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좋아하면 울리는’ 김소현 “시즌1 결말? 역시 넷플릭스구나…”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드라마, 영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사극, 멜로, 로코, 호러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소화해내는 배우 김소현이 ‘좋아하면 울리는’으로 넷플릭스와 만났다. 이번에는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비주얼, 싱크로율 100%의 캐릭터 소화로 또 한 번 호평을 얻고 있다.
제니스뉴스와 김소현이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좋아하면 울리는’ 인터뷰로 만났다. 8부작으로 구성된 ‘좋아하면 울리는’은 지난 8월 22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공개됐다.
“CG 작업이 완성된 걸 저도 공개될 때 처음 봤어요. 촬영하면서 어떤 식으로 나올지 조금씩 보여주시긴 했는데, 생각보다 예쁘게 잘 나와서 좋았어요. 주변 반응도 좋아요. 좋아하는 사람이 10미터 안에 오면 울리는 어플이 있다는 것 자체를 신기하다고 해주시더라고요. 커뮤니티나 SNS를 통해서 반응들을 찾아봤는데, 다행히 좋은 반응이 많아서 기뻤어요”
‘좋아하면 울리는’은 좋아하는 사람이 반경 10미터 안에 들어오면 알람이 울리는 '좋알람' 어플이 개발되고, 알람을 통해서만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세상에서 펼쳐지는 세 남녀의 투명도 100% 로맨스를 그린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포털 사이트 다음을 통해 연재되던 인기 웹툰을 드라마로 각색해 선보인 작품으로, 공개 전부터 일찍이 화제를 모아왔다.
“원래 웹툰을 많이 보는 편이에요. 요즘은 꽂힌 거 1~2개 정도 보는 편인데, 중학생 때는 요일마다 웹툰을 찾아서 보곤 했죠. 웹툰을 좋아하는 분들이 가지는 마음 중 하나일 텐데, 내가 정말 좋아한 웹툰인 만큼 그 자체로만 남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고요. 한편으로는 좋아하던 웹툰에 내가 참여한다는 게 기쁘고 영광스러웠어요. 요즘 워낙 웹툰을 가져와서 드라마로 많이 제작하잖아요. 원작을 좋아하던 분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원작 팬분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훼손시키지 않고 가져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번에도 원작을 좋아했기 때문에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했어요”
김소현이 연기한 김조조는 어릴 적 겪은 불행한 사건으로 힘든 시절을 보낸 후 이모네 집에 살고 있는 인물이다. 과거의 상처를 숨기고 밝은 모습으로 살아가던 조조의 일상이 좋알람 어플의 출시와 선오(송강 분)의 등장으로 흔들리고, 어플로 인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첫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드라마 속 조조는 원작보다는 어둡고 무거운 느낌으로 표현됐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조금 힘들긴 했죠. 지칠 때도 있었고, 조조가 밝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밝게 연기를 해볼까도 생각했어요. 감독님께서 톤을 조절해주셔서 최대한 조조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연기하려고 했어요”
인물들의 풋풋한 연애는 시청자들의 학창시절 첫사랑을 떠올리게 했다. 다소 오글거리는 대사들도 있었지만 김소현은 인물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에게 전달했고, 송강과의 사랑스러운 장면들로 설렘을 선사했다.
“어쩔 수 없이 오글거리는 대사들이 있긴 했어요(웃음). 제가 워낙 웃음이 많아서 그런 장면을 찍으면서 NG를 많이 냈고요. 웃음을 참느라 바쁜 현장이었죠. 그래도 오글거리는 티가 나면 안 되니까, 최대한 대사에 집중하고 설레려고 노력했어요. 특히 선오와의 골목 키스신이 예뻤는데요. 선오가 워낙 돌직구잖아요. 갑자기 ‘키스하자’라고 하는 게 어이가 없는 상황일 수 있는데, 송강 오빠가 워낙 잘 표현해줬어요. 배경이 되는 길도 너무 예뻐서 좋았고요. 또 선오랑 둘이 아르바이트하는 고기집에서 같이 라면을 먹는 장면도 있었는데요. 좁은 공간에서 장난도 치고, 순수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줬어요. 조조와 선오가 가까워지는 장면이라 기억에 많이 남아요”
웹툰을 사랑하는 팬들은 일명 ‘선오파’와 ‘혜영파’로 나뉜다. 조조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인기남 김선오, 선오의 오랜 친구이자 조조를 짝사랑하는 이혜영(정가람 분) 모두 독자들의 마음을 사기 충분한 캐릭터기 때문. 본인을 혜영파라고 밝힌 김소현은 정가람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가람 씨는 현장에서 혜영의 감정에 충실했어요. 조조를 바라보는 짝사랑의 감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죠. 가람 씨와 대화를 많이 나눌 신이 없긴 했지만 함께 방탈출도 하고, 오락실도 가보면서, 학창시절 친구처럼 편하게 놀았어요. 실제로 가람 씨는 되게 진지하고 수줍음도 많은 스타일이에요. 연기적으로도 대화를 나눴는데요. 가람 씨가 영화를 많이 했어서 드라마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줬고, 반대로 저는 영화에 대한 것들을 물어보고 들었어요”
‘좋아하면 울리는’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 국가에 공개됐다.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노출되는 플랫폼이지만 시청률 또는 시청자 수치는 대중에 알리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때문에 흥행 여부는 SNS 반응이나 넷플릭스 관계자들의 표정에서 알 수 있다고.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는 점이 부담스럽긴 했어요. 제가 연기를 못했거나 아쉬움이 남으면 흑역사가 될 수가 있잖아요. 워낙 다양한 국가에서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이라 어떻게 보여질지 걱정도 됐고요. 어쨌든 시청률에 대해서는 자유로워서 좋게 작용한 것 같아요.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으면 어쩌나’라는 생각 없이 편하게 표현할 수 있었어요. 사실 흥행 여부는 이제 막 공개됐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프로모션을 하면서 본 관계자분들의 표정이 좋았어요(웃음). 만약 안 좋았으면, 좋게 얘기를 안 해주셨을 거라 생각해요”
시즌2를 암시하는 듯한 결말이 아쉽다는 평도 있다. 성인이 된 인물들의 관계가 어떻게 변하게 될지 궁금증을 자극하기도 한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이나정 감독은 “시즌1 반응이 좋으면 시즌2가 제작될 거다. ‘어른이 된 후 조조의 선택은?’이라는 느낌으로 끝이 난다”라고 귀띔해 기대를 높이기도 했다.
“시즌2에 대해서는 전혀 얘기를 안 해주셨어요. 시청자의 마음으로 시즌2를 기다리고 있고요(웃음). 결말을 보고서 ‘역시 넷플릭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그렇고, 다들 이렇게 끝나는 걸 아쉬워하시더라고요”
시즌2를 기다린다는 김소현에게 “만약 시즌2를 한다면 어떤 전개가 됐으면 좋겠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소현은 혜영의 서사, 장고(지헤라 분)와의 관계, 톤의 변화 등을 언급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시즌1에서는 선오와 조조의 감정 서사가 많았어요. 혜영이 한발 물러선 느낌이다가 갑자기 조조에게 다가오는 느낌이라, 원작보다 표현이 덜 돼서 아쉬웠어요. 그 부분이 더 보여지면 어떨까 싶어요. 또 시즌2를 한다면 조금 더 밝은 톤으로 가면 어떨까 싶기도 하고요. 원작에서 장고와의 관계를 좋아했기 때문에 더 다뤄지면 좋지 않을까 싶은데, 연출은 어려운 길인 것 같아요(웃음)”
끝으로 김소현은 ‘좋아하면 울리는’을 아직 보지 않은 예비 시청자들을 향한 독려의 메시지,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로맨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 느끼기에 마냥 순정물처럼 보여질 수 있는데요. 사실은 로맨스도 있고, 현실적인 아픔들도 보여주고, 여러 스토리를 담고 있거든요. 한번쯤 보시면 좋을 것 같은 작품이에요. 드라마를 보고 첫사랑의 기억이나 예전 추억이 떠오른다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런 것들이 아련하게 남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