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신혜성 ② 수줍은 입술 사이로 내뱉은 '팬 사랑', 은혜로워라

2016-01-11     이소희 기자

[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가수 신혜성의 매력은 참 묘하다. 도도하고 시크한 것 같으면서도 간혹 허당스러운 면모를 보인다. 애절한 발라드만 부를 것 같은데 댄스, 모던 록 등 다소 파격적인 장르에 도전한다. 그러면서도 “쑥스럽다”고 말한다.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신혜성은 ‘쑥스러운’ 사람 치고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다양한 모습을 소화하기 때문이다. 12일 자정 발매된 데뷔 10주년 스페셜 앨범 ‘딜라이트(delight)’ 또한 그랬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신혜성을 만났다. 그에게 “왜 쑥스럽냐”고 물을 필요는 없었다. 그냥, 이런 저런 모습 모두가 ‘진짜’ 신혜성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신혜성의 수줍음을 뚫고 간혹 드러나는 뜻밖의 것들, 그것들을 둘러싸고 있는 원천은 알 수 있었다.

신혜성은 “스케줄이 없으면 연습실에 꼭 간다”고 밝혔다. 이민우나 전진처럼 춤을 잘 추지는 못하지만, 하기로 마음 먹었으니 무대는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래도 댄스 가수는 댄스 가수인 법. 신화가 파워풀하고 역동적인 안무를 주로 한다면, 신혜성은 그루브하면서도 아름다운 춤 선을 갖추고 있다.

“‘신혜성이 춤은 잘 못 추지 않나?’라는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준비해도 어설프지 않을까’ 생각한다면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못한다’ ‘잘한다’가 아니라, 잘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무대에 어울린다는 느낌을 주면 좋겠다. 나를 잘 아는 팬들로부터는 ‘신혜성이 우리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서 보여줬구나’ 그런 말을 들으면 좋겠다.”

“혼자 무대를 채운다는 게 부담도 되고 떨린다. 데뷔한 지 18년 됐고, 신화로 강렬한 무대 해왔는데 왜 그러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쉽지 만은 않은 도전이다. 어설프게 하면 안되니까. 음악 방송가면 다 후배일 텐데 선배로서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다.”

원래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어려운 법이다. 쓸데 없는 욕심은 버린 채, 하나의 무대를 만들어내기 위해 집중하고 투자해야 한다. 수많은 무대를 거친 신혜성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스타일을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해낼 수 있었다. 어느덧 솔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신혜성이기 때문이다. 데뷔 5년만 넘어서도 ‘중견 아이돌’ 소리를 듣는 요즘, 10년이라는 세월은 어마어마하다.

“시간이 빨리 간 느낌이다. ‘원스 어게인(Once Again)’ 프로젝트 한 게 작년이라고 생각했는데 재작년이다. 새 앨범은 3년 만? 와… 계속 활동할 수 있다는 게 좋다. 10년 간 해왔는데 또 다른 모습으로 팬들을 놀라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좋다. 앞으로 10년 더 하면 좋겠다. (웃음)”

신혜성이 하고 싶은 음악으로 가수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것, 또 그 음악을 들어주고 응원해주는 팬이 존재하는 것. 이는 신혜성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었다. 그래서인지 신혜성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도 멋쩍어 웃을 만큼 “팬들을 위한 앨범”이라는 말을 많이 반복했다. 이번 앨범만큼은 오로지 팬들을 위한 도전인 셈이다.

“이전 앨범까지는 공연 위주의 활동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팬들에게 기쁨을 주자는 취지에 모든 게 맞춰져 있다. 최대한 얼굴을 보여드리려고 하고 있다. (음악방송뿐만 아니라) ‘신혜성이 저기에 나와서 저걸 하고 있네’ 느낄 수 있을 만한 방송 출연도 재미 요소다.”

오랜만에 저 깊숙이 잠들어 있던 정규 1집 앨범 ‘오월지련’ 이야기를 꺼냈다. 신혜성의 색깔이 가장 잘 묻어나면서도 지금 들어도 손색 없는 세련미로 ‘명반’으로 손꼽히는 앨범이다. 신혜성은 무슨 말로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말투로 “이 앨범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최고의 앨범이고, 앞으로 내 생이 끝날 때까지 소중할 앨범”이라고 말했다.

“첫 쇼케이스 때도 생각난다. 가장 많이 긴장했고 떨었다. 그 긴장감이 ‘딜라이트’에서도 느껴진다. 신화 데뷔 방송 때는 뭣도 모르는 떨림과 막연한 긴장감이었다면, 이제는 무대에 서 봐서 알기 때문에 ‘혼자 잘 할 수 있을까, 좋아해줄까’ 그런 걱정이다. 어색하고 쑥스럽지만 해보려고 노력한다는 게 팬들이 느끼는 기쁨의 주가 됐으면 좋겠다.”

데뷔 10주년 기념 스페셜 앨범 ‘딜라이트’, 설렘을 선사하는 앨범이다. 솔로 초창기의 신혜성보다 오히려 변화를 시도했던 정규 3집의 신혜성이 더 강하게 묻어나기에 색다른 ‘기쁨’을 준다. 수줍은 신혜성이 들려주는 그 떨림의 선율에 또 다른 명반이 탄생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사진=라이브웍스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