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N스테이지] '마리 앙투아네트',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함+무대 연출 그리고 윤형렬의 재발견

2015-01-27     김규리 기자

[제니스뉴스=김규리 기자] 화려함의 정점에서 사형이라는 불행함으로 내몰린 여왕 마리 앙투아네트. 롤러코스터 같은 그녀의 삶을 160분 안에 담아 낸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기립박수를 절로 보내게 만들었다.

오스트리아 공주로 태어나 프랑스의 왕비가 되며 화려한 베르사유 궁전 생활을 누리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스러운 삶은 호화로운 의상, 액세서리, 럭셔리함과 아름다움으로 무장되어 탄성을 자아낸다.

특히, 회전하는 무대는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가 지닌 큰 장점이자, 각 장면의 이해와 감정이입을 도와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빠른 시간 안에 완벽하게 변하는 무대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부분까지 꼼꼼히 신경 쓴 정성이 보여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단지 눈만 즐거운 볼거리로 끝났다면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그냥 그런 작품으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역할에 제대로 감정이입 한 배우들의 연기력과 말 할 필요도 없는 가창력은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를 한 층 더 완벽한 작품, 대단한 작품으로 만들어냈다.

또 한 명의 주인공인 마그리드 아그노는 마리 앙투아네트와 대립구도를 이루며 그녀를 비판하지만 결국에는 그녀에게 연민을 느끼며 마리 앙투아네트가 단두대로 향하기 전 고개 숙여 그녀에게 경의를 표한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인 마그리드 아그노는 배우 차지연에 의해서 그녀만의 색으로 다시 탄생했다. 1장의 마지막 넘버인 ‘운명의 수레바퀴’에서 옥주현과 차지연은 미칠 듯이 숨막히는 무대를 보여주며 심장이 터질 듯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사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를 보고 나면 옥주현과 차지연이 먼저 떠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공연이 끝나고 나서도 잊혀지지 않았던 배우는 페르젠 역할을 멋지게 소화해낸 배우 윤형렬이었다. ‘윤형렬’의 재발견’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고음을 뽑아내는 옥주현과 차지연 사이에서 윤형렬은 그 만이 갖고 있는 음색을 당당히 보여주며 두 여주인공들에게 절대 묻히지(?) 않는 저력을 보였다. 동굴 안에서나 느낄 법한 울림으로 매 넘버마다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또한, 상대 배우를 돋보이게 만드는 윤형렬의 연기와 노래는 최고의 하모니를 만들어내었다. 특히, 페르젠과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부른 ‘눈물로도 가질 수 없는 그 꿈’은 한 평생 마리 앙투아네트만을 사랑한 순정파 페르젠의 마음처럼 먹먹하게 만들었다.

스토리 면에서 다소 아쉽지 않았나 하는 평이 있지만 완벽한 무대 세트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무장한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풍성하고 화려하게 빛나는 작품이었다. 잠실샤롯데씨어터에서 내년 2월 1일까지 공연된다.

 

사진=EMK뮤지컬컴퍼니, ‘마리 앙투아네트’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