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정동화, "'위대한 캣츠비'가 왜 '위대한' 캣츠비인지 표현하고 싶어요"
[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칭찬과 존경이 오고 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올해로 데뷔 12년차 뮤지컬 배우 정동화와 인기 최정상의 아이돌그룹 비스트(BEAST)의 멤버로 3년 만에 뮤지컬에 출연하는 손동운. 이들은 나란히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RE:BOOT’(이하 ‘위대한 캣츠비’)에서 ‘캣츠비’ 역을 맡았다. 개막을 약 한 달 앞두고 이루어진 연습실 공개 현장에서 만난 이들에게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는 2004년 다음에 연재된 강도하 작가의 웹툰 ‘위대한 캣츠비’를 원작으로 한 작품. 달동네에 있는 친구 ‘하운두’의 집에 얹혀 사는 백수 ‘캣츠비’, 그리고 ‘캣츠비’에게 어느 날 갑자기 청첩장을 건네는 6년 사귄 여자친구 ‘페르수’, 무조건적인 사랑을 실천하며 ‘캣츠비’의 앞에 나타난 ‘선’ 등 20대 주인공들의 지독하게 아픈 '순정'을 그리고 있다. 오는 11월 7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된다.>
♦ '위대한 캣츠비'는 왜 '위대한' 캣츠비인가
이번 작품에서 비스트(BEAST) 손동운, 배우 강기둥과 함께 ‘캣츠비’ 역을 맡은 정동화. 그는 뮤지컬의 대본을 받아보기 전까지 행여 영향을 끼칠까봐 일부러 원작을 자세히 보지 않았다. 그래서 ‘위대한 캣츠비’가 왜 ‘위대한’ 캣츠비인지 의문이 있었다고. 하지만 대본이 나온 후 원작을 정독해보고 그 이유를 알게 됐다.
“다들 미친 순정을 향해 달려가는 그 속에서 조금 다르게 희생을 하는 인물이 캣츠비였더라고요. 그런 상황 속에서도 모든 걸 감싸 안은 인물이 캣츠비라는 걸 알게 되서, ‘아 이래서 위대한 캣츠비라고 하는구나’라는 걸 느꼈죠. 그런 부분이 잘 보이게끔 개인적으로는 웹툰에는 없는 부분도 조금 가져올 생각이에요. 중심인물이다보니 조금 더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희생적인 사랑을 더 많이 표현해보고 싶다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에요”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적나라하고, 상식적이지 않으며, 날 것 그대로의 본능에 충실하게 사랑만을 향해 달려간다. 물론 주인공인 캣츠비도 마찬가지다. 그런 캣츠비를 그 자신은 이해할 수 있었을까.
“제 자랑이라고 얘기하긴 좀 그런데 저도 한 우물만 파는 타입이에요. 사랑도 일도, 그런 면이 있어요. 다행히 그런 부분이 닿아 있어서. (하지만 캣츠비는) 저보다 훨씬 더 착한 사람인 것 같아요(웃음)”
본 공연을 약 한 달 앞둔 이 시점에서 사실 그는 지금까지도 해결이 안 되는 건 헤어와 의상 콘셉트라며 입을 열었다. 지난 2011년 초연된 작품과는 다르게 이번 '위대한 캣츠비'는 원작에 가까운 느낌으로 완전히 새롭게 리부트됐다. 그렇다 보니 가장 설득력 있는 헤어와 의상 콘셉트가 나오길 바라면서 고민중이라고.
“(원작에서 캣츠비는) 고양이잖아요. 사실 저는 헤어랑 의상 콘셉트를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이에요. 그걸 통해서 ‘아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이겠구나’를 한 번에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저도 항상 작품에 참여할 때마다 회의를 같이 하거든요. 그런데 아직 모르겠어요. 가장 먼저 헤어는 제가 구상해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그 헤어를 어떻게 해야될지 아직 모르겠어요. 백수라고 해서 머리를 떡지게 나올 수도 없는 거고 (웃음)”
♦ '캣츠비'에게 있어 '페르수'와 '선'의 존재
작품 속 캣츠비에게는 두 명의 여자가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캣츠비에게 결혼식 청첩장을 건네며 이별을 통보한 6년 간 사귄 페르수와 그런 캣츠비의 앞에 나타나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주며 그의 마음을 움직이는 선. 캣츠비에게 있어서 이 두 여자는 어떤 존재일까. 이번 작품에서는 페르수 역에 선우와 이시유가, 선 역에 다나와 유주혜가 캐스팅됐다.
“선은 저보다 더 큰 존재인 것 같아요. 저보다 더 사랑에서 희생을 하는. 저의 혼란스러워 하는 마음을 아는 데도 불구하고 저를 사랑해주는 인물이에요. 페르수는 처음에 작품을 보시면 나쁜 여자처럼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여자의 뒷 이야기를 알게 되면 정말 가슴 아프죠. 처음에는 ‘어떻게 저러나’ 싶어도 결국에는 다 약자이고, 다 사랑 때문에 그렇게 된 인물들이기 때문에 누구 하나 나쁜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이시유씨는 외관상의 분위기가 딱 페르수에요. 외적인 이미지가 주는 강렬한 매력이 있죠. 선우씨는 슬픈 감정이 눈 깜짝할 새에 확 올라올 정도로 되게 감성적이에요. 선 역의 주혜는 그 역할에 맞는 나이, 분위기,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요. 선에게 어울리는 풋풋한 학생 같은 느낌의 매력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너무 좋아요. 다나는 되게 당차요. 원작 속에서 선이 갖고 있는 당참이 있거든요. 그런 기운과 예쁜 이미지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 서로가 서로에게 영감을 주며 연습중
연습실 분위기도 화기애애하다. 다른 배우들이 연기할 때 모든 배우들이 다같이 보면서 의견을 공유한다. 초연과 다름 없다 보니 다들 작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고 의견도 많다고. 정동화는 “이런 말은 좀 위험할 수도 있는데 잘 나올 것 같다”라며 조심스레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노래, 연기, 춤 무대에서 벌어지는 것들은 사실 서로가 서로에게 영감이에요. 누가 누굴 가르쳐주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저도 동운이를 보면서 영감을 얻고 동운이도 같이 하는 동료 배우들을 보면서 영감을 얻고 그러는 것 같아요. 저는 공연 중에 관객들을 보면서도 영감을 얻어요.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영감이 될 수 있는 관계만 된다면 계속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연습할 때 계속 피아노만 가지고 해서 상상이 안 가지만 이번 작품은 록이에요 록. 송스루라 너무 좋고 라이브 밴드라 너무 좋아요. 합주가 들어오면 어떻게 될지 너무 설레요. 음악감독님이 ‘렌트’를 모티브로 하셨대요. 심장을 두드리는 느낌이 있고, 풀어주는 아름다운 선율도 있고. 음악이 좋은 게 굉장히 많아요. 눈과 귀를 즐겁게 해드리도록 열심히 할게요”
사진=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