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N프리뷰] '워터디바이너' 러셀 크로우의 진면목에 빠져보자
[제니스뉴스=최민지 기자] 28일 개봉된 영화 ‘워터 디바이너’(러셀 크로우 감독)는 러셀 크로우의 감독 데뷔작으로 그는 직접 출연까지 하며 1인 2역을 완전히 해냈다. 최근 한국에 첫 방문을 하며 화제가 됐던 러셀 크로우는 연기만큼이나 탄탄한 연출 내공을 보여주며 호평을 얻고 있다. 전쟁이라는 소재에 따뜻한 배경을 입힌 ‘워터 디바이너’. 이 완벽한 앙상블이 내는 효과는 가히 어마어마하다.
이 작품은 제 1차 세계대전 갈리폴리 전투로 세 명의 아들을 모두 잃은 조슈아 코너(러셀 크로우)가 아내마저 잃고 아들들의 시신을 찾아 떠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디바이너는 3~4년씩 비가 오지 않는 호주의 척박한 환경에서 물을 찾아내는 강인한 생명력과 통찰력을 지닌 사람을 일컫는 말. 아들들을 찾아 나선 아버지의 강인하고 숭고한 부정(父情)과 영화를 관통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비유되며 강한 여운을 남긴다.
참혹하다. 실화라 더욱 그랬다. 세 명의 아들이 전쟁에서 죽고 아내마저 비통함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렸다. 가장 사랑했던 그들의 죽음에 코너는 더욱 절망적이었다. 하지만 코너는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터키로 향했다. 꼭 아들들을 아내의 옆에 묻어주겠다는 약속 말이다. 그렇게 코너는 8만 명의 전사자를 남긴 참혹한 전투에서 아들을 찾으러 온 단 한 명의 아버지가 됐다.
코너는 터키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아이셰(올가 쿠릴렌코)를 만난다. 아이셰는 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아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처음에는 적개심어린 눈으로 코너를 대하지만 이들 사이에는 동질감이라는 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코너 역시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본드걸로 사랑을 받았던 올가 쿠릴렌코는 아주 매혹적인 아이셰로 돌아왔다. 한 번 보면 빠질 수밖에 없는 외모에 깊은 눈망울, 여기에 살랑거리는 춤사위까지. 사람을 단번에 매료시키는 마법을 가졌다.
전쟁이라는 침통한 내용이라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무거울 것 같지만 직접 감상하고 나면 이 편견은 조금씩 사그라진다. 화려하진 않지만 아름답고 서정적인 도시 전체의 분위기가 영화를 더욱 부드럽게 만든다. 사람들이 꿈꾸는 낭만적인 곳, 어떤 기적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느낌에 마음이 포근하다. 반면, 총격전에서는 이와 완전히 대비되는 무서움이 도사린다. 그렇게 완전히 다른 두 가지의 풍경들이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코너와 아이셰의 아들 올한(딜런 게오르기아데스)의 케미스트리도 단단히 한 몫 한다. 코너의 짐을 들고 무작정 뛰어 자신의 집에서 머무르게 한 올한. 아버지가 없이 자란 올한에게 코너는 든든한 버팀목이자 아버지가 된다. 짙은 눈썹에 초롱초롱한 눈망울, 조금은 짙은 피부색을 지닌 딜런 게오르기아데스. 그야 말로 참 잘 생겼다. 러셀 크로우의 중후한 매력도 빼놓으면 섭섭하지. 지난 28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11분.
사진=더블앤조이픽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