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박시환 "괴물 같은 상황, 한 번 울고 나면 후련하지 않나요?"

2015-12-14     이소희 기자

[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가수 박시환이 더욱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최근 한 음악프로그램 대기실에서 박시환을 만나 그가 펼치고 있는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시환은 지난달 23일 두 번째 미니앨범 ‘괴물’을 발매했다. 앞서 tvN 드라마 ‘송곳’에 출연해 연기에 도전했고, 최근에는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에 캐스팅돼 활약하고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요즘, 박시환은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수로 다시 무대에 선다는 건 기분이 좋은 일이다. 앨범도 좋아하는 곡들로 채워놔서 재미있게 활동하고 있다. 또 드라마가 끝나고 가수로 돌아왔다 보니 배운 점이 있다. 벌써 써먹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감정을 배운 것이냐”고 묻자 그는 “몰입하는 방법을 배웠다. 전체적으로 보는 법이다. 드라마에서 캐릭터나 감정에 몰입하게 될 때 넓게 봐야 하더라. 앞 뒤 상황도 생각 해야 한다”고 답했다. 어떤 것에 몰입할 때 집중력이 달라졌다는 말이다.

새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괴물’은 본디 박시환이 정규 1집 앨범을 준비할 때부터 마시따밴드가 자신들의 곡으로 갖고 있던 노래다. 그러다 결국 박시환에게 왔고, 마시따밴드는 곡 작업에 함께하게 됐다.

‘괴물’은 극한 상황 혹은 힘든 난관에 부딪혀 시련을 이겨 내려고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송곳’에 출연하기 전 받은 노래인데, 묘하게 상황이 맞아떨어진다. ‘괴물’은 힘든 삶을 노래한다. 그래서인지 제목 또한 일그러진 이미지가 그려지며 자극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박시환은 “자극적일 수 있는데,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그렇게 무거운 이야기는 아니다. 어떤 장벽을 뛰어 넘고자 하는 의지와 결심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무겁게 보진 않아도 될 것 같다”고 곡을 설명했다.

이어 “희망까지는 아니고, 공감에서 찾을 수 있는 위로를 하고 싶었다. 이별 노래를 찾아 들으며 공감하고 더 우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것과 같다. ‘삶의 시련’이라는 것에 공감을 하면서 좀 더 슬픔에 빠질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며 “한 번 울고 난 뒤 오는 후련함이랄까? 나도 그런 노래를 들으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런 후련함을 주기 위해 박시환은 애절함에서 더 나아가 ‘처절함’을 택했다. ‘괴물’의 1절과 2절은 강약 조절이 다르다. 1절에서는 차분하고 2절에서는 감정이 폭발하는 구성이다. 점층적으로 쌓이는 감정을 통해 처절함이 좀 더 묻어나게 하고 싶었다는 게 그의 의도다.

이날 박시환은 마음에 드는 가사로 ‘굳은 살로 덮인 피부가 내 삶을 말하고’라는 구절을 꼽았다. 그는 “단순하다. 가수가 되기 전 일하면서 생긴 굳은 살도, 가수가 된 이후 운동하면서 생긴 굳은 살도 생각난다. 그런 의미로 (이 구절을 보면) 삶에 대해 단순하게 생각하게 되더라”며 “가수가 되기 전 살기 위해 노력했던 나와 가수가 된 후 열심히 꿈을 이루려 노력하던 나를 상상하며 불렀다”고 이유를 밝혔다.

어느새 가수 데뷔의 꿈을 이룬 박시환이 다른 영역으로까지 활동을 넓혀가는데는 이유가 있다. 정말 음악만 하고 싶다가, 내년이면 서른 살도 되고 책임감이 더 생겨서 이제 타협해가는 중이다.

이에 박시환은 “가족이나 친구들, 팬들 등 주위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무리하고 있는 것도 있다. 내가 가진 선에서 사람들을 다 도와주려고 했는데 한계가 있었다. 약해지는 걸 느꼈기에 ‘나를 더 단단하게 굳히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활동을 펼치는 것에는 물론 다양한 재능을 펼치고자 하는 마음도 있다. 그리고 박시환은 그 바쁜 삶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올해가 지나간 지도 모르게 지내고 싶다. 아무 생각 없이 달리고 싶다. 그리고 달린 다음 멈춰 서 뒤를 돌아봤을 때, 뿌듯했으면 좋겠다”고 올해를 마무리 하는 소감을 전했다.

“크리스마스에 쉬게 된다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을 전부 모아서 파티를 해보고 싶어요. 그런데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일해요. 그래도 즐거워요. 작년에도 크리스마스에 일을 했던 것 같지만요. (웃음)”

 

사진=토탈셋엔터테인먼트, 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