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세젤딸' 홍종현 ① "김소연과 로맨스에 이상우 조용히 방으로..."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쉬지 않고 일하면서 앞으로를 위한 밑거름을 만든 거 같아요. 지금 했던 시간보다 더욱 길게 배우 생활을 하고 싶어요"
최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이하 '세젤딸')은 네 모녀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내고 있는 모든 엄마와 딸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세젤딸'에서 홍종현은 재벌 2세이지만 신분을 숨긴 채, 스스로의 힘으로 모든 걸 해내려 하는 말단 신입사원 '한태주'로 분했다. 결국 정체가 밝혀지며 상사이자 연인인 '강미리'(김소연 분)와의 관계가 흔들리지만, 사랑으로 이를 극복하며 안방극장까지 설렘으로 가득 채웠다.
홍종현에게 2019년은 그 어느 때보다 열일 행보를 펼친 해였다. 드라마의 꽃인 주말극 '세젤딸'을 통해 '국민 사위' 타이틀을 거머쥐며 전 세대의 사랑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SBS 드라마 '절대 그이', 영화 '다시, 봄' 등 장르 불문 다채로운 활약을 펼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제니스뉴스와 배우 홍종현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세젤딸' 종영 인터뷰로 만났다. 차분하면서도 예의 바른 어투로 작품과 연기 활동, 군 입대 계획까지 밝힌 홍종현과의 시간을 이 자리에 전한다.
Q. 많은 시청자의 사랑 속에 '세젤딸'을 마무리했다. 종영 소감은?
촬영이 끝난지 오래되지 않았다. 그래서 기분이 매일 다른 거 같다. 마지막 촬영 날에는 '끝난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조금씩 실감을 하고 있다. '매일 함께했던 사람들과 끝났다'고 생각하니 허전하기도 하다. 이번 드라마는 저에게 좋은 것들을 가져다준 작품이다. 좋은 스태프, 배우분들, 선배님들과 같이 하며 많이 배웠고, 즐겁게 촬영한 기억이 나서 시간이 지나면 더욱 아쉬워질 거 같다.
Q. 최근 종방연 자리를 가졌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가?
다 같이 모여 저녁 식사하면서 마지막 회를 봤다. 우는 분들도 있었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종방연은 처음이었다. 고깃집에서 많이 하는데, 저희는 대형 스크린이 있는 좋은 자리를 잡아서 쾌적한 환경에서 드라마를 봤다.
Q. '세젤딸'은 54부작의 긴 호흡 맞춰야 하는 작품이었다. 타 작품과 차이를 느꼈다면?
촬영 기간이 비슷한 작품은 있었다. 그런데 16개, 20개를 7~8개월 찍는 것과 54부작을 찍는 건 굉장히 달랐다.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를 생각해보면, 인물이 변화하며 겪는 사건 사고, 감정의 폭도 훨씬 다양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횟수가 기니까 부담이겠다고 생각도 하시는데, 작품 속 주인공이 많다 보니 다 같이 만들어가는 느낌에 부담이 크진 않았다. 긴 시간 동안, 긴 대본으로 호흡하면서 전에 해보지 않던 고민을 하며 많이 배웠다. 선배들에게도 정말 감사하다.
Q. '세젤딸'은 많은 세대가 시청하는 주말드라마였다. 특히 어머니들의 인기를 실감했을 거 같다.
그전에는 비슷한 또래거나 어린 친구들이 알아봤는데, 확실히 주말드라마를 하니까 어머님, 아버님 세대의 분들이 많이 알아봐 주셨다. 촬영 전후로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게 일상인데, 그럴 때 많이 인사해 주셔서 '많이 보시는구나'를 실감했다. 제 이름은 몰라도 태주는 알 정도였다. 아직도 신기하다.
Q. 어머니였던 김해숙의 죽음으로 작품은 끝난다. 결말은 예상했는가?
김해숙 선배가 돌아갈 거라고 예상만 할 뿐이었다. 죽음으로 끝나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 그렇게 끝날 줄은 몰랐다. 그런 부분을 불편하게 보는 분들도 있을 거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는데, 제 주변에서도 "드라마를 보며 지난날들이 생각나서 힘들었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었다. 반면 "후련해졌다"고 좋게 받아들이는 분들도 있었다.
그리고 부모님 생각이 가장 많이 났다. 전 어렸을 때부터 나와 살았고, 살가운 아들은 아닌 편이다. 그래서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했고, 더욱 가까워지게 됐다. 미안하기도 했다.
Q. 극중 김소연과의 연상연하 케미스트리 또한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국민 연하남'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사실 태미 커플의 90%는 누나의 몫이었다. 저는 도움을 받았다. 제가 후배인데도 엄청 배려를 해주셔서 '덕분에 촬영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국민 연하남' 수식어는 조금 부끄럽다. 누나 덕분에 제가 그런 수식어로 불릴 수 있었다.
Q. 스스로도 연하 스타일이 어울린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사실 나이를 따져 좋아한 적은 없는 거 같다. 하하. 이번 작품에서는 소연 누나가 어려 보이고 제가 나이 들어 보여서 밸런스가 맞았다는 생각이다.
Q. 실제 김소연의 남편인 이상우의 반응도 알고 있는가?
만나 뵌 적은 없는데, 열심히 봐주신다는 말을 들었다. 소연 누나가 장난처럼 이야기한 거 같은데,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스킨십하는 장면이 나오면 조용해진다고 했다. 방으로 들어갔다고 한 거 같기도 하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질투하셨을 거 같다. 하하.
Q. 같은 시기에 '절대 그이'도 같이 방영했다. 서로 다른 장르였기에 두 작품을 본 이들에게는 다르게 다가왔을 거 같다.
불편하게 보는 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긴 했다. '절대 그이'는 작년에 사전 제작으로 끝낸 작품이었고,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겹쳐서 걱정을 했다. 하지만 고민만 해서는 나아질 게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걸 열심히 하자'는 마음으로 맡은 촬영을 열심히 했다.
Q. 다양한 작품을 하며 맡은 캐릭터를 떠나보냈는지 궁금하다.
상황마다 다른 편이긴 한데, 안 빠져나오려고 하진 않는다. 자연스럽게 놔두는 편이다. 저 같은 경우에는 평소에 배워보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것들로 에너지를 쏟으면, 조금씩 멀어지게 되는 거 같다. 이번에도 여행을 가고, 못 만났던 사람들도 만나고 있다. 8개월 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면서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떠나보낼 수 있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