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요지경] '내부자들' 웹툰엔 없다? 영화엔 있다! 포인트 셋
[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알아둔다면 친구나 연인 앞에서 아는 '척' 하기 딱 좋은 영화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한 자리에 모아봤다.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그린 '내부자들'이다.
오는 19일 개봉하는 ‘내부자들’은 두 가지의 이유 때문에 큰 주목을 받았다. 첫째로 연기파 배우인 이병헌과 조승우의 만남이고, 둘째로 '미생' '이끼'로 우리에게 익숙한 웹툰 작가 윤태호의 미완성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는 점이다. 이에 이번 영화 요지경에서는 원작에는 없고 영화에만 있는 세 가지 포인트를 콕 짚어봤다.
I. 열혈 르포기자 대신 무족보 검사 등장
영화와 웹툰 사이에서 가장 다른 점은 바로 캐릭터의 변화다. 원작의 이야기와 그림체에 반한 우민호 감독은 미완결 웹툰을 영화화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웹툰 '내부자들'이 고질적인 한국 사회의 부패와 비리 등 시스템의 문제를 밝히는데 집중했다면 영화 '내부자들'은 관객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범죄드라마 장르로서 접근하고자 했다.
우민호 감독은 “시스템 안에 속해 있는 개인들의 치열한 대결을 영화에 담아내고, 그 끝에 과연 누가 살아 남을 것인지를 바라볼 수 있는 영화로 완성시키기 위해 웹툰의 큰 틀 안에서 각색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웹툰에 있는 ‘이상업’ 르포기자 캐릭터 대신 무족보 검사 ‘우장훈’ 캐릭터가 탄생했다. 원작에 없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우민호 감독은 많은 고민을 했다.
우민호 감독은 “조승우가 아니면 원하는 캐릭터가 완성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성공에 목말라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우장훈’은 관객들이 감정 이입할 수 있는 ‘미생’형 인물이다”라고 밝혔다.
II. 빠르게 움직인다, 멋있게 움직인다
2012년 '내부자들'의 연재를 돌연 중단한 윤태호 작가는 영화의 제작을 제안 받았을 때 "영화화할 마음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윤태호 작가는 “원색적으로 정치라는 지점을 다루는 만화이기 때문에 사실이고 근거가 있더라도 영화화 되어 관객들이 본다면 불편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우민호 감독 스타일에 맞춰 영화 <내부자들>은 재탄생 됐고, 윤태호 작가 역시 만족감을 표했다.
윤태호 작가는 “만화에서는 활자로 대화가 이어지기 때문에 관념적인 어휘와 문학적인 틀을 사용한다. 하지만 영화로 변하게 되면, 대화는 더욱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전달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윤태호 작가의 웹툰 속 어휘는 우민호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문체로 바뀌어 재탄생 되었다. 여기에 우민호 감독의 개성이 더해지며 정치적인 측면을 다룬 어두운 분위기의 웹툰이 영화로 조금 더 경쾌하게 표현될 수 있었다.
III. 웹툰에선 전할 수 없는 영화만의 영상미
영화와 웹툰에 가장 큰 차이점은 사이즈다. 웹툰이 멈춤 화면으로 구성된 위, 아래가 넓은 사이즈라면, 영화의 프레임은 움직임이 많은 좌, 우로 넓은 사이즈다.
고락선 촬영 감독은 컷, 컷 나뉘어진 웹툰 속 세상을 스크린에 담기 위해1.85:1 촬영 포맷을 선택했다. 미쟝센을 중요시 여기는 2.35:1 촬영 포맷과 달리 1.85:1은 캐릭터의 심리를 보여주는 데 탁월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등 배우들의 열연이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겼다. 여기에 이승빈 조명 감독은 캐릭터의 심리에 따라 조명의 위치를 달리 세팅하여 캐릭터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신경썼다.
사진=영화 '내부자들' 스틸
디자인=박수진 parksj@zeni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