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양치기들' 박종환 ② 양치기 아닌 진심으로 다가가는 연기자

2016-06-03     안하나 기자

[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파수꾼’, ‘소셜포비아’,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수작을 발표한 바 있는 한국영화아카데미의 명작의 계보를 이을 것으로 예상되는 작품이 또 하나 등장했다. 바로 ‘양치기들’이다.

‘양치기들’은 거짓말을 파는 역할대행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전직 연극배우 완주가, 살인사건의 가짜 목격자 역을 의뢰받은 후 위험한 거짓의 덫에 걸려들게 되는 서스펜스 드라마다.

이 작품에서 극을 이끌어 나갔던 주인공 완주 역의 배우 박종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촬영 후 2년 만에 개봉을 해서 그런지 얼굴에는 긴장감과 설렘이 공존되어 있었다. “영화 잘 봤다”고 말하자 “감사합니다”라고 담담하게 속마음을 내뱉은 박종환.

이후 박종환은 ‘양치기들’에 출연하게 된 계기부터 관객을 향한 생각까지 솔직하게 털어놨다.

최근 독립영화에서 상업영화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근 1~2년 사이에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중들에게 얼굴을 내비쳐서 그런 것 같다. 본인 생각은?

일부러 독립영화를 찍고 상업영화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공교롭게 그동안 찍었던 상업영화들이 공백이 크지 않게 연달아 전파를 타고 대중들과 만나서 그렇게 느꼈을 거라 생각해요. 잘된 작품이 꼬리에 꼬리를 물은 거죠. 또 비슷한 시기에 연쇄적으로 주변 사람들이 잘 됐어요. 그 분들이 저를 챙겨주셨고, 운 좋게 좋은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어요.

좋은 작품이라는 것이 많은 인기를 얻었던 영화 ‘베테랑’, ‘검사외전’, 드라마 ‘프로듀사’를 일컫는 말인지.

그렇게 볼 수 있죠. 제가 아는 분들이 좋은 작품을 만들어줬고, 저는 그저 연기만 했을 뿐인데 대중들과 조금은 가까워 졌으니 1석2조인 셈이죠. 여러모로 주변사람들에게 감사해요. 특히 감독님들께서 “내가 너랑 작품을 할 수 있어서 좋다. 중요한 역할을 연기해야 하는데 네가 무리 없이 성장해줘서 고맙다”라는 말들을 많이 해주셨어요. 정말 이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았어요. ‘내가 그동안 연기를 제대로 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지금도 그런 생각에는 변함없고요.

감독들의 칭찬, 한결같이 연기를 해왔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본다. 오랜 시간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 없이 꾸준히 연기를 한다는 것이 쉽지 많은 않았을 탠데.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없었나?

전혀요. 극 중 완주와는 전혀 달라요. 완주는 배우를 꿈꾸다 배역을 따내지 못하고 좌절하자 역할대행업을 하게 되잖아요. 저는 오히려 꾸준하게 작품을 하면서 성장했다고 생각했어요. ‘언젠가는 빛을 보겠지’라는 생각 하나만 가지고 무조건 열심히 했던 거 같아요.

그 덕분일까? 요즘은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이 부쩍 증가했다. 더불어 ‘양치기들’을 통해 단독 주인공이라는 경사를 맞기도 했는데.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요?(웃음) 가끔 주변 사람들이 ‘나중에 잘 되면 나 모른 척 하지 마’라고 말하는데 절대 그럴 일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앞으로도 열심히 꾸준히 연기만 할 생각이에요.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박종환이라는 사람이 궁금해진다. 배우가 아닌 실제 박종환의 모습은?

(3초간의 침묵 후) 잘 모르겠어요. 제가 스스로 ‘나 어떤 사람이야’라고 말하기가 조금은 부끄러워서요.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어떤지 말은 해줄 수 있는데, 저 스스로가 어떻다고 말하기가 민망해요.(미소)

대중들은 배우 박종환의 모습을 보고 다양한 매력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 한다. 이는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하는데 있어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다양한 매력을 소유하고 있다고 봐주셔서 감사하네요. 정말 그렇다면 앞으로 그 재능(?)을 잘 살려 연기하는데 써야 할 것 같아요. 물론 연출자들도 잘 만나야 하고, 함께 하는 배우들도 잘 만나야 가능하겠지만요.

최근에 센 캐릭터들을 주로 연기했던 것 같다. 앞으로는 달달한 로맨스 영화에 출연할 계획은 없는지? 로맨스를 향한 애정을 방송을 통해 드러냈는데.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절절한 로맨스도 좋고, 달달한 로맨스도 연기해보고 싶어요. 연기를 하다보면 흐름이라는 것이 있는 거 같아요. 한 동안은 멜로연기만 했었는데 어느 순간 남자냄새 물씬 나는 브로맨스 강한 작품들을 하고 있더라고요. 물론 작품이 다 좋아서 선택을 했지만, 이제는 사랑이 샘솟는 멜로 영화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여자 감독님이 연출하는 멜로에 출연하고 싶어요.

특별히 여자 감독이 연출하는 멜로에 출연하고 싶은 이유가 있나?

여자 감독님은 아무래도 남자 감독님보다 섬세하고 여성적인 면이 많이 묻어나요. 여자이다 보니 아무래도 감정이입을 하는 것도 같고, 바라보는 시점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여자 감독님이 연출하는 작품에 출연해서 여자들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싶어요.(미소)

끝으로 앞으로 계획이 듣고 싶다.

영화 ‘특별시민’ 촬영 중이에요. ‘특별시민’이 출연 분량이 많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촬영이 드문드문 있어 8월까지는 촬영에 매진할 것 같아요. 이후 특별한 계획은 아직까지 없어요. 그동안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영화를 보면서 조금은 쉬려고요. 재충전되면 하반기에 좋은 시나리오가 있으면 독립영화 2작품 정도 찍고 싶어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아! 개봉한 영화 ‘양치기들’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한편 박종환이 출연한 ‘양치기들’은 지난 2일 개봉했다.

 

사진=하윤서 기자 hays@