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클릭비 ① 13년 만에 '소소하게' 돌아왔다, 이제 시작일뿐
[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너 겁먹지 말고 일어나/세상 앞에서 너 두려워 울지마/너 모든 걸 다 걸고 싸워 한 번 부딪쳐봐/이제 세상을 가져봐’. ‘백전무패’라고 말하면 기억이 날까?
지난 1999년 데뷔한 그룹 '클릭비' 이야기다. 당시 이들은 수려한 외모는 물론, 밴드와 댄스가 결합해 대중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1세대 아이돌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1990년대 하드코어와 2000년대 초반의 경쾌하고 착한 느낌의 멜로디의 조화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멤버들의 탈퇴와 활동 잠정 중단이 이어졌고, 결국 팬들은 클릭비의 음악을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무려 13년이 지난 지금, 우리 오빠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클릭비는 21일 정오 새 앨범 ‘리본(Reborn)’을 발매하고 일곱 명 완전체로 팬들을 찾는다. 오랜만에 발표한 신곡이지만 특유의 감성은 한결 같다.
그리고 지난 20일 인터뷰를 위해 만난 멤버들의 모습 또한 여전했다. 비록 몸도 커지고 인터뷰도 능수능란해 성숙한 매력이 물씬 풍겼지만, 서로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보면 영락 없는 그 옛날 ‘남고 학생들’이었다.
◆ "컴백? 클릭비 음악과 색깔이 고민됐다"
먼저 김상혁은 “그리웠던 생활이고, 일곱 명이 함께 하는 순간이라 하루하루가 설렜다. 우리는 개인활동을 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자리를 가져보면 어떨까’라고 예전부터 이야기했다”고 컴백 계기를 밝혔다.
이어 “군대 간 시기도 다르고, 개인 상황이 회사마다 달라서 '현실적으로 먼 이야기'라고 생각을 하다가, 2년 전쯤 DSP페스티벌을 통해 유호석을 제외한 무대에 서면서 구체화 해보자고 했다”고 완전체 출범의 배경을 밝혔다.
노민혁은 “각자 탈퇴도 겪었고, 솔로 활동이나 연기 등 개인적인 욕심과 꿈들이 있었다. 그게 13년이 걸린 이유이기도 하다”라며 그동안 뭉칠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실제 유호석은 ‘에반’이라는 이름으로, 하현곤은 ‘하현곤 팩토리’로, 노민혁은 ‘애쉬그레이’로 솔로 음악 활동을 펼쳐왔다. ‘강후’로 예명을 바꾼 김태형과 오종혁은 뮤지컬 배우로 변신을 했다.
클릭비는 현재 DSP미디어에 소속되어 있지만, 개인별로는 소속사도 다 다르다. 그렇지만 이런 문제는 이들에게 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노민혁은 “이번 앨범은 약간의 외부 문제만 조율하면 됐기에 오히려 즐겁게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고, 유호석은 “같이 하고자 하는 마음과 의지가 다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데뷔 당시, 회사가 클릭비를 만들어줬다면, 이제는 클릭비가 거진 모든 작업에 직접 참여하고 의견을 반영시키며 스스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3, 4년 정도 밖에 활동하지 못했던 클릭비에게 큰 발판이 됐다. 클릭비를 떠올리면 3집 타이틀곡 ‘백전무패’로 기억되지만, 2000년대 초 대중에게 자신들을 각인시키기도 전에 활동을 접었던 아픔이 있다.
이에 대해 노민혁은 “컴백을 준비하면서 클릭비의 음악은 무엇이며, 어떤 색깔인지 고민 했다”라며, “당시 같이 활동했던 지오디(god)나 플라이투더스카이, 신화 등은 지금까지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라며 심경을 털어놨다.
클릭비 멤버들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새 앨범 ‘리본’을 준비하며 더욱 진지하게 고민했다. 물론 정체성은 유지하기로 했다. 노민혁의 말에 따르면 클릭비라는 팀은 밴드와 댄스의 조합인데, 이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유일무이하고 그게 그들만의 개성이자 색깔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앨범에도 젊은 리스너들이 들을 수 있는 트렌드를 담으면서도, 본인들이 보여주고자 하는 클릭비의 모습을 빼놓지 않았다.
◆ 소소하게, 그렇지만 모두를 만족시키며
그렇다면 13년 만에 맞춰보는 클릭비의 호흡은 어땠을까? 오종혁은 “이걸 준비하면서 한 말이 ‘많이 싸우자’였다. 진짜 싸움이라기 보다, 대립이 많을수록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고, 그런 점에 있어 예상했던 정도의 충돌이 있었으며 충분히 타협점을 찾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오랜 기간 각자의 음악을 해왔다 보니 자신들만의 스타일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클릭비는 일곱 명의 스타일을 한 두 곡 안에 녹여내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녹음에 임했다.
타이틀곡 ‘리본’은 ‘다시 태어나다’라는 뜻으로, 과거의 사랑과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해 바보 같던 시간을 끊어내기 위한 남자의 다짐이 담겼다. 잔잔한 건반으로 시작돼 무거운 힙합 리듬을 지나, 예전 클릭비의 강력한 록 사운드까지 보여준다. 곡이 절정으로 흘러갈수록 화려한 스트링과 기타 사운드로 애절함을 표현한다. 멤버들의 목소리가 확실한 기승전결을 완성시켜주는 것과 같다.
수록곡 ‘보고싶어’는 옛날 클릭비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면서도 대중을 위한 트렌드를 담은 곡이다. 이에 대해 오종혁은 “’리본’이 클릭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실험적인 곡이라면, ‘보고싶어’는 우리 예전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상혁은 “이성을 그리워하고 만나고 싶어하는 곡이다. 어떻게 보면 팬들을 만나고 싶어하는 마음이 은연 중에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도 있다. 도입부 가사도 일부러 클릭비 데뷔 월인 8월에 맞춰 가사를 수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유호석도 “타이틀곡 ‘리본’은, ‘클릭비가 어떻게 나왔나’ 지켜보는 시선들이 있는 곡이다. 반면 ‘보고싶어’는 좀 더 내려놓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곡이지 않나 싶다”라고 전했다.
이번 앨범의 형태는 싱글로, 단 두 곡이 수록됐다. 감질나는 곡 수이긴 하지만 현실적인 부분과 음악적인 부분, 클릭비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율이 담겼다. 이는 클릭비가 팬들에게는 갈증을 해소시켜 주고, 음악적으로는 대중들에게 더 다가가고자 하는 양면의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노민혁은 “우리는 소소하게 나왔다. 상업적 목표를 달성해야 된다는 생각이 아니라, 하고 싶은 열의가 있으니까 중요한 시작점을 내딛자. 그리고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 보답하는 음원을 만들자는 것에서 시작했다”라며 클릭비 컴백의 궁극적인 목표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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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인터뷰] 클릭비 ②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체, 체력 걱정은 넣어둬
[Z인터뷰] 클릭비 ③ '휴덕'과 '탈덕' 다 모여! 클릭비는 계속될테니
사진=DSP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