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리뷰] 7년을 기다린 흥과 감동, ‘에프엑스 클럽’에서 폭발하다(에프엑스 콘서트)
[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그룹 에프엑스(f(x))가 ‘도킹 스테이션’의 첫 플러그를 꼽았다.
지난달 31일 오후 4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에프엑스 첫 번째 단독 콘서트 디멘션 포 – 도킹 스테이션(DIMENSION 4 – Docking Station)이 개최됐다. 이번 공연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3일간 개최됐다.
이날 에프엑스는 한 마디로 ‘멋쁨(멋짐+예쁨)’이었다. 에프엑스는 보이그룹만이 뿜어낼 수 있는 카리스마와 걸그룹이기에 지닐 수 있는 사랑스러움을 동시에 자아냈다. 아울러 중간중간 상영된 VCR은 SM만의 세련미와 연출가 심재원의 트렌디하고 매끄러운 디렉팅으로 팬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 에프엑스니까 가능해! 걸그룹과 보이그룹의 하이브리드
이날 에프엑스의 공연은 총 여섯 개의 세션으로 이뤄졌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일렉트릭 쇼크(Electric Shock)’ ‘레드 라이트(Red Right)’ ‘데인저러스(Dangerous)’ ‘드라큘라’로 무대를 꾸몄다.
멤버들의 칼군무와 강렬한 눈빛,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이 만들어내는 환상의 무대였다. 특히 ‘드라큘라’ 무대에서 크리스탈은 남성 댄서의 목을 깨무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평소 도도한 매력이 돋보이는 크리스탈에 딱 어울리는 '비쥬얼 쇼크'였다.
연달아 4곡을 부른 에프엑스는 “여기는 공연 보러 오는 것이 아니다. 같이 뛰고 노는 거다”라며 팬들을 일으켜 세웠다. 두 번째 세션은 ‘학교’ 콘셉트로 진행됐다. 발랄한 빨간색 체크 무늬 교복으로 환복한 에프엑스는 ‘갱스타 보이(Gagsta Boy)’ ‘토이(Toy)’ ‘라차타’ ‘미+유(ME+U)’ ‘피노키오’ 등을 불렀다.
이 세션은 책상과 의자를 소품으로 스토리가 담겼다.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특히 ‘뷰티풀 굿바이(Beautiful Goodbye)’ ‘쏘리(Sorry)’는 세트리스트의 몇 안 되는 발라드 무대로 시선을 끌었다.
세 번째 세션은 에프엑스만의 유니크한 매력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여러 색깔의 패치가 덧대진 의상을 입고 나온 멤버들은 마치 관절인형처럼 안무를 소화하며 ‘인형돌’ 면모를 과시했다.
멤버들은 ‘미행’ ‘빙그르’ ‘밀크(MILK)’ ‘아이스크림’ ‘누 예삐오(NU ABO)’를 불렀다. 스탠딩 마이크, 계단형 리프트 등을 무대 장치를 이용해 보다 많은 팬들과 가까운 호흡을 했다. 특히 스탠딩 좌석에 선물을 던져주며 깜짝 이벤트를 펼쳐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 '에프엑스 클럽'으로 초대합니다
‘여행’을 테마로 꾸며진 네 번째 세션에서는 ‘트레블러(Traveler)’ ‘지그재그’ ‘에어플레인(Airplane)’ ‘제트별’ ‘뷰티풀 스트레인저(Beautiful Stranger)’를 불렀다. 아울러 객석 통로로 이동하고 2층 무대에서 노래를 하는 등 특급 팬 서비스를 펼쳐 현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다섯 번째 세션은 에프엑스의 캐주얼한 매력과 댄스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순서였다. 멤버들은 하얀색 티에 청바지, 재킷 등으로 옷을 갈아입고 ‘무지개’ ‘프리티 걸(Pretty Girl)’ ‘다이아몬드(Diamond)’ 등을 불렀다. 특히 ‘첫 사랑니’는 지난 타이틀곡이었던 만큼 팬들의 환호성도 더욱 뜨거워졌다.
이어 ‘스텝(Step)’과 엠버 솔로 발매 곡 ‘쉐이크 댓 브래스(Shake That Brass)’ 무대에서는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멤버들은 자연스레 팬들의 호응을 유도했고, 마치 공연장이 아닌 클럽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만큼 신나게 점프를 했다.
이 분위기는 신곡들로 구성된 여섯 번째 세션까지 이어졌다. ‘파피(Papi)’ ‘데자부(Deja vu)’ ‘루드 러브(Rude Love)’ 무대로 콘서트장의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트렌디한 에프엑스의 음악과 함께 보라색 야광봉 불빛, 현란한 조명은 한데 어우러져 모두가 뜨거운 땀을 흘리며 뛰놀 수 있게 만들었다.
◆ 왜 이제야 왔니, 7년 치의 특별한 선물
이번 에프엑스의 공연은 모두에게 특별하다. 무려 데뷔 7년 만에 개최하는 첫 번째 콘서트였다. 멤버들도 그랬겠지만 팬들 역시 이날이 오기만을 염원해 왔다. 그래서일까? 공연의 퀄리티는 물론, 모두가 7년간 꽁꽁 묵혀둔 흥이 최고조로 폭발했다. 세트리스트도 무려 35곡으로 '역대급'을 자랑했다.
또 한 가지 특별한 이유, 바로 에프엑스의 팬클럽 이름이 7년 만에 정해졌다. 멤버들은 “특별한 선물이 있다”며 팬클럽 이름이 ‘미유(Me+U)’라고 밝혔다. 그간 에프엑스가 밟아온 길과 성과를 생각하면 ‘왜 이제 생겼나’ 원망도 들지만, 그만큼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날 멤버 루나와 빅토리아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 엠버는 특유의 귀여운 억양으로 공연을 즐기느라 지쳤을 팬들을 걱정하고 배려했다. 크리스탈은 도도한 표정을 내려놓고 한껏 웃으며 팬들을 향한 사랑을 표현했다.
나란히 서 있는 네 멤버들은 영락없는 한 가족 같은 모습이었다. 비록 무대 내내 한 명의 빈 자리를 댄서가 메워 '4인 대형'에 대한 아쉬움도 있긴 했지만, 에프엑스 첫 번째 공연은 뜨거운 흥과 따뜻한 진심 그 자체였다.
한편 에프엑스는 다음달 도쿄를 시작으로 후쿠오카, 오사카, 나고야 등 4개 도시에서 첫 번째 일본 단독 투어로 공연의 열기를 이어간다.
사진=김문희 인턴기자 moonhee@zeni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