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헤비메탈 걸스', 김수로 프로젝트와 여배우들의 이유 있는 도전(종합)
[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연극 '헤비메탈 걸스'가 대학로 연기파 여배우들과 함께 흥행에 도전장을 냈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쁘띠첼 씨어터에서 연극 ‘헤비메탈 걸스’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행사에는 최원종 연출, 김수로 총괄 프로듀서, 강성진 제작 프로듀서를 비롯해 배우 김로사 박지아 한세라 차청화 김아영 김은주 문진아 김여진 이신영 서지예 김동현 박정철 김결 채동현이 참석했다.
연극 ‘헤비메탈 걸스’는 회사에서 정리해고 대상자에 오른 네 명의 30~40대 여직원들이 새로운 사장님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전직 헤비메탈 밴드 출신의 괴팍한 두 남자에게 한달 만에 헤비메탈을 배우면서 일어나는 좌충우돌 일탈을 그린 가슴 찡한 휴먼 코믹 드라마다. 무엇보다도 보기 드물게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김수로 프로듀서는 이날 '헤비메탈 걸스'를 김수로 프로젝트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앵콜 공연이 안 올라가서 물어봤더니 여배우들 위주로 하는 작품은 제작사나 투자자가 안 붙는다고 말씀을 하시더라. 그렇다면 '여배우들을 올려주고 정말 괜찮은 남자 배우들이 그들을 위해서 조연해주면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것에서부터 시작이 됐다. 이렇게 좋은 작품이 한 두번 하고 안 올려지는 것보다는 대학로를 찾아주는 많은 관객들에게 꼭 소개해 드리고 싶었다"며, "콘텐츠 안에 다양한 직업 군상과 이야기들이 볼거리와 종류를 만들어 내면서 찾아오는 분들이 다양한 얘기를 통해 영감을 받아야 하는데 장사가 돼야만 가는 게 마음이 아팠다"고 밝혔다.
또한 김수로 프로듀서는 "주변에서 무모하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그냥 좋은 이야기를 가지고 떳떳하게 대중들을 상대한다면 분명히 노력의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작품이 잘 되서 여배우들이 활동하는 좋은 극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작품이 헤비메탈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보니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이미 목이 상한 배우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렇게 하면서까지 작품에 참여하는 이유에 대해 여배우들은 남다른 애정과 함께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배우 한세라는 "뮤지컬도 했었지만 곱게 (소리) 내는 걸 연습하고 레슨 받다가 거꾸로 쓰는 걸 하다 보니까 너무 힘이 들더라"면서도, "뮤지컬 공연을 포기하고 올 정도로 여배우들이 여기에 대한 애착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한세라는 "여자가 중심이 되는 극이라서 선택했다. 긴 호흡을 갖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캐릭터가 상징적이지 않을까 하는 게 보였었다. 여자들을 대변할 수 있는 기회여서 조금 더 진심을 담아서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그 분들이 공연을 보러 왔을 때 공감할 수 있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다. 여배우들이 더 노력할 거다"라며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배우 박지아는 "여배우들이 이렇게 긴 호흡을 가지고 이끌어갈 수 있는 역할을 만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뮤지컬 두 편씩 하면서도 이렇게까지 목이 상한 적은 없었다. 그러면서도 열심히 하는 오기, 열정은 그저 이 드라마가 갖고 있는 진정성이나 좋은 연기를 하는 배우들만으로도 많은 관객들이 찾을 수 있는 공연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다"라며, "그래서 이렇게 불태워가면서, 목소리를 잃어가면서 하고 있는 것 같다. 여배우들의 열정을 보기 위해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작품을 통해 데뷔 20년 만에 연극에 첫 도전한 배우 박정철, 처음으로 제작 프로듀서를 맡은 배우 강성진 또한 이 작품을 선택한 김수로 프로듀서의 의견에 공감하며, 여배우들을 위해서 의기투합했음을 밝혔다.
공연계가 티켓 파워를 가진 스타 배우들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작품의 진정성과 여배우들의 혼신을 다하는 연기로 도전장을 낸 연극 '헤비메탈 걸스'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연극 '헤비메탈 걸스'는 오는 6월 12일까지 대학로 쁘띠첼 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아시아브릿지컨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