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썰] '냉동 발라더' 그들의 음악은 여전히 뜨겁다

2015-11-12     이소희 기자

[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시간이 흐를수록 빛을 발하는 것들이 있다. 음악 물론 그러한데, 그 중 발라드의 감성은 연륜이 묻어날수록 가치가 더욱 빛난다. 최근 가요계에는 쉴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아이돌 속 빛나는 음악성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발라드 가수들이 있다. ‘발라드’의 원조격인 임창정 왁스 신승훈 김조한이 그 주인공이다.

임창정은 요즘 말로 ‘음원 깡패’라고 할 정도로 음원 차트 장기 집권을 하고 있다. 그가 지난 9월 22일 발매한 신곡 '또 다시 사랑'은 각종 음원 차트의 1위를 휩쓸며 ‘원조 발라더’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그리고 약 두 달 남짓 지난 현재, ‘또 다시 사랑’은 아직까지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랭킹으로 깜짝 놀랄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또한 ‘발라드의 여왕’ 왁스는 지난달 8일, 약 1년 만에 싱글 앨범 ‘내 맘 같지 않아’를 발매했다. 그는 신나면서도 밝은 목소리로 귓가를 사로잡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데, 이는 ‘오빠’ ‘머니’ ‘내게 남은 사랑을 다 줄게’ 등을 통해 잘 드러난다.

그러면서도 쉽게 공감할 수 있고 생활 속에서 묻어나는 감정을 노래한다. ‘화장을 고치고’ ‘황혼의 문턱’ ‘엄마의 일기’ ‘여자는 사랑을 먹고’ 등이 그랬다. 상반된 두 모습의 공통점은 바로 ‘편안함’. 왁스의 곡을 듣고 있으면 언제 곡이건 아는 언니 혹은 누나가 노래해주는 느낌이다.

‘발라드의 황제’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은 신승훈이 아닐까 싶다. 신승훈은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았다. 최근 정규 11집 앨범 ‘아이 엠 앤 아이엠(I am & I am)을 발매했지만, 꼭 데뷔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앨범은 아니다. 9년의 긴 공백기 동안 다른 장르로 일탈도 하며 의미 있는 방황을 한 결과물이다.

신승훈이 요즘 가요계에서 발라드의 위상에 대해 했던 말 중 아직도 뇌리에 박혀 있는 말이 있다. "발라드는 그대로 있는 거다. 다른 장르가 올라와 있을 뿐이다. 올라간 것은 내려오기 마련이기에 우리는 가만히 있으면 된다. 그러면 우리 (발라드 가수들은) 자연스럽게 보이게 된다. 발라드는 계속 해야 할 책무이기 때문에 지켜나갈 것이다”라고.

마지막으로 김조한은 지난 12일 정규 6집 앨범 ‘원스 인 어 라이프타임(Once in a Lifetime)’을 발매했다. 정규앨범으로 무려 8년 만에 돌아온 김조한은 이번 앨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세계적인 세션과 함께한 것은 물론, 녹음 작업을 새로 배우는 노력을 마다하지 않았다.

도전 정신과 아울러 어느덧 데뷔 23년 차인 김조한은 신승훈과 마찬가지로 이번 앨범을 통해 ‘리셋’했음을 밝혔다. 특유의 섬세한 감정이 담긴 자신만의 스타일을 보여주면서도,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것. 김조한의 이런 다짐에서 음악을 향한 순수한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느린 음악보다 빠른 음악, 의미 있는 가사 보다 중독적인 멜로디가 유행을 이루고 있는 요즘이다. 이 와중 기본 데뷔 20년 차인 발라더들이 두 팔 걷고 고퀄리티 앨범을 선사해주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올 가을과 겨울, ‘들을 노래 참 많다’라는 생각이 들어 행복할 따름이다.

 

사진=NH미디어, 운투스엔터테인먼트, 도로시컴퍼니, 소울패밀리 프러덕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