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썰] 클릭비 13년 만의 완전체, 현재진행형 꿈꿔서 고마워요
[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그룹 클릭비(Click-B)가 컴백한다. 사람들이 놀라워하며 묻는다. ‘완전체로 나와?’ 고개 끄덕끄덕. 김태형 오종혁 김상혁 우연석 유호석 하현곤 노민혁까지 일곱 멤버가 조우했다. 지난 21일 클릭비 새 앨범 ‘리본(Reborn)’을 발매한 것. 이 완전체 앨범이 나오기까지 무려 13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클릭비는 지난 1999년 8월, 정규 1집 앨범 ‘클릭비’로 데뷔했다. 1세대 아이돌의 문이 닫히는 순간, 마지막 주자가 된 이들은 당시 수려한 외모를 겸비한 아이돌 밴드의 시초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03년 멤버 유호석 노민혁 하현곤이 탈퇴했으며, 이듬해 김상혁의 음주운전 사고와 함께 잠정적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그렇게 8년이 흐른 뒤인 2001년 1월 김태형을 제외한 여섯 명이 재결합 콘서트를 펼쳤고, 드디어 올해 10월, 7인의 완전체 앨범 ‘리본’이 탄생했다.
긴 시간, 게다가 우여곡절 끝에 모습을 드러낸 1세대 아이돌. 사실 반갑기는 하지만 그리 놀랍지는 않다. 이미 몇 년 전부터 H.O.T.와 핑클, S.E.S.의 컴백에 대한 소망과 추측이 잊을 만 하면 또 다시 고개를 드는 일이 반복됐다. 지오디(god)는 앨범을 내고 콘서트까지 개최하며 대중들의 추억에 불을 지폈으며, 신화는 아직까지도 1세대 아이돌 명목을 이어오며 전설로 자리잡고 있다.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사는 존재라 했던가. 그리고 한 번 팬은 영원한 팬이라고 했던가. 1세대와 2세대의 시작과 끝을 명확하게 정의 내릴 수는 없지만, 대중들은 늘 마음 속 한 켠에 ‘1세대 가요계’에 대한 추억을 지니고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당시 팬덤에 속해 있던 이들은 하염없이 ‘우리 오빠들(혹은 언니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MBC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열풍과 이에 파생된 공연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의 전국 투어 및 앙코르 공연만 봐도 그렇다. 길거리에는 90년대 클럽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추석에 방영된 SBS ‘심폐소생송’은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정규 편성 요청이 빗발쳤으며, 이 방송에 출연한 클릭비는 당시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장기 랭크됐다. 대중들이 추억에 목말라 하고 있으며, 이를 회상하는 일에 큰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그래서 더 아쉽다. 1990년대, 조금 더 나아가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가수들이 여전히 ‘추억’에 머무르고 있음이 안타깝다. 현재 1세대 아이돌의 컴백은 ‘재출현’에 가깝다. 완전체 컴백에 대한 소망이 모두의 못다 이룬 꿈처럼 남아있었다 한들, 일종의 깜짝 이벤트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실제로도 방송에서는 1세대 아이돌 멤버들이 여전히 친분을 유지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그들은 “함께 모여 앨범을 내고 싶은 생각은 늘 있다”라며 입장을 표명한다.
‘완전체 컴백’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며, 분명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대중은 이런 ‘이슈’가 있을 때마다 ‘각자 다른 곳에서 잘 살다가 갑자기 왜?’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반가운 것은 사실이나 그게 끝이다. 컴백 소식이 불거진 이후, 잠깐 펼친 활동은 대중에게 추억을 환기시켜주는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중이 그들의 컴백과 앨범에 대해 기대를 하도록 만들었다면 ‘우리는 여전함’을 드러내는데 그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멈춘 것이 아님’을 꾸준히 인식시켜줘야 한다.
특히 클릭비 멤버 중 일부는 지금까지도 음악 활동을 펼쳐오고 있기에 더욱 소망이 크다. 그때와 지금의 음악이 어떻게 변했는지, 각자 발전시켜온 역량이 다시 하나가 됐을 때 향후 어떤 결과물이 계속 탄생할지 궁금하다. 다행히 클릭비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이번 '리본' 발매 이후에도, 계속 공연을 펼치며 팬 그리고 대중들과 호흡할 것임을 밝혔다. 이들이 현재의 가요계에 융합이 되는, ‘현재진행형’이 되어가는 순간이다. 1세대 가요계를 함께 겪어온 사람으로서 이런 클릭비의 다짐에 고마움을 전해본다.
사진=DSP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