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70년대 정우성부터 90년대 박보검까지, 세대별 男 스타들이 입은 15벌의 슈트
[제니스뉴스=여혜란 기자] 영화 '킹스맨'의 콜린 퍼스는 자신의 품위를 옷매무새로 표현했다. 각 잡힌 재단, 맞춘 듯 딱 맞는 재킷과 적당한 길이의 팬츠가 만나 '슈트'를 이루고, 그 한 벌로도 충분한 가치를 가진다.
오늘날의 슈트는 디자인도 패턴도 다양하다. 또한 같은 스타일이라도 누가 입느냐에 따라 고유의 매력이 묻어난다. 70년대생의 중후한 무드부터 90년대생의 트렌디한 멋까지, 남자 스타 15명의 15가지 슈트핏을 모았다.
1970s
중년의 멋은 슈트로부터, 차승원(1970) 정준호(1970)
1차승원의 슈트룩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다. 1988년 열 아홉의 나이에 모델로 데뷔한 차승원은 188cm의 큰 키가 '타고난 신체 조건'이라 할 수 있지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40대 남자의 슈트핏은 그냥 얻어진 게 아닐 것이다. 이날 모터쇼에 나타난 차승원은 짙은 블루 컬러의 스트라이프 슈트를 입었다. 같은 색의 행커치프, 그레이 넥타이는 은색 차와 세련되면서도 고급스럽게 어울렸다.
2정준호는 베스트(vest)와 한 벌인 슈트를 입었다. 단순한 회색 슈트였다면 '옛날 정장' 느낌을 지울 수 없었을 테지만, 은은한 격자무늬 체크로 젊고 감각적인 룩이 완성됐다. 톤 다운된 와인색 넥타이는 적당한 포인트 역할을 했다.
동갑내기 절친의 슈트 대결, 이정재(1973) 정우성(1973)
3이정재의 슈트는 미술적 포인트가 있었다. 그것은 잔잔한 체크무늬도 아니고, 붓으로 찍은 듯한 소매의 단추도 아닌 재킷에 그려진 프린팅이다. 재킷의 깃을 접어 완성되는 이 그림은 이정재 슈트룩의 위트 있는 포인트가 됐다. 4정우성은 자잘한 체크 패턴의 짙은 회색 슈트를 입었고, 새틴 소재의 행커치프를 무심하게 꽂았다. 동갑내기 '절친'인 이 두 배우가 40대의 농익은 슈트 핏을 보여준 날이었다.
심플함 속에서도 멋지다, 소지섭(1977)
최근 드라마에서 신민아와의 달달한 호흡을 보여준 5소지섭은 밝은 그레이 컬러 슈트로 깔끔한 인상을 연출했다. 검은 헤어 컬러와 함께 블랙, 화이트, 그레이로 이루어진 컬러 팔레트는 이날 소지섭의 슈트룩을 모던하면서도 시크하게 만들었다.
1980s
'패턴'으로 말하는 슈트, 박해진(1983) 김영광(1987)
6박해진은 물감을 입힌 듯한 패턴 슈트를 입었다. 짙은 네이비 컬러 바탕에 일정하지 않게 섞인 하얀 무늬가 매력적이다. 서른이 된 7김영광은 과감한 패턴의 슈트를 선택했다. 흔하지 않은 색의 원단에 큼직하게 그려진 패턴이 훤칠한 그의 외모와 잘 어울린다. 그들은 개성 있는 패턴으로 30대의 '완연한 남자'를 표현했다.
내 선택은 스트라이프, 이수혁(1988) 유아인(1986)
8이수혁은 '킹스맨'을 연상시키는 젠틀한 슈트를 입었다. 뚜렷한 이목구비와 슬림하면서도 탄탄한 보디라인은 더블버튼의 네이비 슈트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9유아인의 스트라이프는 명확했다. 뚜렷하게 뻗은 세로 라인과 노타이(No tie)의 심플함에는 자유분방한 유아인의 매력이 묻어났다.
체크는 보일 듯 안 보이게, 최시원(1987) 현빈(1982)
11최시원과 12현빈은 같은 디자인의 슈트를 다르게 입었다. 최시원은 그레이 슈트에 화이트 셔츠와 검정 구두를 매치해 슈트 스타일링의 '정석'을 제시했고, 현빈은 와인색 터틀넥 이너웨어와 브라운 컬러 구두로 따뜻한 컬러 매치를 보여줬다. 같은 디자인의 슈트였지만, 두 사람은 컬러와 아이템을 달리해 각자의 무드를 챙겼다.
1990s
'젊은 피'의 남다른 패턴, 홍종현(1990) 서강준(1993)
12홍종현이 입은 슈트 속 체크는 단색의 원단에 그저 선을 그은 단순한 체크가 아니다. 두 가지 색의 블록으로 이루어진 큼직한 체크는 이 슈트가 빈티지한 매력까지 갖게 했다. 24살 13서강준의 슈트는 20대의 패기가 서려있다. 아주 정직한 밀리터리 패턴이지만, 이너웨어와 흰 스니커즈 덕에 캐주얼한 슈트룩이 될 수 있었다.
튀거나 점잖거나, 고경표(1990) 박보검(1993)
'응팔'의 형제 14고경표와 15박보검의 슈트는 서로 매우 달랐다. 서울패션위크에 등장한 고경표는 슈트 한 벌로 블루카펫과 하나가 됐다. 이탈리안 남성을 연상시키는 그의 슈트핏은 드러난 발목과 포인트로 손에 든 휴대폰 케이스와 함께 스타일리시했다. 연예대상 포토월에 선 박보검은 블랙 셔츠와 타이로 모노톤의 컬러 매치를 보여줬다. 이토록 점잖은 슈트룩은 박보검만의 맑은 미소로 산뜻하게 마무리됐다.
사진=제니스뉴스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