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서툰 사람들’, 서툴기에 더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종합)

2016-03-15     임유리 기자

[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연극 ‘서툰 사람들’은 단순한 코믹극이 아니다. 코믹 속에 녹여낸 로맨스는 물론이고, 은근한 진심이 느껴진다.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트홀에서 연극 ‘서툰 사람들’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행사에는 윤정환 연출을 비롯해 배우 김늘메 이정수 오종혁 박수인 유민정 이주연 구자승 최재섭 김철무가 참석했다. 

우리에게 영화 감독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장진 감독이 만든 연극 ‘서툰 사람들’은 도둑질을 천직으로 삼으면서도 돈보다 집주인을 먼저 생각하는 정 많고 친절한 ‘서툰’ 도둑 장덕배가 훔쳐갈 물건이 없어 오히려 미안해하는 명랑하고 순진한 집주인 유화이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하룻밤 소동을 그린 작품이다. 

3년 만에 돌아온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윤정환 연출은 "(배우) 9명이 공연하면서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습하면서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작가가 대본에 명시해놓은 서툰 모습, 서툴어서 우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따뜻하게 현대사회에 향기를 뿜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떤 모습이 나와도 좋지만 그 모습은 간직했으면 좋겠다는 게 주안점이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개그맨 출신으로 코미디에는 일가견이 있는 배우 이정수,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코미디에 도전하는 오종혁 또한 연출의 의도처럼 웃기려고 하기 보다는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배우 이정수는 "기존에 개그도 했었고 코믹극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기존의 코믹극과 다른 부분들이 있었다. 그냥 코믹극이겠지 싶었는데 생각보다 꽤 진지한 얘기들을 위트로 담아냈더라. 그래서 대본을 넘어서는 웃음은 안 만들려고 많이 노력했다. 그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마음과 말이 보여야지 내가 보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많이 맞췄다”고 말했다.

또한 오종혁은 코미디 장르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내가 형들과 같이 애드리브나 재치를 보이는 것보다 지금 이대로 그냥 가는 게 오히려 더 덕배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러다 보니까 가장 평범해지기도 했는데 그런 면이 내가 연기하고, 내가 이해하고 있는 덕배와는 더 가까운 것 같다. 내가 연기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덕배의 서툼 안에 있는 따뜻함을 느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오종혁은 아날로그적인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예전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2007년 시작한 연극 ‘서툰 사람들’은 서툴러서 더 사랑스럽고 정이 가는 ‘우리’의 이야기다. 작품에 등장하는 ‘서툰’ 사람들의 인생에서 우리와 닮은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의 삶 역시 서툴고,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지고, 그 안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법이니까. 작품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로맨틱 코미디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연극 ‘서툰 사람들’은 지난 11일부터 코엑스 아트홀에서 공연 중이다. 


사진=나인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