김래원은 목포 최대 조직 보스에서 영웅으로 거듭나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장세출 역을 맡아 열연했다. ‘롱 리브 더 킹’ 속 김래원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찼다. 김래원은 앞장서 극을 이끌어갔으며 때로는 발랄하게, 때로는 묵직하게 다채로운 모습으로 장세출을 그렸다.
제니스뉴스와 김래원이 지난 5일 서울 중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롱 리브 더 킹’ 인터뷰로 만났다. 어느 질문 하나 쉽게 대답하지 못한 김래원은 “생각이 많은 스타일이다”라고 고백했다. 생각이 많았던 탓일까? 김래원은 모든 질문에 신중했고, 답변은 간결했다. 김래원이 솔직하고 담백하게 털어놨던 이야기를 지금 공개한다.
Q. 피부가 정말 많이 탔다.
취미가 낚시다 보니까 거의 대부분 밖에 나가 있는 편이다. 또 얼마 전에 기회가 돼서 ‘도시어부’ 촬영을 하고 왔는데, 그래서 많이 탄 것 같다. 하하.
Q. 낚시는 언제부터 했나?
정말 오래됐다. 제 입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전문가 수준이다. 하하. 단순히 즐기는 거 이상으로 연구하면서 낚시를 한다. 저는 흘림낚시라고 어렵고 복잡한 낚시를 즐긴다. 며칠만 한다고 해서 익힐 수 있는 낚시 법은 아니다. 골프처럼 꾸준히 해줘야 실력을 쌓을 수 있다. 제가 낚시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도시어부’가 궁금해서 불러주신 것 같다. ‘도시어부’는 룰이 정해져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 한 것 같다. 실력으로 하는 거였으면 차이가 많이 났을 거다.
Q. 영화에 함께 출연한 최재환 씨와 ‘도시어부’에 출연했다고 들었다.
저희 촬영지가 목포다 보니까 항상 낚시 이야기를 했고, 같이 가기도 했다. 그 친구는 원래 루어 낚시를 했는데, 최근에 제가 하는 낚시에 입문하게 됐다. 지금 흠뻑 빠져있는 상태다. 낚싯대랑 구명복도 하나 선물해줬다.
Q. ‘도시어부’ 촬영이 힘들지는 않았는지?
‘도시어부’ 피로가 아직도 남아있다. 하하. 출연했던 분들 다 아직까지 쓰러져 있다고 들었다. 드라마 촬영보다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잠도 안 자고 계속 촬영한다. 다들 낚시를 좋아하니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Q. 이제 영화 이야기를 해보자.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과 호흡했다.
워낙 유명한 웹툰을 원작으로 하기도 했고, 영화화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부터 이슈가 됐다. 감사하게도 먼저 제안을 주셨고, 제가 또 감독님 전작을 좋게 봤다. 배우 한 명 한 명 다 살아 있는 구성이 인상적이었다. 영화를 찍으면서 감독님의 능력을 다시금 느꼈다. 원래 주연 배우는 많은 책임감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감독님과 나눌 수 있었다. 많은 부분을 믿고 따라갔고, ‘역시 잘 봤구나’ 생각했다. 최고의 리더였다.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작업이었다.
Q. 얼마나 만족스러웠는지?
촬영을 하면서도 만족스러웠다. 영화를 찍으면서 제가 함께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좋았다. 오히려 촬영이 더 길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Q. 장세출 캐릭터는 어떻게 접근했나?
저는 단순히 ‘이 여자가 좋고, 이 여자가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되라고 했다’는 생각만 갖고 연기했다. 제가 생각이 많아서 처음에는 복잡하게 생각했는데, 그 모습은 장세출이 아니었다.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Q. 실제 성격과 비슷한 점이 있다면?
정의감이 비슷한 것 같다. 저도 어릴 때부터 불필요할 정도의 오지랖과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이었다.
Q. 이번 작품에서 전라도 사투리 연기를 보여줬다.
사투리 부분은 처음에 노력을 많이 했고, 촬영 30% 정도 했을 때는 입에 붙어서 정확한 사투리를 표현하려고 하기보다는, 나오는 대로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특정 부분은 감독님이 사투리로 강조하길 원하셨는데 “국회 보내 주쇼!”라는 대사가 집어준 것 중 하나다.
Q. 정치와 범죄를 다루면서도 비교적 가벼운 톤을 유지한 것 같다.
감독님의 의도였던 것 같다. 저는 초반에 무겁게 생각했는데, 조금 진행되면서 감독님이 표현하고자 하는 게 경쾌한 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감독님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이 많으셨는데, 잘 조절하신 것 같다. 보시는 분들이 잘 판단해주실 거라 생각한다.
Q. 기억에 남거나 아끼는 신이 있는지 궁금하다.
많은 분들이 버스 추락 신이나, 액션 신을 기억해주실 것 같은데 저는 전혀 쌩뚱 맞게 술을 마시고 황보윤(최무성 분) 선생 집에서 일어난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대사가 정말 재미있었다. 세출이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신이었던 것 같다. 일부러 자고 일어난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바쁜 와중에도 계속 누워있었다. 덕분에 목소리도 자다 일어난 목소리로 잘 나왔다. 내추럴하게 보이면서도 신이 보여줘야 하는 주제가 잘 전달된 것 같다.
Q. ‘해바라기’에 이은 인생작을 기대해도 좋을까?
개봉해봐야 아는 거다. 이제 슬슬 인생작이 바뀔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하하. 언론시사회 끝나자마자 감독님을 뵈러 갔는데, “부끄럽지 않은 영화 만들었으니 충분하다”고 말씀하셨다. 결과가 좋으면 물론 좋겠지만, 저는 결과와 상관없이 감독님과 함께 했다는 게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