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클릭비 ③ '휴덕'과 '탈덕' 다 모여! 클릭비는 계속될테니

2015-10-21     이소희 기자

[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너 겁먹지 말고 일어나/세상 앞에서 너 두려워 울지마/너 모든 걸 다 걸고 싸워 한 번 부딪쳐봐/이제 세상을 가져봐’. ‘백전무패’라고 말하면 기억이 날까?

지난 1999년 데뷔한 그룹 '클릭비' 이야기다. 당시 이들은 수려한 외모는 물론, 밴드와 댄스가 결합해 대중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1세대 아이돌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1990년대 하드코어와 2000년대 초반의 경쾌하고 착한 느낌의 멜로디의 조화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멤버들의 탈퇴와 활동 잠정 중단이 이어졌고, 결국 팬들은 클릭비의 음악을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무려 13년이 지난 지금, 우리 오빠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클릭비는 21일 정오 새 앨범 ‘리본(Reborn)’을 발매하고 일곱 명 완전체로 팬들을 찾는다. 오랜만에 발표한 신곡이지만 특유의 감성은 한결 같다.

그리고 지난 20일 인터뷰를 위해 만난 멤버들의 모습 또한 여전했다. 비록 몸도 커지고 인터뷰도 능수능란해 성숙한 매력이 물씬 풍겼지만, 서로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보면 영락 없는 그 옛날 ‘남고 학생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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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인터뷰] 클릭비 ① 13년 만에 '소소하게' 돌아왔다, 이제 시작일뿐
[Z인터뷰] 클릭비 ②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체, 체력 걱정은 넣어둬

 

◆ "보석처럼 빛나는 순간, 추억할 수 있어 좋아"

11월에는 신나게 공연을 즐기면 되겠지만, 아쉽게도 음악 방송 활동은 없다. 김상혁의 말에 따르면 클릭비는 음악 방송을 하게 되면 처음 의도와 달라지고 집중을 하지 못할 것 같아, 팬들과 호흡을 맞추는 공연을 위주로 할 예정이란다. 하지만 콘서트나 음원을 알리는 라디오 방송이나 예능프로그램에는 출연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노민혁은 “상업적 기대가 아예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높지 않았다. 그래서 정말 우리를 찾아봐주는 팬들을 위해 활동 계획을 짜려고 한다”라며, “그런데 티저 영상이나 SBS ‘심폐소생송’을 시작으로 상상 이상의 관심을 받으면서 ‘어, 우리가 이 정도였나?’ 싶을 정도로… '얻어걸렸다'는 느낌이랄까? 행복하기도 하지만, 무섭고 두렵기도 하다”라며 생각을 밝혔다.

이에 따라 같은 날 새 앨범을 발매하는 그룹 신화 김동완과 음악 방송에서는 마주칠 수 없게 됐다. 김상혁은 “동완이 형과 최근에 연락한 게 올해 초 한 번 하고 안 했다. SNS 상에서 공감하는 부분에 ‘맞는 것 같다’라는 리플이나 좀 달았지, 음악에 대한 이야기는 안 했다. 그렇지만 서로가 같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라며 뜸한 왕래를 솔직히 밝혔다.

노민혁은 “음악 방송에서 만날 일은 없겠지만, 같이 이름이 올라가있는 것만 봐도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감회가 들 것 같다. 신화와 클릭비라는 이름이 매일 같이 오르락 내리락 할 걸 생각하면…”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에 멤버들은 “오르락내리락? 이름이 같이 안 올라갈 수도 있다”라고 농담을 던지며 웃었다.

오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잦은 교류가 오갔던 것은 아니지만, ‘1세대 아이돌’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로와 힘이 되는 존재이면서도 편안해지는 것이다.

최근 들어 지오디, 플라이투더스카이, 왁스, 전진 등 1세대 가수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자주 만나볼 수 있었다. 13년간 클릭비로서 공백을 가지며 다른 동료 및 선후배를 바라보는 기분은 어땠을까?

김상혁은 “지켜보면서 응원도 하게 되고, 형들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이 그 시대로 다시 돌아가 바라보는 것 같은 걸 봤을 때 부럽기도 했다”라고, 우연석은 “신화는 우리가 활동하지 않았던 13년 동안 계속 활동하지 않았나. 그래서 ‘우리도 해체를 하지 않고 활동을 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 '휴덕' 마저 불러모으는 클릭비의 힘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냐"는 말에 김상혁은 “인간의 모든 욕망 중 하나는 늙고 싶지 않다는 게 있듯이 과거가 그리운 마음이 있다. 그런데 돌아가고 싶다기 보다, 그 시절이 보석처럼 마음 속에 크게 빛나고 있어서 그 순간이 좋다”라고, 우연석은 “추억할 수 있는 게 있어서 좋다”라며 그 시절의 소중함을 다시 떠올렸다.

노민혁은 “지오디가 재결성을 했을 때 ‘먹히는 구나, 성공 가능성이 있겠다’라는 시선이 아니라, ‘동시대를 살고 추억했던 팬들은 물론이고, 아닌 분들까지 그런 것을 반기고 향수를 느끼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그들을 기다려준 분들이 많았다는 사실에, 우리도 누군가에게는 기다림의 대상일 수도 있고 안식처가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라며 생각을 전했다.

김상혁은 “그 (당시 활동했던 것들에 대한) 느낌이 고맙고, 그걸 일곱 명만 공유하는 게 아니라 팬클럽과 같이 공유할 수 있어서 더 좋다”라고 말했다.

같은 추억을 지닌 채 함께 세월을 보내는 것이다. 1999년 혹은 2000년대 초반, ‘오빠’를 외쳤던 팬들은 대부분 직장을 갖고 사회 생활을 하고 있으며, 결혼을 해 육아에 힘쓰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 오빠들’이 나온다고 하자, 콘서트 티켓을 단숨에 매진시키고 응원 활동에 나서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김상혁은 “팬클럽 임원들이 오랫동안 구심점을 하느라, 육아도 있었을 텐데 (웃음) 고생을 많이 하셨을 거다. 신화처럼 왕성히 했으면 그래도 팬들과 소통하는 자리가 많았을 텐데 별로 없었고…”라며, “요즘에는 '탈덕'(팬질을 그만두다) 아닌 '휴덕'(팬질을 잠시 멈추다)이라고 하던데, 그 팬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구심점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라고 클릭비 활동에 힘 쓰고 있는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 깊은 뿌리 있어 가능한 제2의 도약

1세대 아이돌의 컴백은 팬이고 아니고를 떠나, 대중 모두에게 특별하다. 팬덤을 떠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생활을 하고 있던 사람들을 다시 불러모으는 강력한 힘이 있고, 꼭 팬이 아니더라도 아련한 당시 추억이 담긴 보물상자를 열어보는 듯한 기분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가치는 지속 가능해야 더욱 빛난다. 클릭비의 컴백이 더욱 반갑고 기분 좋은 이유다.

오종혁은 “같이 한 무대에서 공연을 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 늙더라도 일곱 명 그대로 공연을 할 것이고, 단발성이라면 모이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김상혁은 “추억해주시는 동시대 분들과 팬들이 반겨주는 마음에 대한 보답의 의미도 있다. 꾸준하게 좋은 자리를 만들려는 계획 하에 나아가는 과정이고, 이번 컴백이 그 첫걸음이 되도록 노력하고 싶다”라고 이번 컴백을 설명했다.

클릭비는 신곡 ‘리본’의 뜻처럼 다시 태어나 제2의 도약을 꿈꾸고자 한다.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가요계 상황 탓에 휩쓸릴 수도 있다. 이들도 대중과 융화되기 위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클릭비에게는 그동안 쌓아온 추억의 힘과 연륜, 더욱 애틋해진 대중과의 관계 등 강력한 뿌리가 있기에 쉽사리 흔들리지는 않을 것 같다.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진 앨범이고, 팬들이 오래 기다려주신 만큼 우리도 오랜 준비를 했어요. 앞으로 좋은 기억을 만들어가기 위한 것이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 드려요. 약간의 체력도 준비해주시고! 사고 없이 서로서로 그렇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오종혁) “사고 없는 것, 그거 매우 중요하다. (웃음)” (멤버 일동)

 

사진=DSP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