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너노들' 박지연 ② "두렵던 홀로서기, 다시 시작해볼게요"

2019-10-06     이혜린 기자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사람은 누구나 슬럼프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 '다시 제대로 시작해보자'는 마음이 생겼어요. 단단하고 꾸준히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고 싶어요"

그룹 티아라 지연이 5년의 공백을 깨고 배우 박지연으로 돌아왔다. KBS2 드라마 '너의 노래를 들려줘'(이하 '너노들')은 살인 사건이 있었던 그날의 기억을 전부 잃은 팀파니스트가 수상한 음치남을 만나 잃어버린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로코 드라마다. 극중 박지연은 거침없는 바이올리니스트 하은주로 분했다.

박지연에게 지난 시간은 티아라 그룹 활동에서 홀로서기를 위해 나아가야 할 시간이었다. 그리고 무섭고 두렵게만 느껴졌던 시간은 박지연을 슬럼프에 빠뜨렸다. 하지만 이를 딛고 설 수 있게 도와준 것은 지금의 자신을 만든 시간들이었다. 박지연은 "욕심이 많아진 거 같아요. 이제는 행복을 느끼며, 많은 사람들과 제 옆에 있는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즐겁게 활동하고 싶어요"라며 눈을 반짝이기도 했다. 

제니스뉴스와 박지연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너노들' 종영 인터뷰로 만났다. 작품을 마치고 배우, 솔로 가수로서의 영역 확대를 예고하며 새로운 활동에 대한 자신을 드러낸 박지연과 나눈 대화 현장을 이 자리에 전한다.

▶ 1편에서 이어

Q. 티아라 활동 이후 복귀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이유가 있을까요? 
사람은 누구나 슬럼프가 있다고 생각해요. 당시에 아무런 의욕이 없었어요. 이걸 왜 먹어야 하고, 왜 밖에 나가서 사람을 만나야 하는지 모를 정도로 피폐했어요. 자신감도 없었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였어요. 부모님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죠. 그리고 그때쯤 지금 소속사를 만났고, 밥도 자주 먹게 됐어요. 이상하게 무너져 내리고 너무 힘들 때, 주변에서 저를 많이 도와줬어요. 제게 용기를 주고, 끌어내준 게 회사였고, 이번 작품이었어요.

그래서 너무 소중하고 감사해요. 다시 사람들과 마주하고 현장에서 일하는 느낌을 다시 알게 됐어요. 그게 너무 행복했고요. 이제 '다시 제대로 시작해보자'는 마음이 생겼어요. 단단하고 꾸준히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고 싶어요.  

Q. 이번에 겪었던 공백을 슬럼프라고 표현했는데, 처음 겪었던 슬럼프였나요?
처음 겪은 건 아니에요. 어떻게 좋은 일만 있겠어요. 슬프고 우울한 날도 있는 것처럼 이번 공백이 제가 가장 크게 느끼고, 어두웠던 건 맞아요. 티아라 멤버들과 흩어지고 홀로서기를 해야 했던 시점이었어요. 누가 생각해도 가장 두렵고 무서웠던 시기였을 거 같아요. 하지만 그때 무너지지 않았기 때문에 팬분들에게 감사 인사도 할 수 있고, 더욱 넒은 시야로 많은 걸 바라볼 수 있게 된 거 같아요. 

Q. 티아라 멤버들은 홀로서기로 가수, 배우로 자신의 길을 걷고 있어요. 지연 씨가 가수가 아닌 배우로 첫걸음을 내디딘 이유는 뭔가요?
제가 연기자로서 딱 집중해서 보여드렸던 게 없던 것도 이유였어요. 그래서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고, 소속사의 좋은 케어도 받았죠. 지금 소속사의 분들은 정말 좋은 분들이에요. 제가 행복하길 원하는 걸 보니 믿고 맡겨도 될 거 같았어요. 그래서 더욱 자신감이 생기게 됐어요.

Q. 가수로서 무대에 오를 계획도 세우고 있나요? 
앨범 준비는 정말 오래전부터 했어요. 그런데 중국 회사다 보니까 소통 문제가 있었어요. 그리고 이번에 드라마를 들어가며 작품에만 집중하기 위해 스톱하게 된 것도 있고요. 이제 드라마가 끝났으니 음악에 집중해서 오는 11월 말에 활동을 계획하고 있어요. 팬분들에게 오랜만에 무대에 서있는 지연의 멋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Q. 새로운 작품과 캐릭터 욕심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그리고 항상 일방적인 캐릭터였죠. 이번 작품 전까지는 학원물에서 로맨스도 일방적이었고, 악역이 많았어요. 그런데 성인 캐릭터의 첫 악역을 해봤는데,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거 같아요. 저랑 잘 어울리기도 하고요. 가끔은 '왜 이렇게 무섭게 생겼지?'라면서 놀라기도 해요. 하하. 

다음엔 완전 깨발랄한 로코를 해보고 싶어요. 통통 튀는 지금 제 나이대에 어울리는 역할이요. 그리고 지금 20대에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잔잔하게 해보고 싶어요. 욕심이 많아진 거 같아요. 지금까지 못된 애였다면, 정의롭고 사이다를 날리는 역할, 액션도 잘 해보고 싶어요. 기회가 더 많아졌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불안하고 초조했던 마음이라면, 이제는 마음이 넓어진 건지 성장한 거 같아요. 생각도 깊어졌고요. 

Q. 활동에 대한 욕심이 늘어난 것 같아요.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지나가면서도 스스로를 눌러왔던 거 같아요. 어떤 활동을 하든 만족하지 못했던 것도 있고요. 제가 만족하는 활동이 생긴다고 하면 그것도 말이 안 되는 거 같고, 거기에 너무 안주할 거 같더라고요. 그 부분에서도 이제는 행복을 느끼며, 많은 사람들과 제 옆에 있는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즐겁게 활동하고 싶어요.

Q. 단체 활동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요? 최근 핑클은 JTBC 예능 '캠핑클럽'을 통해 완전체로 뭉치는 모습을 보였어요. 
걸그룹으로 10년을 활동했던 사람으로서 그건 누가 봐도 완성 같아요. 선배들은 저희 우상이었어요. 사실 저는 뭉치기 위한 과정 속에 있죠. 과정들을 천천히 지나가면서 커리어를 쌓고, 언젠가는 우리도 한 번쯤은 꼭 했으면 좋겠어요. 어느 걸그룹이든 활동했던 친구들이라면 다 바랄 거예요. 

Q. 다른 장르의 예능 프로그램 계획은요?
예능은 하고 싶어요. 그런데 예능이 가장 어려운 거 같아요. 도전하고 싶지만, 일단은 앨범에 집중하려고 해요. 끝나고 나서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하하.

Q. 팬들은 지연 씨에게 큰 존재 같아요. 어떤 의미인가요?
팬분들이 있어서 지금 제가 있어요. 정말로요. 가장 소중한 존재고, 너무 힘이 돼요. 친구 같다가, 언니, 오빠도 돼요. 그리고 항상 미안하고 고마워요. 좋아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고요. 이런 관계가 유지되다 보니까 계속 힘을 낼 수 있는 거 같아요. 

Q. 팬미팅과 같은 자리를 마련할 계획도 있을까요? 
팬미팅 같은 가까이 만나는 자리가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해요. 팬분들도 행복하고 저도 얻는 게 많죠. 팬분들과도 정말 오래됐어요. 그래서 더욱 애틋한 관계예요. 많은 걸 겪었기 때문에 이만큼의 사이가 됐어요. 소중함도 알았고, 많이 배웠고, 저를 항상 강해지게 만들어주는 존재 같아요. 

Q. 앞으로의 계획, 목표가 궁금해요. 
더 바라는 거 없이 지금만 같고 싶어요. 지금이 가장 행복한 거 같아요. 지금처럼 행복하려고 하는 일을 주변 사람과 같이 똘똘 뭉쳐서 완벽하고 점점 더 좋아지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드리고 싶어요. 더 큰 욕심도 없어요. 오래 하는 게 최고인 거 같아요. 행복을 찾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